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Sungermone
Interview: Sungermone
패션 디자이너 때려 치고 AI 키링 팝니다
고양이 간식을 항상 손에 쥐고 다니는 마스터 집사 코토네.
옷 안에 사직서를 품고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35세 기자 요시히로.
프렌치프라이 요리를 즐기고, 어딘가 미심쩍은 구석이 있는 56세의 시크릿 셰프 래리.
높은 곳에 올라가는 것을 유난히 좋아하는 도메스틱 숏헤어, 고양이 밀크.
이 모든 건 선점원이 설계한 세상, 소프트 썸네일(SOFT THUMBNAIL) 안에 살고 있는 봉제 인형의 이야기입니다. 인간과 너무나 흡사해 친밀감이 느껴지다 이내 불쾌한 골짜기 현상이 떠오르는 봉제 인형을 만드는 소프트 썸네일의 디렉터 선점원과 만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Q. 안녕하세요. 젠테스토어 독자들에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봉제 인형으로 조형물을 만들고 있는 선점원입니다.
Q. 소프트 썸네일을 포함한 '인형'의 쓸모는 무엇인가요?
많은 카테고리 중에서 인형을 선택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쓸모가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인형을 통해 만들어지는 문화에 속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인형을 선택한 이유는 가장 구체적인 이야기를 담기 좋은 아이템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Q. 소프트 썸네일을 운영한 지 벌써 일 년이 다 되어 간다고 들었습니다. 독특한 생김새를 가진 인형의 탄생 과정이 궁금합니다.
팀원들끼리 이야기를 많이 나눠요. 말장난도 많이 하고 때로는 헛소리를 하기도 하는데…이런 대화를 통해 기획을 점차 구체화합니다. 그 과정에서 하나의 이야기를 생성하고요. 그 세계관에 어울리는 인물의 성격, 외모, 취향 등을 설정하고 인공 지능을 이용해 이미지를 만들어요. 인형 얼굴은 모두 다 AI로 생성한 가상 이미지입니다. 그 이미지를 원단에 프린팅하고 봉제하여 인형으로 탄생시킵니다.
Q. 저도 인형을 만들어보고 싶어지는데요. 어떤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사용하는지 알 수 있을까요?
스테이블 디퓨전, 미드저니, 파이어플라이, 챗GPT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사용하고 있어요.
Q. 영업 비밀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최근에는 어떤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나요?
7월 말 무렵에 런칭할 신제품에 대해 먼저 소개하자면, 동물 시리즈를 확장할 예정이에요. 두 마리는 추가하고 두 마리는 리뉴얼 했습니다. 동물 시리즈에 대한 반응이 굉장히 좋았어요. 인물 시리즈보다는 다섯 배 정도 더 잘 팔리더라고요.
Q. 저도 한 마리 들이고 싶어서 고민 중이에요. 혹시 추가 예정인 동물도 있나요?
다양한 동물들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야기 나왔던 동물 중에는 개미핥기가 있습니다.
Q. 여기서 잠깐, 소프트 썸네일의 브랜드명에 대해서 궁금해졌어요. 소프트 썸네일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나요?
이야기를 임팩트 있게 전달하고 싶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데요.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부드러운’ 인형을 만들겠다고 결심했기 때문에 ‘소프트’라는 단어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썸네일’이라는 단어는 유튜브에서 따온 건데요. 저희가 몇십분 되는 동영상을 클릭하는 가장 큰 이유는 영상의 썸네일 때문이라고 생각했어요. 시선을 확 사로잡기도 하면서, 동영상의 요약본이자 채널의 색을 드러내는 데 중요한 장치처럼 느껴졌어요. 비슷한 맥락으로, 소프트 썸네일의 인형 하나만 보더라도 브랜드의 색과 세계관을 이해할 수 있었으면 좋겠는 바람으로 브랜드 이름을 소프트 썸네일로 짓게 되었습니다.
Q. 소프트 썸네일의 인형은 저마다의 이야기가 있고, 또 그 이야기가 평범하면서도 위트있게 다가와서 시트콤 속 주인공들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세계관을 구축하기 위해서 평소에 다양한 콘텐츠를 즐겨볼 것 같은데, 가장 좋아하는 영화나 책, 드라마를 소개해 주세요.
영화 <트루먼 쇼(The Truman Show)>를 가장 좋아합니다. 배우 짐 캐리(Jim Carrey)를 엄청나게 좋아하거든요.
