말조심에 대하여

무릇 지켜야 할 것들 중에서

"주신 자도 여호와시요 취하신 자도 여호와시오니 여호와의 이름이 찬송을 받으실지니이다"(욥 1:21)

지난주 성경통독시간에 <욥기>를 나누면서, 욥기에 "갑자기"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하는 이유는 까닭없는 욥의 고난을 이야기하려함이다, 라고 멤버들에게 말했었는데 지난주 일요일 새벽

그야말로 "갑자기" 자다가 이석증이 찾아왔다.

일년에 서너번은 찾아오는 지병이기에 놀라지 않으려고 했는데도, 막상 오른쪽으로 고개만 돌려도 토가 나오고, 하늘이 빙빙돌면서, 참을 수없는 어지럼증이 찾아오자 또다시 처음 이석증이 발발했을때만큼 두려워졌다. 내가 했던 잘못들을 하나하나 복기하면서, 하나님도 찾고, 옆에서 자는 언니도 찾고, 엄마도 부르면서 새벽내내 앓았다.

세상의 모든 병이 비단 그들의 죄때문은 아닐텐데, 왜 몸이 아프면 제일 먼저 내가 지은 죄를 돌아보게 되는지 모르겠다. 어릴때부터 홍역에 걸려 4주연속 학교를 빠졌을때나, 식중독에 걸렸을때도 늘 그런 생각에 사로잡혀 괴로워했다. 내가 뭘 잘못했길래 나에게 이런 시련과 우환이 찾아온걸까, 하면서. 이생각 저생각을 하다보니 아픈 아이를 둔 부모는 얼마나 큰 죄책감에 시달리게 될까, 새삼 그런 걱정이 들었다. 자식이 아프면, 왠지 다 내 잘못같은 부모의 마음...(부모가 되본적은 없지만, 왜 때문인지 그 마음을 알것만 같다...)

불안장애로 신경안정제를 먹고 있는 언니가, 자기 안정제 한알을 누워있는 내게 먹여주었다. 나는 불안장애도 아닌데....라고 항변했지만 <어지러워서 쓰러지고 더 심해질까봐 두려운 마음때문에 힘든게 조금 안정될거다>라면서 억지로 입에 넣어주었다. 누운채로 물을 마시다 보니 마신만큼을 베개에 흘렸지만 알약 하나는 삼킬수가 있었다.

이 더운날씨에 35분 이상을 달리고, 다이어트 한다고, 저녁도 간단히 먹고 잠들기 직전에 마신 맥주가 문제였을까?

최근엔 이석증이 발발할 정도의 스트레스도 없었는데....

그런데 그때 갑자기 맴도는 성경구절 하나가 떠올랐다.

바로 욥기 1장. 주신 자도 여호와시요 취하신 자도 여호와시오니, 하는 그 부분.

이어서 마음에 걸리는 한가지가 떠올랐다. 때는 지난 주 화요일.

회사분들과 함께하는 성경통독 시간에 욥을 설명하면서 내가 그런 말을 했다.

'나는 욥처럼 내 몸이 아프면 하나님 경외하지 못할것 같다' 라고.

그때 무심코 내뱉은 말이 왜 오늘 이 순간, 갑자기 생각난건지는 모르겠지만

 일요일 새벽부터 하루종일 어지러워 괴로워 앓는내내 내가 찾은 건 하나님이었고, 내가 뱉은 말을 기회가 된다면 꼭 정정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때로는 아픈 시간들도 필요한 것 같다. 이 참에

하나님께 감사하며 욕심내려놓고 매일 주어진 하루를 잘 살아내야겠다는 것과

비교하지말고 가지지 못한 것 탐하지말고 하나님 뜻 구하면서 살아야겠다는 깨달음 같은 것도 얻었으니까.

무엇보다 <뭐가 됐던 쉽게 단정하지 말아야지> <말 함부로 하지 말아야지>라는 다짐을 하게 된 게 가장 큰 소득이라면 소득이었다.

'하나님, 욥처럼 아프던 아프지 않던 항상 하나님 경외하며 살겠습니다.

욥처럼 아프면 하나님 경외하지 못할 것 같다는 말은 취소할께요. 귓속의 평형을 유지하는 돌들이, 제발 제 자리를 이탈하지 않기를, 그곳에 철썩 붙어있기를 기도합니다. 이만하길 천만 다행이에요, 주님'

언니가 준 신경안정제 덕분인지 정말 잠을 잘 잤다. 아마도 15시간 내리. 잠만 잔 것 같다.

일어나보니 다행히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려도 덜 어지러웠다. 넷째언니는 자기 덕분에 내가 나은거라고 하고, 큰언니는 자기가 준 까스활명수 덕이라고 했으며, 둘째언니는 새벽부터 내내 기도해준 자기 덕인거 같다고 했다. 뭐든 어떠랴. 이미 다 나은 것을.

성경 속에서 언급되는 말조심 관련 구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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