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 C.S.Lewis -

by 제니 Apr 27. 2018

학교로 돌아가면 마냥 행복할 줄 알았다

[캐나다 일상] Graduate 프로그램을 마치며..

#1 선택이 어려울 때


캐나다로 다시 떠나기 전, 캐나다에서의 내 삶은 어떨지 어떤 일들이 펼쳐질지 어떤 사람들을 만날지 호기심과 기대감 그리고 불안함을 가지고 한창 출국 준비를 했던 기억이 난다.


일을 그만두고 할일이 없어 매일 집앞 카페에 가서 책도 읽고 유튜브를 보기도 하고 여유를 부렸던 것 같다.


미리 공부해 가야 하는데 공부가 손에 잘 잡히지도 않았고 여러가지 복잡한 감정들 때문에 마냥 떠나기만을 기다렸던 것 같기도 하다.


거의 3년을 고민했고, 어느순간 '그래, 한번 시도해보자. 주변에선 늦은 나이라고 하지만 내가 간절히 원하는 거니까' 라는 맘으로 큰 결정을 했던 것 같다.


다시 캐나다에 돌아오기까지는 정말 많은 고민과 생각이 필요했고 '그래 떠나자', '아냐, 이건아냐' 이 두가지 생각이 계속 왔다 갔다 했었다.


결정에 가장 큰 도움을 준 건 항상 응원을 해주는 엄마의 응원과 믿음, 그리고 내가 잠시 아팠던 때 느꼈던 감정 덕분인 것 같다.


내가 인생에서 가장 하고 싶었던 걸 해보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았고 나를 위한, 내가 정말 원하는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항상 남의 눈치만 보고 사회에서 원하는 사람이 되려고 발버둥 치고 그것에 스트레스를 받으며 바쁘게 살아왔는데 다시 돌아보니 이 삶은 주인은 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사실 그렇다.

내 삶은 내가 사는 것이고 내가 행복하면 되는거니까.



#2 잊을 수 없는 수업 첫 날


수업 첫날, 한국인이 나밖에 없어서 놀랐고 대부분 석사까지 마치고 왔거나 이미 다른 대학원 프로그램을 듣고 온 학생들이 대부분이라 놀랐으며 영어권 나라에서 온 학생들이 대부분이라 또 한번 놀랬던 기억이 난다.


일단 너무 긴장을 하고 부담스러워서 밥도 못먹고 수업 내내 경직돼 있었다.


그래도 친구들이랑 친해지려고 먼저 노력했고 첫 주엔 수업이 끝나면 바로 집으로 가버렸지만, 어느 순간부터 집에 안가고 친구들이 있는 곳으로 가서 말도 걸고 어디 간다고 하면 함께 참여하기 시작했다.


수업시간에 자신감 있는 태도로 당당하게 발표도 하고 토론을 하는 친구들을 보며 주눅이 들기도 했고 배우고 싶기도 했다.

자기소개를 하는 그 순간에도, 첫 과제가 주어졌을 때도, 일년간의 프로젝트를 위한 팀이 처음 형성됐을 때도, 첫 프리젠테이션이 있던 날도 항상 긴장감과 불안함이 내 속에 잠재해 있었다.


나름 영어는 이제 조금 자신있다고 생각했을 때쯤 다시 영어에 대한 자신감은 확 줄어들었고, 수업 내용이 어려운 것보다 생각보다 너무 똑똑하고 잘하는 친구들 사이에서 수많은 과제들을 해내기엔 따라가기 벅차고 힘들단 생각에 하루하루 고민속에 빠져들었다.


학교 근처로 이사온 덕분에 매일 학교에서 친구들과 함께 공부를 하고 과제를 하면서 친구들에게 많이 물어보고 함께 공부하면서 많이 배웠다.


처음엔 학교에서 한국인 친구들끼리 과제를 같이 하거나 함께 있는 모습을 보면 마냥 부럽기만 했는데 지금 지나고보니 어쩌면

이 모든게 내 성장을 위한 원동력이 된 게 아닌가 싶다.

영어라는 언어

영어는 해도해도 끝이 없는 것은 사실이다. 아직도 부족하단 생각이 들지만 최근에 마지막 프리젠테이션을 마치고 친구들이 내게 한마디를 동시에 건냈다.

"제니 진짜 모든게 너무 늘고 있는 것 같아. 특히 영어 진짜 많이 늘은 유일한 국제학생 친구야."
"나도 느꼈는데. 처음 프로그램 시작 했을 때 제니 생각하면 지금 진짜 너무 빠르게 늘었어."
"제니 영어권 나라에서 안왔는데 진짜 프리젠테이션 한거 보고 놀랐고 일년 뒤면 몰라보게 더 성장할 것 같은 친구중 하나인 것 같아."

너무 기쁘고 뿌듯했다.


무엇보다 2학기가 시작하고 너무 어려워진 내용들과 벅찬 공부 내용에 두통도 잦아졌고 정말 패스 못하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으로 매번 고민속에 빠졌었다.

