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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점록 Oct 30. 2023

나이 듦, 가장 나다워지는 것이다.

   나이 듦은 우리 삶에서 불가피하게 찾아온다. 도저히 거스를 수 없는 운명이다. 그저 필연이고 숙명일 따름 이다. 어느덧 퇴직 후 맞이한 60대 초반의 나이가 되었다. 세월의 빠름을 새삼 느낀다. 나이 듦에 관하여 글쓰기는 사실 부담스럽다. 어쩌면 나 자신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관한 글이지만 일천하다보니 머뭇머뭇 망설이고 있다. 우리 모두의 관심사지만 멀찌감치 강 건너 불보듯 하는 모양새다. 앞으로 우리는 어떻게 준비하고 살아야 하는지 사뭇 마음이 쓰인다.


  나이 듦은 결국 우리가 가장 나다운 버전으로 성장하고 발전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청년 시절에는 젊음의 힘과 아름다움으로 가득 차 있다고 느낀다. 나이가 들면서 몸의 변화와 함께 인생의 경험도 늘어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이 듦은 많은 사람에게 불안과 두려움을 주고 있다. 하지만 삶을 더 깊게 이해하고 살아가는데 기회를 얻을 수 있다.


  태어나서 성장하고 희노애락의 경험으로 나이 드는 삶의 여정을 보면  산행과 너무 닮아 있다. 산 정상에 다다르면 내려와야하는 것처럼 인생의 산행도 마찬가지다. 산 정상에 해당하는 장년기가 지나면 내리막 길이 기다리고 있다. 노년기가 되면 청년기 때 오르던 그 길로 조심스레 다시 내려와야 한다. 산 정상에 오르고 나면 안전한 하산이 매우 중요하다. 바로 노년기 삶을 준비해야 하는 이유다.


  나이 듦은 사람이나 생물체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노화하고 성장하는 과정을 가리키는 용어이다. 그런즉 생물학적, 정신적, 사회적 측면에서 다양한 변화를 포함한다. 우선 생물학적으로는 신체 기능의 저하와 함께 오는 부분이리라. 정신적으로는 지혜와 경험의 축적, 그리고 사회적으로는 역할과 책임의 변화 등이다. 나이 듦은 일반적으로 어린 시절부터 시작하여 평생동안 계속 진행된다. 

 

  나이 듦은 인간의 생애 주기 중 하나로, 몸과 정신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화하는 자연적인 과정이다. 노화는 다양한 인자에 영향을 받고, 개인마다 경험하는 방식이 다를 수 있다. 그러면 나이가 들었다는 것을 언제 느끼는 걸까? 노안에서 시작해 피부 주름, 소화 장애, 갱년기 증상 등이 나타나면 ‘노화’를 실감한다. 쌀쌀함까지 느끼는 요즘 날씨에 더 실감하는 노화 현상은 무엇일까? 젊었을 때는 한겨울에도 없었던 피부 기름기 부족 현상이 일찍 나타난다. 피부가 노화 과정을 겪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얼마 전 '찾아가는 인생나눔교실' 학습 소모임 시간이었다. 주제가 있는 글쓰기를 진행하면서 '언제 나이가 들었다고 느끼는지' 생각을 나눈 적이 있다. 

  고개가 끄덕여지는 공감가는 몇 가지를 소개한다.

  "전철을 탈 때 빈자리가 보이면 가방을 먼저 던진다." 

  "어느 날 거울 속 주름진 얼굴과 맞닥뜨렸을 때"  

  "대화 중에 참견하고 싶어질 때." 

  "건강식품을 찾을 때" 

  "손주가 생겼을 때" 등의 다양한 경험담이 줄을 이었다. 

  나이가 들었다고 느끼는 의견은 개인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무엇보다 나이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와 건강한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도 본다. 


  그날 귀가하여 집사람과 대화 중에 언제 나이가 들었다고 느끼는지를 물어보았다.

   "거실 바닥에 앉았다 일어나면서 에구구 소릴 낼 때" 즉 신체적 반응이 오는 것이라 했다. 

   "맞아맞아"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를 쳐주었다. 

  내가 나이가 들었다고 느끼는 것으로는 가끔 주위에 가까운 사람들의 죽음을 대하면서 비로소 새삼 죽음을 실감하기도 한다.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 갑자기 책 제목이 기억나지 않거나, 지인의 이름이 생각나지 않을 때 더욱 그렇다. 


  노년의 주요 특징 중 하나는 근육의 약화, 뼈의 밀도 감소, 시력의 저하 등의 생리적인 변화이다. 이러한 변화는 대개 나이가 들수록 점진적으로 나타난다. 노화는 또한 기억력의 저하, 학습능력의 저하, 인지능력의 감소와 같은 정신적인 변화를 포함할 수도 있다. 비록 예전처럼 빨리 뛰지도 못하고, 기억력도 예전같지 않고, 육신이 더 비루해진다. 그렇지만 열린 생각으로 배우면서 성장하기를 원하는 어른으로 살고 싶다.

      

  먼저, 노화는 우리의 성숙과 지혜를 대변하고 있다. 오랜 세월 동안의 경험들로 우리는 자신에 대한 이해를 깊이하고,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더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지혜는 우리의 인간관계를 더 풍요롭게 만들며, 우리를 더 풍요로운 삶으로 이끌어준다. 또한 노화는 몸의 변화와 함께 가는 것이지만, 이로 인해 얻게 되는 물리적 아름다움도 있다. 미소 주름이나 흰 머리카락은 우리의 삶을 거쳐 얻은 자랑스러운 지혜의 상징이다. 

