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하루

by 젠팍

무덤덤한 하루를 보내는 중 슬프진 않지만 왠지 모를 슬픔이 들이닥친다.

씁쓸하고, 공허한 듯도 하고, 허무한 것 같기도 한 감정.

과거가 그립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그 기억들이 모두 행복한 기억인 것 또한 아닌데, 슬픔도 섞인 추억들임에도 불구하고 이유 모를 그림움이 남아 있다.


지금의 내가 기특하면서도 애처롭기도 한 이 마음이 조금 미어지면서도 이 정도는 슬픔이라고 부르기엔 어쩐지 거뜬히 견딜 수 있는 정도의 쓸쓸함.

아련함과 아쉬움이 뒤섞인 여운, 잊고 지내던 감정들이 문득 되살아난다.


이런 기억과 감정들이 내 마음 어딘가에 자리 잡고 있는데, 어떻게 그저 행복하기만 할 수 있을까.


지금의 일상은 충분히 괜찮지만 그렇다고 마냥 행복하다고 말할 수도 없다.

늘 마음 한편에 왠지 모를 쓸쓸함이 자리 잡고 있는 것 같다. 그게 날 조금 힘들게 한다.

그렇다고 지금의 나를 증명해 주는 소중한 순간들 또한 잊은 것은 아니기에 큰 슬픔이라기 보단 조금 갑갑한 정도.


분명 너무나 괜찮은 일상을 보내고 있음에도 이런 감정이 가시지 않는 걸 보니

완전한 행복이란 어쩌면 과분한 것일지도 모른다.

아마 그래서 갑갑한지도 모르겠다. 가끔은 그저 아무 생각 없이 행복만 누리고 싶다.


자주 답답함에 새로운 곳으로 떠나고 싶다는 생각도 한다. 떠난다고 해서 단번에 이 감정들이 해소되진 않을 거란 걸 알면서도.


지금의 일상을 좀 더 즐기고, 조금 더 행복하길 바란다.

내가 아끼는 주변 사람들도.

덜 생각하고, 조금 더 웃고, 조금 더 자신감 있게. 소탈하지만 단단하게.


나는 내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매일 아침 눈을 뜨는 게 기대되는 그런 아침을 맞이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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