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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nny Aug 15. 2015

식어간다는 것에 대하여

여자는 두렵다

남들이 항상 부러워했다


"네 옆에 있는 그 남자는 참 멋진 사람이야"

"네가 그 보다 더 좋은 사람을 만나는 건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해"


보잘 것 없는 인생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대단히 볼 것이 있는 인생도 아니었던 여자에게

그런 말들은 살아온 날들에 어떤 자부심 혹은 대단한 우월감까지 느끼게 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 여자도 알고 느끼고 있었던 남자의 호의는 너무나도 달콤했던 것이었다


끝 없는 행복 같았다


언제부터였을까

그가 준비되지 않은 여자에게 결혼을  이야기하면서부터일까

그와의 잠자리가 불편해지기 시작한 순간이었을까

 

여자는 자신을 행복하게 했던 지인들의 혀에 민감해지고 두려워지고 그리고 부정하고 싶었다

난 행복하지 않아

그는 이전과는 달라


그는 정말이지 변한 것이라곤 눈곱만치 찾아볼 수 없었다

그네들이 보는 것처럼 여자에게 잘 했고 몸과 마음과 물질과 인간이 내 줄 수 있는 모든 것을 여자에게 주었다


그런데 여자는 더 이상 뜨겁지 않나 보다

더 이상 그와의 미래가 그려지지 않고 우울하다

그와의 미래가 암담하고 두렵고 슬프다


그와 술 잔을 기울이는 것보다 홀로 하는 것이 더 기분이 좋고 편하다

그에게 말하지 못한 것을 뒷전이던 친구에게 터놓고 있다


그런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며 이미 끝이 다가옴을 여자는 알고 있지만

그것을 인정하기에 여자는 너무 두렵다


다시 혼자가 되는 것

혼자가 익숙하게 되는 것

누군가를  부러워하게 되는 것


무엇보다 뜨거웠던 그 여자의 마음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식어간다는 것


그토록 여자도 그에게 뜨거웠던 시절이 있었기에

그녀는 순간순간 하루하루  지나갈수록 너무 두렵다


식어간다는 것

하루하루 달라지는 여자의 마음을 스스로 느낄  때마다

몽글몽글했던 마음이 죽어가는 것 같아 매일이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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