과제와 시험이 굉장히 많은데 다른 컬리지에서 같은 프로그램을 듣고 왔거나 다른 친구들이 다른 컬리지에서 듣고 있는 친구들도 있는데 다들 이 학교가 가장 과제와 시험이 많고 표절검사도 까다롭다고 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보면 덕분에 내게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과제가 많고 시험이 많다는 것 보다는 모르는 내용이 있다는 게 너무 답답하고 가장 좌절속에 빠뜨리는 이유중 하나였다.

모른 다는 것. 정말 모른 다는 것.. 모른다는 그 기분..

못알아 들을 때, 다른 친구들보다 더 노력 해야 한다는 것.

어느 순간 2학기가 끝나갈 때쯤 갑자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1학기땐 모르는 단어를 찾아보는 시간이 많았던 것 같은데 이번 학기엔 모르는 단어를 찾아본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드물었다는 것.

1학기땐 친구들과 대화를 하는 게 막힐 때도 있었고 문화 때문에 긴장될 때도 있었는데 지금은 누구보다 편하고 가장 잘 맞고 대화도 가장 잘 되는 가까운 친구들이 됐다.

두번 째로 학사와 다른 새로운 전공

1학기땐 모든 게 새로워서 적응하는 데 어려웠다면 2학기땐 좀 더 어려워진 새로운 과목들 덕분에 어려움을 겪었다.

시험이 많았고 한국시스템과 다르게 모든 전공 과목이(7과목) 중간고사, 기말고사(몇 과목은 프로젝트와 프리젠테이션으로 대체) 매주 퀴즈, 과제가 있어 매일 긴장을 놓칠 수가 없다.

어떻게 보면 그 덕분에 꾸준히 공부하고 벼락치기 같은 건 겪지 않게 도움이 됐던 것 같다.

신문방송을 공부했고 기자와 영어강사로 일한 경력 밖에 없었던 내가 국제경영을 공부하고 Banking and Finance와 Accounting 과목을 영어로 배우게 될줄 누가 알았겠는가.

처음엔 저 교수님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건지 답답하기만 했지만 열심히 반복해서 공부를 하며 모르는 건 친구들한테 물어보면서 함께 풀어나가고 했더니 점차 이해도 되고 시험도 자신있게 볼 수 있었다.

물론 새로운 컨셉을 배울 때마다 부담스러웠던 건 사실이지만 안되는 건 없다고 다 노력하면 된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다.

모든 게 새로웠지만 이번에도 역시 친구들의 도움이 컸던 것 같다.

학교에서 친구가 없었다면 정말 지금까지 버티기 힘들었을 지도 모른다.

그룹 과제도 많고 개인과제 일지라도 함께 풀어나가는 게 도움이 될때가 정말 많았다.

모르는 게 있으면 두려워말고 물어보는 게 중요하다.

난 이번 프로그램에서 좋은 친구들에게 너무 많은 도움을 받은 것 같아 고맙고 또 고맙다.

팀 프로젝트

모든 과목이 일년 내내 같은 팀으로 과제를 수행해야 했고 무엇보다 가장 큰 수출을 위한 비지니스 플랜을 함께 해야 했기에 팀은 정말 중요했다.

첫 학기에 자기소개서 같이 학사 전공, 목표 등에 대한 내용을 적은 과제를 통해 교수진들이 팀을 형성했다.

팀프로젝트란 건 당연히 불찰이 있기 마련이지만 1년 내내 같은 팀으로 7과목을 함께 해야된다는 건 부담이었던 건 당연하다.

그나마 서로 눈치를 보며 조금 맞춰주려고 한다거나 존중한답시고 조금 덜 솔직한 경우도 있겠지 싶었지만 전혀 반대였다.

모두가 굉장히 직설적이고 솔직했고 팀 리더는 하는 일이 더 많은 반면 좋게 말하면 리더십이 강했고 나쁘게 말하면 가끔 감정 조절을 못해 조금 무례하다 싶을 정도로 지나칠 때도 있었다.

처음엔 팀리더나 팀 멤버들 때문에 상처를 받기도 했지만 어떻게 팀과 잘 조화해서 이 프로젝트를 마무리 할지에 더 초점을 맞췄다.


학교자체에서 표절에 대해 굉장히 엄격해, 과제를 제출 할때마다 표절 검사를 하는 세이프어사인(SafeAssign)이라는 표절 검색 프로그램을 활용해 과제를 검사하기 때문에 아무리 어떤 학술자료를 통해 얻은 내용일지라도 출처는 물론 다시 내 문장으로 다시 써서 완성 해야 하는 건 당연했고, 문법도 틀리지 않고 리서치나 내용이 불충분하면 안됐기에 항상 완벽하게 과제를 해 내는데 노력했다.


게다가 대부분의 과목들이 Peer review를 제출 해야 했고 서로 좋게 좋게 봐주는 게 아닌 모두가 아주 냉정히 판단해 봉투에 넣어 제출하는 팀 멤버들을 평가하는 과정을 담은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

어떤 팀은 한 학생이 참여도 잘 안하고 내용도 불충분하게 대충 해서 제출을 하는 경우가 다반사라 팀 리더가 몇번 경고를 줬고 그런데도 나아지지 않아 교수면담까지 갔으며 결국 첫 학기에 두 과목에 Fail하는 일까지 생겼다.

