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그렇듯 새로운 곳에서의 시작은 두근거리기도 하지만 동시에 긴장되고 떨리는 일일 것이다. ProtoPie에서의 첫날도 마찬가지였다.
두근거림과 긴장감의 포화상태에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는 첫날의 나에게 ProtoPie에서의 온보딩은 회사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성장하고 있는 팀의 디자이너 분들이나, 나와 함께할 팀원을 찾고 있는 분들, 특히 최근에 코로나로 인해 재택이 주가 되어 온보딩에 관해 고민하는 분들이 보면 좋을 것 같아 온보딩 과정이 생생할 때 이 글을 적어보려고 한다.
ProtoPie는 본인의 환경에 따라 근무지를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 (이것에 대해 다들 의아하고 놀란 눈치로 나를 바라보는데 코로나가 오기 이전부터 이 규칙을 도입한 회사다. 나에게도 이건 굉장한 문화 충격이었다.) 요즘 코로나 사태로 인해 사무실로 출근하는 팀원들이 적어서 모두와 직접 인사할 수 없는 점이 아쉬웠다. 그렇지만 함께 일하게 될 클라우드 팀 대부분이 직접 환영해주기 위해 사무실로 출근해서 아쉬운 점이 채워졌다.
티타임을 가지면서 팀 리드, 제이스가 본격적으로 우리 팀이 어떤 목표를 이루기 위해 어떻게 협업하는지 설명해줬다. 내가 속한 팀인 Cloud Team은 ProtoPie에서 만든 프로토타이핑을 팀원이나 외부에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을 디자인하고 제공한다.
현재는 론칭됐지만, 그때 당시에 계속 디자인하고 개발 중이었던 Interaction Recipe와 Component를 모아 보는 페이지까지 진행 중이라고 제이스가 설명해줬다. 자칫 서류로 전달돼서 놓칠 수도 있는 부분을 함께 일할 팀원들과 차를 마시며 캐주얼하게 얘기하다 보니 모든 포인트에 귀 기울여 듣게 됐다.
이어서 클라우드 팀원이 각자 어떤 역할을 맡고 있고, 어떤 업무를 진행하는지 소개했다. 공동의 목표와 각 팀원의 역할을 듣고 나니, 앞으로 실무에 투입될 때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도움을 요청해야 할지 알게 됐다.
팀원들과의 만남 후, 협업하게 될 디자이너 세라와 디자인 1:1 온보딩을 시작했다.
이미 우리 회사에 3년 가까이 있었던 팀원으로서 세라는 본인이 겪었던 고충과 시행착오들에 대해 생각해보고 함께 일할 디자이너가 오면 어떻게 온보딩을 진행할지 고민했다고 한다. 세라가 작성한 2주 치 온보딩 Task List를 보면서 Cloud 디자인 프로세스와 타 팀과의 협업 방식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입사한 첫 주에 뭘 해야 할지 몰라 덩그러니 앉아서 눈치를 봤었던 경험이 있어 이번 온보딩 기간 동안에도 그러면 어쩌지 라며 걱정했었다. 하지만 세라의 리스트는 내가 혼자 남겨지지 않고 회사에 적응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을 주도적으로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줬다. 그리고 이 체크리스트를 완성시키는 것만 집중하지 않고 세라와 함께 많은 대화를 이어나갔다.
입사자를 하루빨리 실무에 적응시켜서 팀의 부담을 쳐내는 과정은 필요하다. 하지만 여유를 가지고 입사자의 생각을 함께 나누고 들어주는 과정 또한 온보딩 중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과정을 통해 ProtoPie라는 회사와 좀 더 가까워지고 팀원들을 통해 성장할 수 있음을 확신했기 때문이다.
현재 온보딩을 준비하는 독자들에게 좋은 레퍼런스가 될 것 같아 세라와 함께 진행했던 Task List 템플릿을 만들어봤다. 입사자의 역할과 팀의 협업 방식, 그리고 조직의 문화에 맞춰서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도록 구성해봤다.
