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독립운동의 도화선 '원삼 만세운동'
1919년 3월 21일, 용인만세운동은 원삼면 좌찬고개 시위가 최초다. 용인 만세운동의 발원지가 된 이곳의 함성은 삽시간에 요원의 불길이 되어 용인 전역과 인근 지역을 뜨겁게 달구었다. 이름 없는 농민이 깨어있는 학생, 신념의 종교인들이 맨몸으로 쏘아 올린 도화선은 거대한 파동이 되어 우리 고장의 가장 자랑스러운 역사로 기록되었다.
그로부터 107년, 장구한 세월을 건너온 2026년의 봄. 숭고한 약동의 현장이었던 원삼은 잊히지 않는 그날의 외침을 다시금 품어낼 준비를 마쳤다. 기록 속에 박제되었던 '어제의 역사'를 오늘의 삶 속으로 불러내고, 선열들이 목 놓아 꿈꿨던 '자유'를 현재의 '문화'로 재해석하는 장엄한 자리가 마련된 것이다.
오는 3월 21일 오전 11시, 용인시 원삼면 이음센터에서 '제107주년 원삼 만세함성 기념문화제'가 열린다. 원삼독립운동선양회(회장 원정재)가 주최하고 원삼면기관단체협의회가 후원하는 이번 행사는, 기록 속에 머물던 역사를 오늘의 삶 속으로 불러내는 의미 있는 자리다.
용인 독립운동의 도화선, 원삼의 상징성
원삼은 용인 독립운동사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상징적인 장소다. 이곳의 만세 소리는 용인 지역 항일 투쟁의 신호탄이었으며, 인근 지역의 독립 의지를 일깨우는 결정적인 계기였다. 원삼독립운동선양회(회장 원정재)는 이 위대한 역사의 맥을 잇기 위해 매년 기념식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지역 유림과 주민들은 좌찬고개와 비둘기고개 등 굽이굽이 고갯길에 서린 이름 없는 독립운동가들의 이야기를 발굴하며 '기억의 역사'를 정립해 왔다. 이번 문화제는 그러한 주민들의 노력이 응집된 결과물이다.
이번 행사의 백미는 단연 '만세행진'이다. 참가자들은 107년 전 선열들이 걸었던 그 길을 따라 직접 행진하며 그날의 절박함과 염원을 몸소 체험한다. 이는 단순한 과거의 재현이 아니다. 낡은 사진첩 속의 사건을 현재의 공간으로 끄집어내어 지역 공동체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실천적 참여'이자, 살아있는 역사의 교육 현장이기도 하다.
세대를 잇는 선율, 지역의 자생력으로 피워낸 축제
행사의 품격을 더할 다채로운 예술 공연은 과거와 미래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한다. 용인문화원 대취타와 용신풍물단이 장엄한 시작을 알리며 기개를 돋우고, 원삼시니어합창단과 용인청소년국악단은 세대를 아우르는 화합의 무대를 선보인다. 여기에 비파 연주자 김주영, 소프라노 임미령, 테너 진세헌 등 전문 예술인들의 선율이 더해져 독립의 가치를 서정적이고도 웅장하게 풀어낼 예정이다.
무엇보다 이번 문화제가 특별한 이유는 '홀로서기'에 있다. 외부 기관의 예산 지원에 의존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오직 지역 주민과 단체들의 자생적인 힘만으로 치르는 첫 번째 결실이기 때문이다. 관 주도의 경직된 기념식을 넘어 주민들이 스스로 주인공이 되는 '마을 축제'로서의 면모를 갖춘 셈이다.
원정재 회장은 "외부 지원 없이 지역의 힘만으로 치르는 첫 행사라는 점에서 감회가 남다르다"며, "지역의 애국정신을 널리 알리는 것은 물론, 주민들과 더 가까이 호흡하며 우리 동네의 자부심을 나누는 축제가 되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107년 전의 '내일'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
앙상한 나뭇가지 사이로 봄기운이 번져가는 3월, 원삼면 이음센터를 가득 채울 만세의 울림은 우리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107년 전 그들이 그토록 갈망하고 목숨 바쳐 지키려 했던 '내일'이 이미 우리의 평범한 '오늘'이 되었노라고...
우리가 누리는 평화와 자유는 거저 주어진 것이 아니다. 오는 3월 21일 오전 11시, 원삼의 길 위에서 그들이 던진 질문의 답을 함께 찾아보는 건 어떨까. 107년 전의 선열들과 오늘날의 우리가 같은 길 위에서 조우해야 할 이유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역사는 기억하는 자의 것이고, 그날의 함성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심장 속에서 비로소 완성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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