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활한 지평선 위 끝없이 펼쳐진 길을 따라 유목민이 된다.
광활하게 펼쳐진 몽골의 대자연 앞에서 좌충우돌 '시련기'가 속출하여 가끔은 힘들어도,
우리 앞에 마주한 모든 것들이 추억으로 남는다.
우리는 또 다시 달려갔고 다시 또 찾아갈 것이다.
몽골은 국토의 약 90%가 목축지, 산림으로 이루어져 있어 몽골의 수도인 울란바토르만 벗어나도 광활한 드넓은 초원과 사막이 끊임없이 펼쳐진다. 그렇기에 오프로드 여행을 꿈꾼다면 'Must Go' 여행길이다. 때로는 자동차 바퀴에 빵구가 나고, 모래에 파묻혀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이 찾아오지만 저 멀리 또 다른 풍경에 설레어 시동을 건다. 몽골, 그 곳을 달리는것만으로도 낭만이 가득하다.
몽골에서는 아무리 달려도 인적을 찾기가 어렵다. 그래서일까?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잘 보존되어 있다. 심지어 신호등과 표지판은 염소와 양들이 다 씹어먹었을까? 우리의 기사양반 '성호(몽골리언)'는 네비게이션도 없이 이찌 그리도 길을 잘 찾아가는지 신기하다.
모험과 낭만이 존재하는 몽골 오프로드 여행.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 것도 몽골에서의 여행길과 많이 닮아있지는 않을까? 때로는 순탄하다가도 어느 순간 우리도 모르는 순간 훅 굽이치는 거센 파도를 마주하게 되는. 마치 어린 시절 수능만 끝나면 다 끝날 줄 알았는데 또 다시 나를 휘청이게 할 것들이 속출하듯이. 수많은 난관과 선택의 기로에서 작아질 때가 있지만 우리는 또 다시 아무일 없는 듯 앞을 향해 달려나간다.
몽골, 길 위에서 마주한 이들
우리나라에서 차를 몰고 길 위를 달리며 마주하는 것들 대부분은 고층빌딩과 넘쳐나는 사람들일 것이다. 때로는 시골길 푸르른 녹음을 마주할 수 있겠지만 몽골의 상황은 전혀 다르다. 몽골의 수도인 울란바토르만 벗어나면 저 멀리 아무리 눈을 씻고 크게 떠 보아도 건물이나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심지어 도로도 없으니 말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것들을 우리는 마주한다.
첫 번째, '야생마', '낙타', '양', '염소', '가젤', '독수리'와 같은 야생 동물이다. 사람보다 이들의 개체수가 훨씬 더 많은 것 같다. 더불어 그들의 흔적인 '똥'들은 어마하다. 이해는 된다. 우리 역시나 길 위에서 남몰래 차를 세워두고 흔적들을 남겼으니 말이다.
두번째로는 오프로드 여행 초입길에 마주하는 아스팔트 길이다. 흔히 떠오르는 아스팔트 위 주행이 아니다. 신호도 없고 주변 건물도 없다. 처음엔 너무 신기해 일행 모두 내려 사진기 셔터를 눌렀다. 끝이 보이지 않는 길과 하늘 위를 동동 떠다니는 구름과 동물들이 한 폭의 그림 같다. 본능적으로 우리 모두는 아스팔트 길 위에 나란히 누워본다. 점프를 한다. 그리고 그 위에서 음악을 틀어놓고 샤머니즘 의식인걸까? 춤을 춘다. 감히 상상하지 못할 길 위에서의 행위 예술이다. 그러다 한 무리의 양떼들이 아스팔트를 가로질러 간다. 마치 달려드는 호랑이 떼 같다. 몽골 이 곳의 아스팔트 길은 누구를 위한 길인가?
