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인이! 개멋부리다 얼어 죽음"
겨울이라 해봐야 살짝 콧물 정도다.
이번 겨울은 얼어 죽을 일이 없을 것 같다.
아니, 우리 딸들은 얼어 죽을지도 모른다.
중학생이 되면서 어디서 찾아온 건지 알수 없는 개멋이 딸을 괴롭히는 것 같다.
“야!! 제발 치마좀 내려 입어!!”
“엄마, 다른 애들은 더 짧아요. 진짜.”
겨울 바람이 불면서 아침마다 잔소리는 큰소리로 바뀐다.
치마 길이는 그렇다 치고, 도대체 이 추운 날 맨살이 웬말인가 말이다.
“00아, 검은색 타이즈 싫으면 살색이라도 신고 가라. 제발.”
“진짜! 엄마! 애들이 놀려요.”
실랑이가 아침을 데워서인가,
그녀들의 맨살 투혼이 뜨겁다.
치마 길이는 학년에 따라 다르다.
고딩 무릎 3센치, 중딩 2년 무릎 2센치, 막내 갓중딩 이것은 그래도 2센치 이상은 나와야 하는데 막내 주제에 언니들보다 치마 길이가 더 짧다.
와~~ 정말 ‘라떼는 말이야’가 입 주변을 서성인다.
어제 기온이 떨어진다는 소식에 검은색 타이즈 사놓고 반 협박으로
“입어라~~~ 너.”
입을 리 없는 개멋 딸들 학교가는 뒤통수에 대고 소리 질러본다.
“야~~ 추워서 얼어 죽으면 니 묘비명에 이렇게 쓸거야.”
“00. 개멋부리다 얼어 죽음.”
초딩 개구쟁이 딸은 언니들의 반항이 싫었나보다.
“엄마, 묘비 위에 검은색 타이즈 올려놔요.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