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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니 Sep 13. 2020

팬데믹이 가져온 변화, 재택근무

팬데믹이 우리 일상을 완전히 바꿔놓았고 삶의 방향도 변화시켰다.

팬데믹이 아니었다면 아마 지금쯤 회사에 다니며 여러가지 활동과 함께 운동도 다니고, 무엇보다 이맘때쯤 계획했던 대로 캐나다에 놀러가서 친구들을 만나고 여행도하고 이것저것 해야할 일을 했을 거고 가장 친한 친구들의 결혼식에 참석해 축하도 해줬을 텐데.



캐나다에서의 삶과 한국에서의 삶도 다른데 무엇보다 팬데믹 전과 후의 삶은 캐나다든 한국이든 뭐가됐든 완전히 변화되었고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이다.

여행도 못가고 마스크는 항상 껴야하고 자유롭게 돌아다니지 못하고, 일상이 이렇게 소중하고 그리울 수가..


무엇보다 누구나 그랬듯 Covid19이 이렇게 장기화 될거란 생각은 하지도 못했을 뿐더러 캐나다에서 이미 재택근무를 오랫동안 해봤기에 재택근무에 대한 두려움은 크진 않았다.


사실 한국에 왔을때 캐나다처럼 재택근무란 것 자체가 활성화 되어있지 않다는 걸 알았기에 내가 다시 재택근무를 할 줄은 상상도 못했다.


이제 재택근무를 한지 벌써 7개월정도 되어가는데 회사에서 재택근무를 시작했을 땐 이렇게 장기화 될 줄 모르고 이러저러한 작은 문제들이 생겼을때 별로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


캐나다에서 재택근무를 했을때는 가끔 필요하면 오피스에 들르기도 했지만 지금은 코로나 감염 위험 수위를 줄이기 위해 재택근무를 시작한 직원들은 자유롭게 사무실에 들를 수 없게 되었고 근처 확진자가 나타나면 회사건물이 폐쇄를 하기도 해서 이것도 자유롭지 않은 게 되었다.


게다가 캐나다에서 하던 일과 회사 방침 등 여러가지가 달랐기에 중간에 원하는 시간에 밥을 먹거나 좀 산책을 할 시간이 있었다면, 그래서 더 늦게까지 일을 해서 하는 일만 끝내면 됐었다.


현재 한국에서 하는 일은 하루하루 스케쥴이 정해져있고 그 스케쥴에 따라 (미팅, 전화, 점심시간 등) 노트북에서 항상 체크를 해줘야 하기때문에 업무시간 중간에 갑자기 자리를 비운다거나 점심시간을 임의대로 바꾼다거나 장소를 바꿔 다른 장소에서 일을 한다거나(전화가 계속 오기에 불가능 하며 인터넷이 잠깐이라도 안되면 내 성과에 반영된다.) 하는게 불가능하다.


이번 팬데믹으로 재택근무를 시작한 후로 처음에 작은 시행착오들을 겪었고 장기화되면서 내 업무공간과 환경을 조성해 나가기 시작했다.


어디가 됐든 현재의 상황에서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야 하니 말이다!


1. 인터넷이 말썽이었다. 

집 인터넷을 바꾼지 거의 10년이 되어가는것 같은데 그래서인지 전화가 잘 안들린다거나 (전세계와 컴퓨터로 통화하기에) 업무중간에 자꾸 뭐가 안된다거나 하는 일이 발생했다.


- 회사 IT팀에서 전체적으로 있는 이슈는 해결해주었지만 개인적인 이슈는 Teamviewer(원격조정)로 봐주기엔 한계가 있을때도 있었고 무엇보다 그 시간동안 일을 하지 못하면 내 성과에 반영 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기 시작했다.


- 그 결과 인터넷을 이번 기회에 바꿨고 회사노트북에 메인선을 연결했다. 드디어 인터넷 문제로 속썩을 일은 줄어들었다.


- 캐나다에서 어떻게보면 갑자기 와서 일을 하게된지라 내 방을 정리하고 꾸미기엔(?) 별로 신경을 안썼던게 사실이다.

7개월정도 내 방에서 일하게 된 결과, 이번 계기로 좀 더 쾌적한 업무환경을 위해 대청소를 했다.

