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생애 첫 마라톤 풀코스 훈련기 둘째주 첫날
훈련 스케줄상 오늘은 적극적 휴식날이지만 나는 월, 수, 금에 운동을 다니기 때문에 화요일과 토요일을 적극적 휴식일로 하기로 했다.
내일 훈련량을 오늘 미리 하는날
러닝머신에서 뛰는 나는 속도 5.4로 뛴다는게 약간 의아해서 단톡방에 질문을 올렸다.
천천히 오래 뛰는것을 훈련하는 것이냐고
여러가지 친절한 답변을 동아리 분들과 감독님이 해주셨는데 러닝머신 기준으로는 8정도의 속도로 놓고 뛰는거라 하셨다. 8이라고? 나는 지금까지 최대로 빨리 뛴게 7을 조금 넘은 정도의 속도로 뛰어본것이 전부였던것 같고 그것도 무려 6-7년 전 일이다.
‘내가 뛸 수 있을까? ‘
일요일 언덕 훈련때 감독님이 해주신 인생의 깊은 조언을 다시금 떠올렸다.
1. 힘들면 쉬어라
2. 앞사람들을(따라 잡거나 쫓아가려 하지말고) 버려라
그리고 네 페이스대로 가라
단톡방에 이 말을 썼더니 감독님이 수정해 주셨다.
힘들때 쉬는게 아니라 정확히 말하면 힘들기 전에 쉬라고 하셨다.
더더욱 명확해 졌다. 자기페이스를 찾고 마라톤을 끝까지 완주할 수 있는 이유는 힘들기 전에 중간중간 쉬어주는게 중요하다는 것을
삶에서도 나는 힘들때까지 쉬지 않았고 그래서 병도 여러번 얻었었다. 그리고 지금도 쉬는 것에 익숙하지 않지만 나는 이제부터라도 힘들기 전에 쉬는 법을 배워보려한다.
처음에는 걸었다. 조금 빠른 속도로 걷다가 7.2정도로 뛰기 시작했다. 속도를 점점 올리다가 힘들면 걷다가를 반복했는데 3키로정도를 뛸때까지가 가장 힘들었다.
무엇이 힘들었냐고?
나는 체력이 힘들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체력보다 더 힘든건 내 마음이었다.
“뭐 이렇게 까지 힘들게 살 필요가 있니?”
“뭐하러 뛰어 그냥 걸어”
“훈련? 이거 한다고 마라톤 한다고 돈이나오냐 쌀이나오냐? 관둬라 관둬”
끝없이 터져나오는 포기하라는 마음의 소리들을 잠재우는 것이 나에게는 가장 힘이 들었다.
그래서 포기하고 싶어질 때쯤엔 일요일에 배운대로 팔을 더 힘차게 흔들어도보고 정 안되겠다 싶으면 빠른 걸음으로 좀 오래 걸어보기도 하면서 1미터 1미터를 버텨갔다.
그러면서 속도를 올려도 괜찮을 것 같은 마음이 숙제분량인 6.5키로의 절반을 넘게 뛰걷을 하다보니 생겨났다.
뛰다가 걷다가 빨리 뛰다가 걷다가를 반복했다.
오른쪽 골반이 아프기 시작했다.
조금 가볍게 뛰었다.
시간이 지루하게 느껴졌다. 옆에 사람들을 좀 둘러보았다.
호흡에 집중하면서 내 호흡이 가슴에서 이루어 지고 있는지 아니면 목까지 차올라 숨이 거의 턱을 넘어 나올지경인지를 살폈다.
다행히 어제보다 호흡은 순조로웠다.
그렇게 54분을 뛰었다. 딱 숙제만큼만 뛰었다.
그래도 나는 해 냈다.
내가 무슨 일을 할 때마다 안될 이유와 하지 않을 핑게를 둘러대며 나를 변화로부터 보호하고 싶은 윤정이의 내면의 검열관에게
‘자 봤지? 아무일도 없잖아. 그리고 해냈잖아!”라고 뿌듯한 윙크를 날려줬다.
아 그래도 내일은 나에게 주는 적극적 휴식의 날이다.
몸의 여기저기에서 훈련의 흔적들이 고통을 호소하지만 신기하게도 이런 통증은 몸이 좋아지려는 신호라는걸 알기때문인지 반갑다.
내가 나에게 그어두었던 삶의 한계들을 한가지씩 내려놓자
내가 원하는 것들을 할 수 있도록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