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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니 Apr 02. 2022

툰드라의 삶, 현실과 이상 사이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요?

SBS에서 밀착 취재한 시베리아 북서쪽 야말반도에 사는 지구상의 마지막 순록 유목민, 네네츠인들을 담은 '최후의 툰드라' 후속작인 '가디언즈 오브 툰드라'가 방송되었다.


10년 만에 다시 만난 네네츠 아이들의 성장과 지구온난화로 변화하고 있는 툰드라의 모습을 보여줬다.


1년 내내 얼어있는 땅, 영구동토층으로 뒤덮여있는 극지방의 툰드라가 지구온난화로 점점 고장나고 있는 모습.

평균 기온의 상승으로 영구동토가 녹기 시작해, 땅 아래 갇혀있던 메탄가스가 폭발하면서 크고 작은 싱크홀이 생겨나고 있는 모습.

세계 최대 천연가스 매장지인 툰드라의 자원을 캐내기 위해 야말반도 길 한복판에 파이프라인과 철도, 도로와 같은 시설들이 설치된 모습.


매년 심각해지고 있는 기후변화에 대한 심각성을 보여주기도 했는데 너무 안타까웠다.


'툰드라의 상속자들'

모든사진 출처: SBS


겨울엔 평균기온 영하 50도로 내려갈 만큼 얼어붙은 극지방의 땅에서 만났던 일곱 살 소년 꼴랴.


잠시 툰드라를 떠나 도시의 학교에서 공부하고 있는 툰드라 아이들은 졸업을 앞두고 진로를 고민한다.


도시의 학교에 처음 가서 꼴랴가 우는 동생 그리샤를 달래는게 둘다 어찌나 짠하고 귀엽던지.



네네츠족 꼴랴 가족들의 삶과 일상, 툰드라에 불어닥친 변화에도 밝게 웃는 그들을 보며 감명받았다.



순록을 사냥해 온가족이 모여 그 자리에서 잘라 먹는 모습, 집(춤)을 옮겨다니며 집을 짓고 하루종일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 툰드라에서도 전기가 들어오고, 티비를 보기 시작하며 아이들이 핸드폰, 타블렛으로 게임을 하기도 하고, 기술의 발전을 이용해 일하기도 하는 등 10년 만에 툰드라에서도 삶의 방식이 많이 변한 모습들.


게다가 어떤 환경에서든 너무나도 순수하고 밝은 아이들이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무엇보다 꼴랴는 언제 어디에서든지 항상 밝게 웃으며 누가 시키지 않아도 나서서 일하며 돕고 뭐든 열심히 하는 걸 보고 감명깊었다.


방학때 스노모빌로 운전해서 동생들을 뒤에 태우고 3시간이 넘는 거리를 눈바람을 거세게 맞고 화이트아웃을 거치기도 하며 고향으로 가는 모습을 보고 얼마나 놀랬는지 모른다.


듬직하고 대단하다!!!


무엇보다 오랜시간 학교에 다니며 도시의 삶이나 환경으로 인해 원래의 ‘집’이 낯설고 툰드라의 삶이 비교적 불편할 수도 있는데, 방학마다 와서도 가족들과 밝게 지내고 불평없이 웃으며 원래 먹던대로 원래 하던대로 너무나도 잘 적응해서 지내는 모습이 내겐 감명 깊었다.



툰드라로 돌아오지 않고,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해 도시의 삶을 선택한 아이들도 있다.


도시의 삶을 택한 한 아이는 방학에 고향에 방문해, 일도 하기 싫어하고 원래 먹던 날것의 생선을 먹기 싫다며 도시에서 챙겨온 인스턴트 음식을 먹는 어쩌면 현실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도시의 삶에 익숙해진 아이들, 여러 고민끝에 툰드라로 돌아가지 않고 각자의 꿈을 펼치기로 결정한 아이들.


반면, 도시로 갔다가 툰드라의 삶이 더 좋다며 툰드라로 돌아온 사람들도 있다. 툰드라에서 행복하다고 했다.


정답은 없다.

꼴랴의 부모님 역시 아이들을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해주며 결정을 믿고 지지해 준다했다.


‘편리하고 넓은 세상, 비전 있는 도시’와 ‘변화를 겪고 있는 전통의 툰드라’ 사이.


꼴랴는 툰드라를 지키며 이곳에 남을지, 졸업 후 대학에 가서 소방관이 되고자 하는 꿈을 이루기 위해 비전있는 도시로 갈지 고민한다.


그 모습을 보며 너무나도 다른 삶이지만 공감하고, 어떤 현실이나 책임감 때문이 아닌, 꼴랴가 진정 원하는 곳으로의 선택을 하길 응원했다.


어쩌면 나 역시 내 삶에 선택의 기로에서 내가 진정 원하는 선택을 하고싶은 욕망이, 꼴랴에게 투영된 건 아닐까?


결국 꼴랴는 툰드라의 삶을 택했고, 대학에 가지 않으면 1년간 군대를 다녀와야 해서 군입대를 했다. 꼴랴가 군대를 가는 장면에서 나 역시 눈시울이 붉어졌다.


어디가 되었든 툰드라의 아이들이 각자 본인이 진정으로 원하는 선택을 해서 행복하게 살면 좋겠다.


그리고, 지구온난화로 인한 여러 위기를 우리보다 빠르게 실감하고 있는 툰드라의 모습을 보니, 환경보호를 위해 노력해서 우리 모두를 지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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