버릴건 버리고 책상 앞에 덕지덕지 붙여놨던 너덜거리던 수십장의 사진들을 모두 떼어냈다.


2. 일과 삶의 구분이 확실히 되는게 정말 중요한 것 같다. 

처음으로 가족들과 사는 집에서 재택근무를 시작한 지라 초반엔 방에 있는 나를 부른다거나 하는 일들이 가끔 있었는데 죄송하지만(?) 냉정하게 '근무시간에는 내가 방에 있어도 그냥 회사에 있다고 생각하라고' 부탁드렸다.

실제로 재택근무를 하는 사람들 중 근무시간에 집안일과 육아를 병행해야한다거나 아기들이 자꾸 놀아달라고 하거나 울고불고 하기도 한다고 한다.


3. 무기력해지고 답답했던 건 운동을 하며 극복하려고 노력중이다.

사실 아직도 집에만 있다보니 답답한건 사실이다.


# 이러저러한 시행착오를 겪으며 이제 조금 쾌적해진 재택근무 환경에 적응이 되어간다.


코로나 시대에 이렇게 재택근무를 하게될줄 생각도 못했고 아니, 이렇게 장기화될줄 생각도 못했던 것처럼 이제는 계속 직업의 다양성부터 근무환경까지 모든게 변화할 거라 생각한다.


어쨌든 그래도 재택근무를 해 본 결과 장단점을 생각해 보자면 아래와 같다. (팬데믹 전, 캐나다에서 하던 재택근무는 일, 직무, 회사정책, 혼자 살아서 집안일도 해야했던 것, 눈폭풍이 자주 왔던 날씨 등 여러가지 다른 환경으로 장단점이 다르다. )


장점

[일단 코로나시대에 재택근무는 확실히 안전하다. + ]


1. 시간이 절약된다.

회사에서 멀리 사는 편이기 때문에 준비시간, 출퇴근 시간 생각하면 현재 재택근무를 하면서 거의 하루 4~5시간은 절약하게 되었다.

내가 하는 일은 전세계의 파트너들과 (미국, 영국,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유럽, 아시아, 남아공 등) 소통하며 하기에 스케쥴근무여서 오후에 출근해서 밤 늦게 퇴근할때도 있다.

그래서 밤 늦게 끝나고 집에오면 밤열두시가 넘어 녹초가 되곤 했는데 재택근무가 시작된 후로는 그런 출퇴근시간에 대한 부담이 확연히 줄어들었다.


2. 지옥철을 피할 수 있다.

내가 캐나다에 있다가 한국에 돌아왔을때 가장 적응이 되지 않았던게 특히 출퇴근길 지하철이었다.

회사 근처에 산다거나 자차로 이동하면 어떨지 모르겠지만(자차로 출퇴근 하는 주변사람들은 교통상황에 따른 힘든 점이 있다고 하지만), 정말 출퇴근길 지하철 안은 나를 거의 성격 파탄자로 만들어주는 것 같을 정도로 사람이 많아서 낑겨서 가곤 했고, 내리고 탈때마다 밀기라도 하면, 비라도 오면.. 환승구간에서 다들 뛰어다니느라 여러번 밀침을 당할때면 그냥 정말 너무 미칠 것 같았다.

지금은 그런 출퇴근길에 대한 힘듬(?)이 없다.


3. 교통비가 들지 않는다.

사실 회사에서 커피나 티, 아침 간식, 점심밥까지 지원해줬던것과 에어컨비나 전기세 이런거에 비하면 적을 수 있지만 교통비를 절약할 수 있다.


4. 퇴근 후 시간이 많아진다.

1번과 연결되는 건데 퇴근 후 집에오면 녹초가 되어 다른 운동을 하러 가는게 쉽지 않았는데 재택근무를 한 후로는 오히려 하루종일 집에 있어 답답했던 지라 퇴근후 원하는 운동을 하러 갈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이것도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된 후로 모두 스탑이지만 말이다. 코로나 언제 없어지냐 정말!!! 마스크좀 벗자!! )


5. 몸과 마음이 편하고 자유롭다.

이건 그냥 설명도 필요없다.


