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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감통역사 김윤정 Apr 20. 2020

미안해라는 말을 들어도 당신의 화가 풀리지 않는 이유

[상담 일기] 섬세하고 부드러운 공감이 필요한 이유

"진짜 그냥 미안하다고 사과해 줬으면 좋겠어요" 

가족이 미워서 죽을 만큼 힘들다는 내담자와의 상담이 진행되는 중에 
가족에게 어떤 기대를 가지고 있는지를 질문했을 때 사실 상당히 발전된 형태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면서 한 말이다 

“언니가 미안하다고 말하고 사과하면 뭐가 좋겠어요?”

내가 이렇게 질문을 하면 많은 경우 
뭐가 좋고 말고 할 것 없이 잘못을 했으면 사과를 하는 게 당연한 게 아니냐는 반응이 돌아올 때가 많다 

"미안해 잘못했어 다시는 안 그럴게"

그런데 이런 말을 들어도 마음이 풀리지 않는 경험을 해본 적 있는가?

뭐가 미안한데? 뭘 잘못했는데? 진정성이 하나도 느껴지지 않잖아!

그러면서 상대를 잘못을 시인하지 않는 사람이라며 더 큰 분노가 치미는 경험을 해본 적 있는가?

미안하다는 말을 들어도 나의 마음이 풀리지 않는 이유는 
사람의 마음이 풀어지는 방법은 미안하다는 말 이상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세밀하고 섬세한 공감 말이다. 

아 그랬구나 그랬었구나를 넘어
그 상황이 그 사람의 말과 행동으로 영향받은 나의 마음이 어떠한지 
나조차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세세한 스크래치까지도 살피고 헤아려서 
마음이 어떤 상태가 되었는지
그 상태가 어떻게 변했는지 하나하나 세세하게 살피고 살펴줘야 한다

속 좁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사실 나는 속이 좁은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감정이 여려서 쉽게 상하는 사람이 있을 뿐.
아니 우리 모두가 그렇다 
우리의 감정이 그렇다
여리고 다치기 쉽고 무심하게 툭 던진 말 한마디에 아파서 몇 날 며칠 잠도 못 자고 전전긍긍할 수 있는 게 바로 감정이란 것이다 

그렇게 까지 느낄 필요가 있던 말던
그게 그렇게 까지 화가 나고 속상한 일 이든말든 
그런 판단들과 생각의 틀에 갇히지 않고 
내가 미처 예측하지 못한 말과 행동 상황에서
이렇게 까지 쉽게 무너질 수 있을까 싶은 게 감정이다 

상처를 누가 줬냐를 따지는 것보다 

그 상처가 언제 적 일이냐를 논하기보다
그 상처의 이유가 합리적이냐 그렇지 않냐 보다 중요한 건 
내 마음에 생채기가 낫다는 사실이고 
그 상처는 섬세하고도 부드러운 살핌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걸 나 스스로 인식하고 표현할 수 있으면 그걸 흔히 말해 자기 공감을 할 줄 안다고 말하고, 표현하는 걸  나 전달법으로 표현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걸 누군가 다른 사람이 해주면 공감받았다고 말할 수 있다

미안하다는 사과의 말이 필요하긴 하다 
마음이 풀리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건 아니다 하지만 정작 상대의 사과를 받았음에도 내 마음이 괴롭다면
아픈 내 마음이 섬세하고 부드러운 공감이 필요하다는 뜻 이리라. 
따뜻하게 안아주기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오늘 당신의 마음을 살펴줬는가?
오늘 당신의 마음을 살펴줄 누군가가 있는가?
오늘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살펴주었는가?


밥 먹고 잠자고 숨 쉬듯이 하루를 살면서 자신과 사랑
하는 가까운 사람들의 마음을 살피는 시간 공감의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화가 날 때 #공감이필요할때 #사과 #미안해

#심리치료가필요할때 #공감통역사김윤정


[공감 통역사 김윤정]


공감 통역사. 심리치료사, 상담전문가, 프로 코치, 심리극 디렉터다. 동시통역사가 되고 싶었으나 ‘영포자’에 자신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20대를 방황으로 보냈다. 결혼과 함께 시작된 30대 때 불통에 의한 멘붕을 겪으며 어쩔 수 없이 상담전문가의 길에 접어들었고 상담과 심리치료를 공부하던 중 비폭력대화를 접하면서 다른 사람의 감정과 욕구를 통역해내는 능력이 있음을 발견했다. 숙명여대 정치외교학과와 동대학원 아동복지학과를 졸업했고,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 상담 전문과정을 이수했다. 한국예술 종합학교 공통교과과정부에 출강했고 건양사이버대학교 외래교수를 역임했다. 현재 가족사랑공감학교 대표이자 한국 상담학회 전문상담사,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 국제공인 PREPARE/ENRICH-CV 커플 상담사 및 전문강사, 서울시건강가정지원센터 가족학교 전문강사 직장 내 괴롭힘 방지 전문강사 직장인 자살예방 전문강사 등으로 활동 중이다. EBS 라디오 [행복한 교육세상], YTN 라디오 [당신의 전성기 오늘]에서 상담전문가로 활동했고 KBS [취재파일 K], KBS [시사진단]에도 출연했다. 저서로는 『감정 플러스 니즈 카드, 학지사』[개떡 같이 말하면 개떡 같이 알아듣습니다_그렇게 말해도 이해할 줄 알았어, 2019 평단] [혼자가 편하다고 말하는 그대에게 2020 예정], 논문 [PREPARE/ENRICH-CV커플 만족도 검사 SCOPE성격 소척도 타당화 연구, 가족치료학회]가 있다.


공감학교의 유튜브 상담실을 운영하고 있다.http://bit.ly/유튜브상담실_공감통역사


[저서: 개떡같이말하면 개떡같이 알아듣습니다_평단 2019] 소개 http://bitly.kr/vyh8mJY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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