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와 맛집으로 채운 달콤한 주말
가끔은 멀리 떠나지 않아도, 낯선 도시에서의 하루가 마음을 환기시켜주곤 합니다.
이번 주말, 오랜만에 짝꿍과 함께 대구로 짧은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계획은 단순했어요. 특별한 관광지 대신, 대구라는 도시가 가진 본연의 매력—맛집과 카페—에 온전히 집중하기. 결론은, 역시 옳았다는 겁니다. 짧았지만 충분히 달콤했던 1박 2일이었으니까요.
숙소는 에어비앤비를 통해 예약했는데, 문을 열자마자 포근한 공기가 반겨주었습니다. 깔끔하게 정리된 공간, 군더더기 없는 편안함은 여행의 리듬을 천천히 풀어주었고, 머무는 내내 “잘 쉬었다”라는 말을 아낌없이 건네고 싶을 만큼 만족스러웠습니다.
낯선 도시에서의 하루를 안전하게 감싸주는 공간이 있다는 건 언제나 든든한 일인것 같아요.
여행의 첫 시작은 데우스커피였습니다.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인 아인슈페너는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정성이 담긴 한 잔의 경험이었어요. 사장님이 매일 직접 친다는 크림은 구름처럼 부드러웠고, 그 아래 진하게 내려진 커피는 깊이를 더했습니다. 첫 모금을 입에 머금는 순간, 달콤한 크림이 입안을 가득 감싸고 뒤이어 퍼지는 진한 향이 마음까지 깨우는 듯했어요. 마치 “이제 여행이 시작되었어” 하고 다정히 알려주는 신호 같았아요 :)
점심은 대구에서 소문난 맛집, 오이쏘이에서 칠리새우라이스를 주문했습니다. 접시에 담긴 새우는 통통했고, 소스는 매콤하면서도 달콤해 한입마다 밥이 절로 따라왔습니다. 그 위로 은근히 배어든 불맛은 계속해서 숟가락을 움직이게 만들었죠. 여행지에서의 한 끼가 이렇게까지 만족스럽다는 건 큰 행운인데, 저는 그 행운을 제대로 잡은 셈이었습니다. 계산대 앞에서 “서울에도 매장 좀 내주시면 안 되나요?”라는 말이 저도 모르게 튀어나왔을 정도였으니까요.
둘째 날 아침은 오마모리 수성점에서 열었습니다. 이곳은 일본 전통 가옥의 정취와 한국 한옥의 고즈넉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독특한 공간이었어요. 나무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마치 시간이 조금 느려지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죠. 그 안에서 만난 메뉴는 말차빙수. 쌉싸래한 진한 말차 위에 팥과 연유가 곁들여져, 달콤하지만 전혀 물리지 않는 맛을 냈습니다. 숟가락으로 한입 떠먹을 때마다 차갑고도 부드러운 기운이 퍼져, 잠시 여름의 무더위마저 잊게 해주었죠. 이곳에서의 아침은 단순한 식사가 아니라, 한 장의 그림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찾은 곳은 구삼커피였습니다. 여행의 끝은 언제나 아쉽기 마련인데, 이곳의 ‘햄찌푸딩’은 그 아쉬움을 귀여움으로 덮어주었습니다. 작은 푸딩이 접시 위에서 통통 뛰듯 흔들릴 때마다 웃음이 절로 나왔어요. 이름처럼 햄스터를 닮은 듯한 모습은 카메라를 들이대게 만들었고, 사진을 찍고 영상을 남기며 한참 동안 즐기다 보니 여행의 마지막이 조금은 덜 서운하게 느껴졌습니다. 푸딩을 숟가락으로 살짝 건드리는 순간까지도, 그 귀여움은 달콤하게 마음을 채워주었어요.
이렇게 대구에서의 1박 2일은 짧지만 깊은 여운을 남겼습니다. 아인슈페너 한 잔이 열어준 시작, 불맛 가득한 칠리새우라이스가 채워준 점심, 감성적인 공간에서 맛본 말차빙수의 여운, 그리고 귀여운 햄찌푸딩이 건네준 마지막 웃음까지. 여행이란 결국 순간순간의 작은 행복을 모으는 일이 아닐까요. 이번 대구에서의 하루는 그 행복이 알차게 채워진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다시 대구를 찾게 된다면, 또 다른 카페와 맛집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쌓고 싶은 마음이 가득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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