단점

1. "재택근무? 완전 부럽다~ 나라면 낮잠 엄청 잘듯! " 이런 말을 듣곤 한다.

재택근무라는건 노는게 아니다.


아메리카노 한잔 하며 카페에서 일하거나 업무 도중에 원할때 낮잠을 자거나 산책할 시간?

"일단 나는 없다.. "


하루종일 전화를 해야되는 일이라 카페나 조금이라도 시끄러운 환경에서 일을 할 수 없고, 인터넷이 조금이라도 끊기면 오는 업무지장은 누구도 책임져 주지 않는다.

매일 해야하는 업무량과 채워야하는 실적, 앞서 말했듯 매일 영역별 평가뿐만 아니라 보통 스케쥴마다 컴퓨터 시스템으로 나오기에 1분이라도 지각하거나 전화를 못받으면 그대로 내 평가에 반영된다.  


신뢰를 기본으로 자율성은 보장하는 편이되 개인의 책임과 의무가 중시되는 성과를 중요시 하기에, 매일 여러가지 항목으로의 평가 등은 누군가 감시하거나 이것저것 하라고 시키고 압박하지 않아도 책임감을 가지고 내 할일을 할 수 밖에 없다.


2. 회사에 출퇴근할 땐 업무와 삶의 분리가 확실하다.

출퇴근을 집에서 할때보단 아무래도 사무실로 갈때가 그렇겠지?

게다가 사무실에서 일할 때보다 환경에 제약이 있긴 하다. (사무실환경, 인터넷, 성능 좋은 컴퓨터와 큰 듀얼 모니터 두대, 잘 터지고 잘 들리는 전화기 등)

인터넷문제가 생기거나 아파트에 다른집 공사로 인한 소음으로(며칠전 아파트 공사로 몇시간동안 일을 하는데 전화로 서로 안들려서 예민할 대로 예민해졌고 고생했다.) 업무방해가 되면 내 실적만 떨어진다.

주말에 일할땐 가족들이 날위해 티비를 크게 틀지 않아야 하거나 집에서 가족들이 모일 때 내 업무시간을 고려해야 할때나 다큰 딸에게 매번 내 시간에 맞춰 점심을 해주는 엄마께 괜시리 죄송스럽기도 하다. ^^;


3. 회사의 뷰, 끝내주는 뷰가 보이는 휴식실이나 수면실, 회사에서 주는 밥, 커피나 티 그리고 과일 이런것들이 그립다.

아이스아메리카노 매니아인지라 출근 하자마자 매번 맛있는 커피를 한잔 뽑아 얼음을 미친듯이 부어서 넣고 활기차게 하루를 시작했는데, 그런 소소한 아침의 일상이 그립다.

오피스 인테리어나 뷰, 복지 등이 정말 좋은 편이라 가끔 일하다가 힘들면 커피한모금 하고 아름다운 서울 뷰를 보며 힐링 하곤 했는데 그런게 그립기도 하다.


4. 무기력해진다.

어떻게 보면 이게 제일 큰 것 같다. 몸이 편해지고 자유로워진 반면 확실히 무기력해지고 답답할 때가 있다.

아침에 힘들고 귀찮아도 출근해서 사무실에서 다같이 일할때면 살아있는 기분도 들었는데 혼자 집에서 일하다 보니 좀 다운되기도 한다.

회사에서 여는 다양한 이벤트들도 모두 중단이고, 혼자 일하다보니 소셜라이프가 그리워진다.

가끔 스트레스 받거나 힘든 일이 생기면 동료들과 같이 수다떨며 풀곤했는데 말이다. (물론 지금도 채팅으로 대화하거나, Zoom meeting을 통해 동료들을 만나지만)


# 팬데믹으로 재택근무가 우리나라에서도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물론 재택근무가 불가능한 직종도 있지만)

서로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직원들을 믿고 좀 더 독립적이고 주체적으로 일 할 수 있는 환경을, 장소 불문하고 원하는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여러가지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재택근무도 또 다른 업무방식으로 잘 자리잡을 수 있지 않을까?


가장 중요한건 하루빨리 이 코로나 팬데믹이 사라져서 모두가 건강하고 활기찬 일상으로 복귀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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