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in Jan 21. 2019

마음의 문을 닫고 사는 사람

그 문을 여는 사람, 모르는 척 열어주는 사람


사랑을 끝내고 나면, 마음의 창문을 꼭꼭 걸어 잠그게 되더라고요. 커텐도 전부 치고요. 그래야 안심이 되서 마음놓고 울 수 있거든요.


그 안에서 오래도록 혼자 지내요. 뭘 해도 결국 울음으로 끝나지만요. 자주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생각했어요.


밖으로 나오기까지는 많은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친구들과 마신 와인, 엄마가 주문한 호박즙, 수많은 책들과 그를 잊기 위해 썼던 글들. 집안 가득 이것들로 가득 넘쳤을 때 겨우 밖으로 나왔어요.


그날 하늘이 어땠냐하면요.

딱 하늘색과 분홍색의 사이의 색이었어요. 그래서 감동을 한 겁니다. 나오길 잘했다 하면서요. 그리고 우연히 그때 창문 밖을 내다보던 그 사람을 본거에요. 예전의 저를 보는 것 같아서 많이 서성거렸어요. 사실은 너무 안아주고 싶었고요.


그래서 문을 두드린 겁니다. 한번 두드려볼까? 가 아니에요. 안아주고 싶은 마음이 진심이에요. 당신이 나처럼 울다 지쳐서 잠근 문을 또 확인하는 일은 없었으면 해서요. 나는 그래도 괜찮지만 당신은 왠지 그러면 안될 것 같아서요. 아, 당신을 걱정하게 되었네요. 이런 걱정은 사랑이 되곤 한답니다.


모르는 척하고 문을 열어주면 안될까요.

사실은 그 안에서 더욱 간절하게 누군가를 기다리기도 한다는거 나는 알거든요. 커텐도 조금의 틈은 남겨둔다는 것도요. 우리 어딘가에서 한번씩 사랑을 해봤으니, 더 마음써서 할 수 있지 않을까요. 혹시나 그게 아니라도 사랑이지 않을까요.




매거진의 이전글 향기나는 사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