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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저모 Aug 23. 2023

인터뷰 : 트래블러 세모에게 묻다! (2)

[이모저모세모] 2022년 08월호



트래블러 세모에게 묻다!



Q11. 미처 몰랐던 주연님의 생각을 알게 되어 흥미로운데요. 이제 주연님의 여행 스타일에 대해 알아보려고 해요. 여행 전 파트에 대한 질문입니다. 여행지는 어떻게 고르시나요?


저는 기분에 맡겨요. 예를 들면 기분 좋게 걷다가 하늘을 보는데 빌딩 숲이 보여요. 그럼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 떠오르면서 뉴욕에 가서 이 하늘과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보면 멋있겠다는 생각이 들고, 그럼 ‘미국 갈까?’ 이런 식으로 정해요.


아니면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의 영향을 받기도 해요. 인스타그램의 광고성 글이나 해시태그에 나온 게시물, 사람들 사진 등을 확인하면서 영향을 받기도 하고요. 유튜브에서 브이로그를 보다가 제 감성에 맞는 커피숍이나 책방에 나왔을 때 그 여행지에 관심이 생기기도 해요.




Q12. 그럼 어떤 여행지를 선호하시나요?


도심 속 자연을 선호해요. 공원 벤치에 앉아서 노래를 들으며 하늘을 올려다보거나 무성한 나뭇잎을 보며 가지각색의 생각을 하는 걸 굉장히 좋아하거든요. 그리고 도심 속 자연이 주는 뭔가 바쁘지만 바쁘지 않고, 템포를 늦춰서 나에게 사색할 시간을 인위적으로 부여하는 느낌이 좋아서 도심 속 자연을 선호합니다.


여유로운 여행, 사색하는 여행을 좋아하시는군요.




Q13. 주연님의 mbti의 끝자리는 j로, 계획형이시잖아요, 여행 갈 때 어디까지 정하고 사는 타입인지 궁금합니다. 


저는 기본적인 틀을 잡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기본적인 틀이랑 숙소, 교통수단은 잡고 가요. 디즈니랜드 표 같은 건 여행지에서 사는 거랑 한국에서 사는 거랑 가격 차이가 있어서 가겠다고 마음먹은 랜드마크의 표까지는 사갑니다. 딱 기본적인 틀만 세워서 그 틀 안에 자유를 부여하는 타입이에요.


그럼 여행지에 가서 정하시는 건가요?


그렇죠. 가이드북을 가져가서 참고하거나 숙소 주인분께 추천받아서 가요. 골목골목 다니다 보면 생각지도 못했던 가게들을 만나게 되는데, 그럼 제가 새로운 루트를 만들게 되는 거니까 그 나름의 매력이 있어요.




Q14. 여행을 준비하는 자신만의 방법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가득 설레하는 거요. 이런저런 정보를 찾아보긴 하지만 그건 그저 참고용이잖아요. 그래서 저는 여행을 가기 전에 계속 설레하고, 친구한테 ‘여기도 가고 저기도 가자’는 얘기를 하고, 유튜브를 한 번 검색해 보는 게 여행을 준비하는 저만의 방법이에요.



Q15. 여행 갈 때 반드시 챙겨야 할 3가지는?


핸드폰, 에어팟, 카드요.


전 기록을 사진으로 하는 편이라서 핸드폰은 꼭 챙겨야 하고요. 아! 그리고 제가 동떨이(동전 떨어트리는 사람)거든요. 그래서 동전 지갑을 꼭 가져가는 편이에요. 그리고 에어팟은 없으면 안 돼요.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사색하는 걸 굉장히 좋아하는데, 사색하기 위해서는 사색을 주입하는 곡을 들어야 하거든요.



Q16. 이제 여행 중 파트로 넘어가 볼게요. 

주연님은 어떤 여행을 선호하시나요?


기본적으로 단체 관광은 선호하지 않는 것 같고요. 자유 여행인데 마냥 자유가 아니라 기본적인 윤곽은 잡은 상태에서 자유를 부여하는 여행을 선호해요. 안정 속 불안 같은 여행이요. 만약 동행자가 있다면 합의 하에 하루든 이틀이든 격일로든 각자의 온전한 시간을 갖는 걸 좋아하는 것 같아요.



Q17. 여행에서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이 여행에서 제가 가지고 있는 두려움을 깨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예를 들어 영어권 나라에서는 영어에 대한 두려움, 프랑스에서는 프랑스인들이 영어 쓰는 걸 싫어하는 것에 대한 언어의 장벽 같은 거요. 언어뿐만 아니라 스스로 가지고 있던 장벽들을 최대한 깨야겠다고 생각해요. 혼자 다니는 것도 두려움이 계속 들거든요. 근데 혼자 여행을 해내면 거기에 대한 성취감과 스스로 대견해지는 순간이 있잖아요. 그걸 느끼기 위해 스스로 두려움을 없애고자 노력하는 것 같아요.