 

  나이 듦은 먹물처럼 더러워지는 것이 아닌, 한 삶을 지나며 얻어지는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과정이 바로 나이 듦의 아름다움이라 여긴다. 나이를 먹을수록 우리는 더 풍부한 경험과 지식을 쌓아가며, 이로 인해 우리의 내적 아름다움이 깊어지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우리의 과거를 돌아보고 인생의 진정한 의미를 발견하는 시기일 수 있다. 그동안의 실수와 성공을 돌아보며 우리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지혜를 얻을 수 있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2021.12월 공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기대수명 연장 및 출산율 감소 등의 영향으로 2020년 15.7%에서 2025년 20.6%, 2035년 30.1%, 2050년에는 40%를 초과할 전망이라고 한다. 생산가능인구 100명당 부양해야하는 노인인구 추이는 가히 충격적이다. 여기서 생산가능인구는 15세부터 64에 해당하는 인구이다. 10년 전ㆍ후를 살펴보면 더욱 실감이 간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13년에는 16.3명이었다. 올해는 26.1명으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그리고 10년후인 2033년에는 100명당 44명이 된다고 한다. 

 

  2025년이 되면 우리나라는 65세이상 인구 비중이 전체인구 대비 20%가 넘어 초고령사회가 된다고 한다. 즉 국민 5명 중 1명이 고령인구가 되는 것이다. 2018년에 고령사회인 14%였는데, 7년만에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는 것이다. 이제 노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참으로 숙제가 아닐 수 없다. 이미 대가족 제도는 붕괴된 지 오래다. 가족들은 전국에 아니 세계적으로 흩어져 있다. 생활이 어려워 결혼을 기피하고 출산율이 세계 최저로 떨어진 비극적인 상황이다. 의료시스템 개선, 노동시장 대응 등 초고령사회 진입에 따른 국가적 대응이 필요하다.


  좋은 사람들과 맛있는 것을 먹고 재미있는 대화를 나누니 공부하면서도 즐겁고 행복하다. 사실 공부라는 게 비단 책을 읽고 지식을 함양하는 갓만 의미하지는 않을 것이다. 독서도, 젊은 사람들과의 만남도 다 인생의 공부다. 더불어 행복하니 좋다. 남은 인생 이런 삶이라면 나이 듦이 아깝지 않을 것 같다. 심리적으로 오래 산다는 건 나이와 상관없이 이 세상을 있는 그대로 오롯이 경험한다는 의미이다. 


  조금 더 다채롭고, 생생하게, 의미 있게 경험할수록 나이가 들어도 건강하게 순간을 음미하며 오래 살아갈 수 있다는 거다. 오늘 하루도 선물같은 날이다. 작은 일에도 감사하게 되고, 한순간 한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게 된다.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군자에게 세가지 경계해야할 것이 있으니,
젏어서는 혈기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니 여색을 경계해야 하고,
장성해서는 혈기가 한창 강하므로 싸움을 경계해야 하고,
늙어서는 혈기가 이미 쇠하였으므로 이득을 얻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논어, 계씨) 늙어서 경계해야 할 것 중 가장 큰 것으로 욕심을 들었다. 참으로 깊이 새겨 들어야 할 것으로 여긴다. 


  '공부하는 삶은 늙지 않는다.'는 것은 교훈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 문장은 지식과 학습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노화하지 않고 늘 젊음을 유지한다는 아이디어를 나타낸다. 학습과 지적 호기심은 연령에 관계없이 늘 중요하다는 메시지일 것이다. 항상 새로운 것을 배우고 지식을 확장하면 삶이 보다 풍요로워지며, 노화에도 저항할 수 있다고 믿는다.


  나이 듦은 실제로는 우리가 나다워지는 과정이다. 삶의 경험을 통해 더욱 현명해지고, 자기 인식을 키우며, 다른 사람과 더 깊은 연결을 형성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우리에게 자존감을 향상시키고 자기 수용을 배우는 기회이기도 하다. 또한 우리의 몸에도 변화를 가져온다. 그러나 몸의 변화는 우리가 더욱 강하고 건강하게 살기 위한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운동과 건강한 식사 습관을 통해 건강하게 받아들일 수 있고,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


  아름다움은 나이와 상관없이 내면의 자신감과 삶을 즐기는 태도에서 비롯된다. 나이 듦을 받아들이고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우리가 가장 나다워질 수 있는 길이다. 우리 삶에서 가장 나다움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이것은 우리가 자신을 더 잘 이해하고, 더 나은 사람으로 자라는 데 도움을 준다. 우리의 내면과 외면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기회이기도 하다. 따라서 나이 듦을 두려워하지 말고, 오히려 그것을 환영하며 나다움을 추구해보자.


  나는 이제 나이 듦의 인생을 살고 있다. 진정한 내가 누군지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거울에 어떻게 비쳐지는지를 분별할 줄 알아야 한다. 그리하면 주변 사람들의 칭찬이나 비난에 심각한 반응을 보이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싶다. 어쩌면 노년이 가장 위대한 여정인지도 모른다. 지는 해가 가장 찬란하듯 그러나 지는 해이기에 또한 위로가 필요하다. 이것이 우리 인생의 역설이다. 

  나이 듦을 오롯이 준비하는 사람들이 최고의 삶을 맞이하지 않을까? 


  나이 듦, 가장 나다워지는 것이다.


#공감에세이 #경험 #지혜 #인생


이미지 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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