그렇게 세라와 함께 합을 맞춰가던 중 피하지 못할 순간도 왔다. 세라는 내가 회사에 적응할 수 있도록 디자인 실무나 다른 업무보다는 온보딩에 집중하길 원했다. 하지만 회사는 3주라는 긴 온보딩을 기다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론칭이 한 달도 안 남은 시점에 내가 합류하게 됐고, 일이 휘몰아치는 태풍의 눈 가운데 있는 것처럼 온보딩을 진행했다.
ProtoPie를 많이 써보지 않아 서비스를 이해하기 위해 ProtoPie를 직접 사용해보는 등, 우리 회사에 가까워지는 작업들을 다른 팀원들이 바쁠 때 혼자 진행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입사하고 일주일 후에 제이스가 나에게 슬랙 DM을 보냈다.
"세라가 지금 다른 피처도 디자인하느라 너무 바쁜데 Closed Beta Testing을 제니가 담당해주면 좋겠어요. 괜찮을까요? 제니 영어 잘하니까... 부탁 좀 드릴게요."
Closed Beta Testing이라니. 순간 첫날 세라와 함께 프로토 파이에서 어떤 디자이너가 되고 싶고 올해 어떤 목표를 이루고 싶은지에 대해 나눈 대화가 생각났다.
"사용자 친화적인 디자인을 하기 위해 사용자와 소통을 많이 하고 싶어요. 전 회사에서는 그럴 수 있는 기회가 없었거든요."
이렇게 빨리 좋은 기회가 와서 기대되지만 잘할 자신이 없었지만 이 기회는 회사에 적응하는데, 그리고 프로덕트 디자이너로써 성장하는데 큰 도움이 될 거란 걸 확신했다. 정신을 가다듬고 인수인계를 받은 뒤 Closed Beta Testing을 통해 유저와 직접 소통하면서 그들의 피드백을 관리하고 프로덕트 팀에 전달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음 글에서 좀 더 다루도록 하겠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ProtoPie에서의 온보딩은 그저 환영인사에 그치지 않고 내가 ProtoPie의 준비된 멤버가 될 수 있도록 도와준 과정이었다. 무엇을 할지 몰라 눈치 보고, 물어보고 싶어도 망설이는 온보딩이 아닌 팀원들과 가까워지고 일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영양가 있는 온보딩이 됐다. 또한 입사자로서 ProtoPie의 온보딩은 새로운 팀원으로써 녹아드는 과정이 외롭지 않고 팀원들과 함께 재밌게 진행하는 액티비티처럼 느껴졌다.
입사한 지 한 달이 지나가고 있다. 그동안 우리 팀에도 새로운 팀원과 타 팀에도 새로운 팀원들이 조인했다. 그들을 환영하는 나를 보며 빠른 속도로 회사에 적응했다고 생각했다. 팀원들이 함께하고 여러 고민을 통해 만들어진 온보딩이 뉴비가 새로운 팀에 정착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는 걸 실감했다.
팀이 커지고 새로운 사람이 들어오는 건 회사 입장에서 설레기도 하지만 동시에 우리 회사의 첫인상에 대해 고민하게끔 만든다. 그 마음을 표현하고 "네가 회사를 기다리고 있던 것처럼, 우리도 너를 기다리고 있었어!"라는 진심이 전달되면 입사자도 회사도 행복한 온보딩이 되지 않을까? 팀의 일정이 바빠서 온보딩을 챙기기 쉽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뉴비가 팀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도록 이끌어주는 온보딩은 팀에 강한 시너지를 줄 수 있기 때문에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이 든다.
이 글이 새로운 팀원을 기다리고 있거나 온보딩 과정을 준비하는 디자이너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 누군가가 팀에 합류한다는 건, 그리고 새로운 시작을 기분 좋게 한다는 건 어떤 경험보다도 소중하기 때문이다.
저희 ProtoPie는 함께 성장하면서 안정적으로 팀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
디자인 직군은 현재 채용하고 있지 않지만 개발 및 다른 포지션이 열려 있으니 원티드를 통해 지원해주시고 궁금한 게 있으면 언제든지 jenny@protopie.io 나 제 링크드인으로 연락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