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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니 May 30. 2018

바쁠 때가 좋았어

[캐나다 일상] 근황일기

#1

학교 졸업을 하고 성적 확인을 하기 전까지는 푹 쉬면서 지냈다.

2학기 내내 Fail하면 어떡하냐면서 쓸데없이 미리 걱정하며 매일 공부하고 지내던 그 시간들이 벌써 지나 성적을 확인하는 날이 왔다.

열심히 한 덕분인지 나름 좋은 성적을 받고 필요한 졸업증명서, 성적표 등의 서류를 떼고 나니 이제 학생 신분으로서의 삶은 끝이구나! 하는 생각에 만감이 교차했다.


한국에서 계속 갈까 말까 고민하던 그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졸업을 하고 벌써 사회에 던져진 날 보니 앞이 막막했다.


사실 2학기때 바쁜 와중에 가끔 회사 면접을 보러 다니기도 했지만 그땐 학교 졸업이 우선이라 공부에 집중하기도 했고 졸업하자마자 좋은 곳에 취업할 거라는 막연한 자신감도 하늘을 찔렀었다.


내 주변의 대부분의(98%) 친구들은 프로그램을 한번 더 들었거나 이번 프로그램이 끝나면 또 한 프로그램을 들을 예정이었다.

처음으로 2년짜리 프로그램을 듣거나 이렇게 1년짜리 Graduate프로그램의 경우 다른 전공으로 1년+1년 이렇게 2년을 들으면 3년 워킹비자가 나오기 때문에 그렇게 코스를 정하는 경우가 많다.


나 역시 고민을 안한건 아니다.

한국에서 올땐 프로그램 졸업과 동시에 한국에 돌아가야지 하는 계획으로 왔지만 원래 살다보면 환경에 따라 내 마음이 달라지듯이 프로그램 1개를 더 듣고 안전하게 취업을 준비 해야하나 하는 생각을 신중하게 했었다.


많은 고민과 생각 끝에 졸업과 동시에 취업을 준비하기로 결정했고 그렇게 여러 회사에 이력서를 넣으며 면접을 보러 다니고 있다. (관련 내용은 더 자세히 다시 포스팅 할 예정.)


생각보다 만만치 않은 취업준비는 한국이나 여기나 똑같았고 물론 여긴 더 힘들겠지?


어쨌든 매일 수업듣고 공부하고 과제하고 팀원들과 팀프로젝트를 준비하며 지내다보니 청소나 빨래 요리를 할 시간도 없었던 그 바쁜 생활이 하루아침에 끝나다보니 적응이 안됐다.


사실 졸업 전부터 예상을 안한건 아니지만, 막상 이렇게 현실로 마주하다 보니 너무 무료하고 잡생각이 다 들고 이제 내 미래는 어떻게 그려야 할지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무엇보다 대부분의 친구들은 학교에 다니면서 아르바이트를 병행한 터라 학교가 끝나도 그 아르바이트의 시간을 더 늘려 일을 많이 하고 있어서 조금 덜하다고 하지만 나는 일도 안하는 상황이라 더 조급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갑자기 더워진 토론토. 방에 갑자기 없던 벌레가 나오질 않나 하우스 2층이라 그런지 내방은 찜질방 같이 덥고(참다참다 캐내디언 타이어에서 미니선풍기 하나 장만했다.) 괜히 집주인이 잔소리를 하면 평소보다 더  와닿는 것 같고 참 사람이란게 시간이 많아지고 상황이 이렇다보니 마음도 약해지더라니.

학교다닐땐 너무 바빠서 빨리 끝나기만 기다렸는데 지금은 그 바쁘던 학교생활이 그리워진다. 하하. 나란애란.

그래도 어떤 길을 가든 최선을 다해 긍정을 쏟으면 모든게 잘 될거라 믿으며 화이팅 하는 수밖에!


#2.

내 생일.

생일에 외롭지 않으려고 친구들과 만나기로 약속을 했고 그냥 함께 좋은 시간을 보내는게 목적이었는데, 생각도 못한 친구들의 과분한 사랑과 정성에 너무 감동을 받았다.


학교 첫 날, 한국인이 나밖에 없고 심지어 일본인이나 중국인도 없다고 친구들한테 나 이제 어떡하냐고 걱정하던 때가 정말 웃길 정도로 지금 이 친구들과 캐나다에선 거의 가족처럼 친해졌고 가까워졌다.


친구들이 아니었다면 학교에서 졸업을 할 수 있었을까 싶기도 하고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아왔는데 생일에 이렇게 함께 해준것도 너무 고맙고 행복했다.


캐나다에서 이렇게 좋은 친구들을 만났다는 건 정말 복이고 고마운 일이다.


학교에 다닐 때처럼 자주 보지는 못하지만 이 친구들과 꾸준히 좋은 우정 나누고 싶다.


행복했던 내 생일.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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