Q. 소프트 썸네일이 세상에 첫 번째로 내놓은 인형은 무엇이었나요? 대장정의 시작이 궁금합니다.
소프트 썸네일이라는 브랜드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세메터리 파크(Cemetery Park)라는 빈티지 샵과 함께 협업을 진행했었어요. 어떻게 보면 첫 번째 작품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네요. 선점원으로 혼자서 하던 작업을 더 다양한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러다 보니 기존의 작업에서 상업성을 더한 소프트 썸네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Q. 선점원 님의 개인 작업물을 살펴보니 주로 가면과 인형을 활용하시더라고요. 원래 봉제 인형을 좋아하나요? 조금 개인적인 질문일 수 있으나, 애착 인형이 따로 있는지 궁금합니다.
놀랍게도 봉제 인형으로 작업도 하고 판매도 하지만, 봉제 인형은 하나도 없습니다. 그러나 인형을 좋아하는 마음만큼은 확실합니다. 어렸을 때는 인형이 살아있다는 주장도 하고 다닐 정도였으니까요.
Q. 그럼, 휴식을 취할 때는 주로 무엇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나요? 취미가 궁금합니다.
저글링이요. 취미가 딱히 없다 보니, 뭐라도 시작해야겠다 싶어서 유튜브 영상으로 독학하기 시작했습니다. 이틀 정도 연습하니 공 세 개로 저글링 하는 게 되더라고요. 안타까운 소식은 팔이 원래 안 좋았는데, 저글링을 격하게 하다 보니 상태가 더 안 좋아져서 잠깐 쉬고 있다는 것입니다. 실력이 조금 퇴화했네요.
Q. 소프트 썸네일의 인형만큼이나 독특하시네요. 선점원 디렉터 님의 평소 옷 스타일은 어떤가요? 가장 자주 입는 옷을 소개해 주세요.
가장 자주 입는 옷은 제가 4년 전에 직접 만든 옷이에요.
어렸을 때는 패션 디자이너가 되고 싶었어요. 이유는 단순했어요. 쇼 끝에 잠깐 인사하러 나오는 그 모습이 너무 멋있었거든요. 그런 꿈을 품고 패션 디자인과에서 공부했고 직접 옷까지 만들어 입고 있네요. 4년간 입고 있는 옷은 맨투맨에 가까운 형태입니다. 가을 겨울에는 이 옷 안에 반팔 셔츠를 덧대어 입고, 여름에는 이 맨투맨을 벗고 셔츠만 입고 다닙니다. 교복처럼요.
집이 바삭바삭 건조해서 세탁하고 널어놓으면 다음 날 바로 입고 나가도 될 정도로 잘 말라서 문제 없이 이 옷만 입고 다닙니다.
Q. 무소유에 가까운 삶을 살고 있군요. 소프트 썸네일을 통해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인가요?
지금도 소프트 썸네일을 키우는 데 힘을 쓰고 있고 이전에 비해 몸집이 커지기는 했으나, 마음 한편에 불안함은 계속 있는 것 같아요. 저는 이 봉제인형으로 몇 천억씩은 벌어들이고 싶어요. 엄청난 성취감이 들것 같거든요. 어찌 보면 무소유와는 거리가 머네요.
Q. 그렇다면 현실적인 구애 없이 하나의 브랜드와 콜라보할 수 있다면 어떤 브랜드를 선택할 건가요?
COMME des GARÇONS. 컬렉션 전체를 인형으로 만드는 상상을 하곤 합니다.
Q. 패션 학도 시절, COMME des GARÇONS을 좋아했나요?
네. 옷을 모으던 시절이 있었어요. 그러다 2018년쯤 모든 걸 비워냈어요. 특별한 계기는 없었는데 갖고 있던 것들의 대부분을 처분했어요. 최근 아주 오랜만에 쇼핑했는데, 지금 착용하고 있는 COMME des GARÇONS 셔츠를 구매했습니다.
Q. 지금 앉아있는 사무실에도 인형이 빼곡하게 차 있는데요. 길거리에서도 소프트 썸네일의 제품을 착용한 사람을 자주 보나요?
아주 우연히 지하철 환승 구간에서 가방에 달린 것을 본 적 있습니다. 트렌디하고 개성 강한 분이었던 걸로 기억나네요.
Q. 어찌 보면 기괴하고, 어찌 보면 참 사랑스러운 소프트 썸네일의 봉제 인형. 사람들이 소프트 썸네일을 좋아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소프트 썸네일 봉제 인형에서 느껴지는 새로움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최근 I HATE WORK, I HATE LOVE 캠페인 공개 후 티셔츠 라인도 런칭하셨더라고요.
봉제 인형에서 시작해 그 스펙트럼을 서서히 넓혀가고 있습니다. 의류나 가방을 생각하고 있어요.
Q. 소프트 썸네일의 봉제 인형을 보고 타인이 어떤 기분을 느끼길 원하나요?
이상하지만 재미있다고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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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by jentestore 젠테스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