멋있네요.



Q18. 한곳에 머무는 여행과 자주 이동하는 여행 중 어느 것을 선호하시나요?


한곳에 머무는 여행이요. 짧게 머물고 이동하면 그만큼 아쉬움도 있고 무엇보다 부담감이 있잖아요. ‘짧게 머무는데 다 보고 가야 하는거 아니야?’라는 쫓기는 마음으로 보내고 싶지 않거든요. 그래서 오래 머물면서 천천히, 현지 사람 느낌도 내고 가이드도 되어보는 게 더 좋은 것 같아요.


‘오래’라는 게 사람마다 기준이 다를 수 있잖아요. 주연님의 ‘오래’는 며칠 정도인가요?


2주 정도요. 사실 2주 정도 어딘가에 머물렀던 기억은 없어요. 하지만 아까 말했던 파리든 영국이든 정말 좋았던 이유가 딱 열흘 정도 머물렀고, 막판에 정이 없어질 때쯤 떠났거든요. 그래서 오히려 더 좋게 기억에 남아있는 것 같아요.



Q19. 여행지에서 꼭 하는 것이 있나요?


365일 하는 거지만 사색이요. 타인에 대한 생각보단 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고 굉장히 다양한 생각을 하는데, 그걸 외국이라서 더 한다기보다는 장소만 바뀐 거죠. 오히려 장소가 바뀌어서 좋을 때도 있어요. 한국에선 그 생각이 내 생각이라기보단 남이 생각한 걸 제가 옮겨와서 하는 느낌이 들 때가 있거든요. 부모님의 생각을 마치 내 생각인 것처럼 포장하고 인스타 같은 데서 본 것을 내 생각인 것처럼 만들어버리는데, 외국은 그게 차단되잖아요. 부모님도 안 계시고, 조언이 아닐 수도 있는 어른들의 말도 거의 차단돼서 온전하게 제 생각을 더 힘있게 주장할 수 있어서 다른 것 같아요. 하지만 사색은 매번 한답니다. 오늘 집에 가서 또 할 거예요. (웃음)



Q20. 가장 좋아하는 여행의 순간이 궁금해요. 


여행의 딱 중간이요. 여행 전에는 마냥 설레기도 하지만 걱정도 되잖아요. 또 여행 막바지가 되거나 여행이 끝나면 아쉽기도 하고, 현실로 돌아가기 싫어서 속으로 발버둥 칠 때도 있고요. 반대로 한국에 너무 돌아가고 싶어서 그간 여행하면서 행복했던 마음을 까먹을 때도 있죠. 그래서 여행 중간이 좋은 것 같아요. 너무 설레거나 걱정되지도 않고 딱 중도의 느낌이 들기도 하고, 여행에 이미 반 정도는 익숙해져서 더 이상 여행이 아니라 가끔은 일상 같은 느낌이 들거든요. 동행자들에게 익숙해지는 시점이기도 해서 가장 평화롭고, 공간에 많이 융화된 느낌을 받아서 공간이 저에게 주는 걱정은 덜고 즐길 수 있어서 좋아요.



Q21. 여행 후에 관한 질문입니다. 여행에서 돌아오면 가장 먼저 하는 행동은 무엇인가요?


저는 짐 정리를 빠르게 해요. 아마 각자의 가정환경마다 다를 텐데 저희 집은 무조건 빨리 정리해야 되거든요. 새벽에 할머니 댁을 다녀와도 무조건 짐은 정리하고 씻고 누워야 하는 가정환경에서 자라다 보니까 저도 여행 다녀오면 캐리어의 많은 짐을 보며 한숨을 쉬다가도 빠르게 정리해요. 



Q22. 마지막 질문입니다. 여행을 다녀온 후 많이 추억하는 편인가요? 만약 그렇다면 어떻게 추억하는지 궁금합니다.


매우 많이 추억하는 편이에요. 그리고 빠른 시일 내로 혼자 다음 여행을 계획해요. 예를들면 파리가 너무 좋았으니까 취업하기 전에 한 번 더 가야겠다는 생각해요. 또 아까 말했듯이 사진을 자주 보면서 추억에 잠기곤 하는데, 보통 인물 사진보다는 풍경 사진 위주로 보는 편이에요. 사진은 자체는 정적이지만 찍은 걸 보는 건 동적이고 생동감이 느껴지거든요. 사진을 보면 정적인 순간에 머물러 있는 게 아니라, 그곳에서 노래를 듣고 대화를 나눴던 당시의 순간이 기억나잖아요. 그렇게 접근하다 보니까 정적인 사진 속에 생동감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무슨 말인지 알 것 같아요. 오늘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해당 게시글은 2022년에 쓰인 글로, 

네이버 블로그에 포스팅한 게시글을 브런치에 재업로드 한 것입니다. 


2023년은 홀수 해를 맞이해 홀수달에 발행될 예정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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