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었다고 생각할 때 너무 늦었다.
연예인 박명수 씨의 어록을 좋아하는 편인데, 요즘 이 말이 머릿속에서 자주 떠올랐다.
저녁거리를 사러 횡단보도 신호등을 기다리고 있다가도
어디선가 박명수 님의 목소리로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진짜 너무 늦었다…." 하고 울려 퍼지는 것이다.
그럴 때마다 왜인지 모를 조급함과 더불어 불안감이 엄습하고는 하는데.
그러고서도 조급함과 불안감을 애써 외면하고
'그래도 이게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짓인데~.'를 외치며 밥을 먼저 먹는다. 식사를 마치고 나면 꼭 시작을 하리라는 다짐과 함께 말이다.
밥을 먹고 나면 또 유튜브 한 두 개를 보다가, 괜히 또 요즘 유행하는 프로그램의 하이라이트 짤들을 몰아보다가. 광고에 꽂혀서 사고 싶었던 걸 이리저리 검색해 보고 나면 밥은 10분 만에 먹고 100분을 딴짓하는 기적의 식사시간이 되는 것이다.
그렇게 며칠을 보내다가, 이건 아니다 하고 위기의식이 들었다.
그래서 오늘의 목표는 "마음먹은 바를 바로바로 실행하기"였다.
그중에서도 예전에 결제해 놓았던. 그리고 꽤나 미뤄두었던 코딩 공부 시작하기가 우선순위였다.
공부를 하기 전에 계획부터 시작해야 하는 나의 특성상, 로그인을 하고 몇 강이 완강인지부터 계산을 시작했다.
무려 434강이었다.
역시 IT업계의 강의 수는 숫자로 압도한다는 걸 다시금 느끼는 순간이었다. 물론 IT는 주제 주제마다 기능을 설명하는 경우가 대다수라 길어도 20분, 짧으면 5분 정도 되는 강의 길이이다.
그래서 내가 듣기 시작한 강의도 434강이지만, 약 100시간 언저리에서 완강이 가능하다고 했다.
물론 100시간 + α (실습시간)인 것을 감안한다면 적은 시간이 아니다.
그렇게 계산을 끝내자 다시금 머릿속에 울려 퍼지는 그 소리.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진짜 너무 늦었다."
커피 한잔을 사 와 유유자적하게 공부를 시작하려던 나는 괜스레 마음이 급해졌고,
정말로 지금 바로 공부를 시작해 보았다.
잠깐 딴 길을 새기도 했지만 오늘 공부하고자 하는 내용을 완강해 정리도 마쳤다.
뿌듯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땐 너무 늦은 거다. 그러니 지금 당장 시작해라."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입으로 꿈만 꾸는 게으른 현대 어른이들에게 참 필요한 말이었다.
오늘은 그래도 시작을 했으니 잘했다고 스스로 칭찬해 본다.
그리고 한 가지 사자성어만은 피하기를 스스로에게 다짐해본다.
作心三日 (작심삼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