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일상] 졸업식 그리고 취업.
올 것 같지 않았던 졸업식 날이 다가왔다.
단기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던 기간이라 오전근무만 하고 얼른 졸업식으로 향했다.
친구들, 교수님들과 오랜만에 만나 반갑고 좋았고, 그렇게 매일 과제와 시험에 치여 지쳐있던 우리가 이제는 학생때가 제일 좋았다는 말까지 하고 있었다.
프로그램이 끝난지 두달정도 됐는데 벌써 취업한 친구도 있었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취업 준비를 하는 친구들도 있었고 다른 전공 프로그램을 등록하고 기다리고 있는 친구들도 있었다.
졸업식 사진도 찍고 친구들과 뒷풀이를 하고 그렇게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한국에서 올땐 대학원 프로그램을 듣고 바로 한국에 돌아갈 계획이었다.
이곳에서 일을 해 본다는 건 상상도 해보지 않았고 한국에서 뭘 할지 계획도 있었기 때문에 더 있을 생각을 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사람은 환경에 따라 변한다고, 캐나다가 좋은건 둘째치고 주변에 프로그램을 하나 더 들으려는 친구들도 많았고 취업을 하려고 하는 친구들도 많았고 여러가지 보고 듣고 하다보니 게다가 공부를 하면서 욕심이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취업이 하고 싶어졌다.
캐나다에서 새로 배운 전공을 살려 좋은 회사에 취업이 하고싶어졌고 워킹 비자를 신청 할 수 있기 때문에 이 기회를 그냥 버리기엔 너무 아쉬웠다.
학기 중엔 너무 바빠 취업 준비에 시간을 많이 쏟지 못했지만 틈이 날 때마다 이력서, 자기소개서 등을 계속 작성, 수정했고 면접을 보러 다니기도 했다.
프로그램 막바지엔 졸업 프로젝트와 최종 과제, 시험들에만 초점을 맞추느라 시간이 없었지만 프로그램이 끝나자마자 취업 준비에 돌입했다.
2학기가 되고 너무 바빠져서 아르바이트를 그만둔 터라, 나는 갑자기 아무데도 갈 곳이 없고 할게 없어져서 막막했고 괜시리 우울해졌다. 매일 바쁘게 지내다가 갑자기 할것도, 갈곳도 없어지니 공허하고 답답했다.
친구들은 학기중에도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졸업과 동시에 시간을 더 늘려 아르바이트를 많이 하면서 취업준비를 하느라 바쁘게 지냈지만 나는 갑자기 프로그램이 끝나자마자 아르바이트를 구하자니 애매했다.
여러 회사들로부터 연락이 와 면접은 계속 보러 다녔지만 면접만 보러 다니기엔 너무 시간이 많아졌고 생활비를 벌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 아르바이트를 구할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학생 신분이라면 여름방학에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명분이 될텐데 졸업을 한 신분이라 그런지 금방 그만둘 거를 예상한 몇몇 한인식당이나 카페에선 거절을 당했다.
한국에서 대학교를 다닐 때 카페, 아이스크림, 도넛 등 여러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해본 적은 있지만 꽃집이나 시식 아르바이트는 처음이었다.
비자기간은 한정되어 있고 여러모로 시간은 많아지니 생각도 많아지고 점점 내 미래는 어떻게 해야할까 진지하게 생각하기 시작했고 그만큼 마음이 답답해 지기도 했다.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질 수록 답답하고 우울한 마음은 어쩔 수가 없었다.
학교를 다니면서 바쁘게 지냈던게 그리워졌고 한국에 돌아가야할지 말지까지 고민되기 시작했다.
어떤 결과가 다가오든 내 마음이 가장 중요하단 생각이 들었고 어떤 결과가 됐든 다 좋은 길로 가기위함이라는 생각으로 힘을 내려고 노력했다.
프로그램이 끝나고 두달 반정도 만에 취업이 된 것에 신기하기도 하고 소중하고 감사하다.
1차면접은 토론토에서 했고, 2차면접은 스카이프로 영국본사와 진행했다.
영국에서 캐나다까지 확장한지는 얼마 되지 않아 토론토 오피스에서는 나 혼자 일을 하고 있다.
다행히도 리셉션, 라운지, 카페테리아 등을 공용으로 사용하는 여러 회사들이 모여있는 빌딩에 있는 오피스에서 일을 해서 그렇게 외롭진 않다. 하하..
영국 본사와는 화상통화, 전화, 회사소프트웨어, 이메일, 메신저 등으로 소통하며 일을 하는데 일이 꽤 재밌다.
가끔씩 출근을 해서 커피한잔 할 때면 이 순간이 너무 감사하고 행복하다는 생각이 든다.
노력을 많이 하기도 했지만, 마음을 내려놓고 항상 긍정적인 생각으로 믿고 또 믿었던 덕분이 아닐까 싶다.
힘들게 얻은 만큼 너무나도 값지고 소중하고 감사하다. 그만큼 최선을 다해 열심히 일해야 겠다는 생각과 동시에 항상 나를 믿고 좋은 에너지를 끌어 당겨야 겠다는 생각도 더 크게 가지게 됐다.
작년에 캐나다에 다시 올때 내가 이곳에서 일을 하게될줄 상상이나 했겠는가.
원하면 이루어진다. 항상 나 자신을 믿고 좋은말만 좋은생각만 하려고 노력하다보면 기회는 찾아온다.
취업 준비과정이나 캐나다 직장 생활에 대한 글을 써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