세번째로는 덩그러니 보이는 몽골 유목민의 '게르' 식구들이다. 도로 표지판이 없기에 우리의 운전기사도 가이드도 길을 잃는다. 우리는 알지 못한다. 마냥 수다를 떨며 모래바람을 일으키며 달리다가 기사가 유목민 '게르' 앞 차를 세워두고 알아들을 수 없는 말들을 나눌 때 눈치를 챈다. We Lost. 길을 잃은 건 둘째치고 어떻게 이런 곳에 살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한 가족이 대평원의 중심지에 '게르'를 짓고 살아가고 있다. 아니 잠시 머물러 갈 것이다. 그 곳에 만난 꼬마 아이가 너무나 귀여웠다. 문득 생각이 든다. 이 꼬마의 다음 터전은 어디가 될까. 가축들이 먹을 양식이 없어지면 옮기려나. 너무나 귀여운 꼬마가 아빠의 엄지손가락을 꼭 쥐고 서있다. 그 아이가 때로는 부러우면서도 측은한 마음이 든다.
네번째로는 어벤져스를 만나게 된다. 험준한 길 앞에서 스페어 타이어는 필수다. 늪지대를 지날 때였다. 자동차 바퀴가 빠졌다. 이미 타이어가 빵구가 나서 갈았던 우리는 아무렇지 않게 차에서 내려 두 손을 걷었다. 다 큰 성인 6명이 밀어도 꿈쩍 않는 성호의 사이키 터지는 스타렉스 벤. 밀면 밀수록 바퀴가 왜 더 들어가는지 환장할 노릇이다. 안되겠다 싶어 우리는 돌을 주워 바퀴 주변에 깔았지만 움직이지 않는다. 2시간도 넘는 사투에 옷은 흙으로 물들고 배는 고프고 망연자실한 상태에서 지나가던 차를 만났다. 그들이야 말로 우리의 영웅이다. 몽골의 운전자들은 기본 수리 도구나 긴급장비들을 갖추고 있기에 차를 연결해서 움직여본다. OMG, 또 움직이지 않는다. 3시간 경과 시점에서 또 다른 영웅이 나타난다. JEEP차량! 우리들은 희망을 걸어본다. 차량 두 대가 붙어서야 탈출에 성공한다. 몽골에서는 이렇게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상황들에 곳곳에 숨은 어벤져스들이 나타난다. 4시간의 사투 끝에 우리는 기절직전이 되었다. 그래도 도와준 영웅들을 생각하며 잠깐 누워 흡족한 미소와 함께 노래를 들어본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서로의 또 다른 모습을 만난다. 한 공간에서 꽤 오랜 시간을 함께 부대끼다 보니 우리도 인지하지 못했던 우리의 과거, 현재, 미래를 알 수 있었다. 인터넷이 터지지 않아 꽁꽁 숨겨두었던 휴대폰 개별 '소장용 Play List'를 듣고 또 듣고 들으며 학창시절의 우리 모습을 회상하며 동시대의 희노애락을 이야기했다. 가도가도 끝이나지 않는 길을 헤매며 이야기 꽃은 더욱 더 활짝 피어났다. 현재의 고민거리를 토로하고, 미래의 삶의 모습을 그리기도 하고 평소엔 알 수 없을 속 깊은 이야기들을 나눴다. 그땐 뭐가 그렇게 다 즐거웠는지 모른다. 노래 맞추기 게임도, 끝말잇기 게임도, 스케치북 사생그리기 대회도 다 추억에 남는다. 그리고 잊지 못할 두근거림의 순간은 생리활동 시간이다. 끝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필사적으로 숨으며 볼일을 볼 때. 때로는 여자 셋이서 함께 스타렉스 뒤에서 볼일을 보는 끈끈한 우정을 과시할 수 있었다. 외부 세계로부터 어쩌면 단절된 원초적 생활 속에서 우리는 더욱 더 우리를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었다.
몽골 오프로드 길 위 낭만의 시간이 흘러간다. 유명한 관광지를 돌아다니며 느낄 수 있는 만족감과 사뭇 다른 황홀감이다. 하지만 몽골의 푸른 초원, 사막길을 달리는 모험과 우리만의 공간과 잊지못할 시간들이 더욱 더 특별한 여행을 만들어낸다.
진정한 여행자가 된 듯 하다.
순수함이 가득한 몽골꼬마아이
웃음가득한 모습에 절로 미소가 나는
나도 순수한 어린 시절 그 때로 돌아가고 싶다
다시 찾고 싶은 몽골
오프로드 여행길이 이리도 마음속에 훅 박혀버릴지 몰랐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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