그 친구는 두 과목에 해당하는 학비를 다시 내고 수업을 다시 들어야했고 결국 시간, 돈 모두 낭비를 하게 된거다.


첫 학기엔 거의 모든 과목을 파트별로 나눠 수행했고 두번 째 학기가 끝나갈 때쯤에는 서로 자신있는 과목으로 나눠 초점을 맞춰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팀 프로젝트를 하면서 기분 상하는 일도 많았고 나 뿐만 아니라 모든 팀이 많은 일들을 겪으며 힘든 과정을 겪는 모습을 많이 봤다.

특히 최종 프리젠테이션이 다가올 때쯤 모두가 바빠졌고 조금만 참여를 안하거나 불화가 있으면 교수님에게 찾아가 이야기를 하는 경우도 많이 봤다.


과목마다 정기적으로 시험, 과제, 프리젠테이션, 프로젝트가 있었지만 가장 큰 팀 프로젝트는 캐나다에 있는 한 회사와 제품을 선정해 어떤 나라에 수출을 할지 정해 그에 대한 모든 리서치를 통해 논문까지 작성하고 교수님들 앞에서 프리젠테이션을 하는 프로젝트였다.

우리 팀은 캐나다에 있는 한 회사의 바베큐 그릴제품을 중동 쿠웨이트란 나라에 수출을 하는 걸로 진행 해 왔다.

처음엔 오만, 카타르, 쿠웨이트 이 세 나라를 조사했고 최종 프로젝트에는 쿠웨이트에 수출 하는 걸로 결론을 내 모든 플랜을 쿠웨이트로 초점을 맞춰 진행했다.

그러던 와중에 팀 리더가 우리가 진행하는 회사에 직접 연락을 해 자료를 얻는 과정에서 우리가 하고 있는 비지니스 플랜 자료들을 보냈고 회사에서 감명을 받았다며 회사방문까지 하게 됐다.

회사는 토론토에서 차로 1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Barrie에 위치해 있어 차를 렌트해 방문을 했다.

회사에 방문해 설명을 듣고 질의응답 시간을 갖기도 했다.

그 후로 우리 팀 최종 프리젠테이션에도 참석하게 돼 교수님들이 우리 팀만 할 수 있는 조금 큰 장소를 예약해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하기도 했다.

회사에서 학생들의 프리젠테이션을 보기 위해 방문하게 됐다는 이유로 프로그램 위원장도 우리 프리젠테이션을 보러 왔다 가셨다.

뭔가 신기하기도 했고 이제 정말 이 프로그램의 마지막 프리젠테이션이라는 생각에 기분이 이상했다. 완성된 논문들을 보면 뿌듯하기도 하고 괜시리 아쉽기도 하다.


많은 일들이 있었고 내용이 어려워 답답한 적도 많았고, 할일이 많아 매일 공부와 과제에 치여 살 때면 "끝나기만 해봐라" 라는 생각으로 하루하루 날짜를 세기도 했는데, 막상 끝나니까 정말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나보다.


지나고 나면 모든 게 다 사르르 녹는 것 같은 기분 자주 느껴봤지만 지난 1년은 정말 값지고 가치있는 순간 순간들이었다.


한 가지 확실한 건 정말 내가 이 삶을 살면서 가장 잘 한 선택이었다는 점과, 살면서 가장 많은 걸 배우고 얻었고 나 스스로 뭔가 해냈다는 생각이 들었던 내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된 소중한 시간이었다는 것이다.



영어나 전공에 대한 지식, 전공을 통해 배운 여러가지 스킬들은 물론 이 프로그램을 통해 여태 살면서 보고 듣고 느끼지 못했던 많은 것들을 얻었다.


몇년을 고민하다 선택한 내 결정으로 인한 지난 1년은 정말 몇개월같이 금방 흘러갔고 생각보다 너무 많은 것을 얻었기에 소중하고 값지다.


하루하루가 바빠 청소나 요리를 할 시간도 부족했는데 갑자기 하루만에 할일이 없어지니 텅 빈 기분이 참 이상하다.


이제 학교를 벗어나 다시 내 진로에 대한 준비를 위한 '현실의 길'을 걸어가야 할 때다.


지난 일년간 얻은 값진 시간들 그리고 자신감을 항상 지니고 차근차근 내 미래를 준비해야 겠다.


무엇보다 "안되는 건 없다"는 생각을 잊지 말고 항상 긍정적인 생각으로..!!

내가 들었던 전공과 과목


International Business Management


Semester 1

 Digital Applications for Business
Fundamentals of Project Management
 Business in the Global Economy
Consulting Across Cultures
Trade Research and Market Analysis
 Human Resource Management
Legal Environment of International Business
  

Semester 2

 International Business Management: Career Planning
 Management Accounting
 International Banking and Finance
Global Marketing
Global Supply Chain Management
Corporate and Social Responsibility and Ethics
 International Business Plan

작가의 이전글 엄마가 해주는 따뜻한 밥이 그리울 때

매거진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