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차에 다시 공부하는 UX/UI (입문자를 위한 이론)
지난 글에서는 정량조사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관련 글은 아래에 첨부합니다.
https://brunch.co.kr/@jeongdaun87/10
이번 글은 조사 결과가 수치적으로 정확히 정의되지 않는 '정성조사'에 대해 정리해보겠습니다. 조사방법과 세부 명칭이 우리가 일상적으로 흔히 쓰는 친숙한 용어는 아니지만, 업무를 할 때만큼은 전문용어를 제대로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사용해서 '프로다운' 디자이너가 되길 바랍니다.
정성조사는 크게 인터뷰 형식, 관찰 형식, 주관식 설문 형식 이렇게 3가지 형식이 있습니다. 각각의 형식을 세분화하거나 조합하여 활용하는 다양한 방법론을 살펴보고 장/단점도 함께 정리하겠습니다.
1. 그룹 인터뷰, FGI (= Focus Group Interview), FGD (= Focus Group Discusion)
여러 명이 모여서 1개의 주제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누거나 토론하는 것을 그룹 인터뷰, 더 정확히는 FGI (또는 FGD)라고 말합니다. FGI/FGD에서는 이때 주제에 대해 설명하고 대화를 진행하는 사람을 Moderator(모더레이터)라고 합니다. 모더레이터는 시간 배분을 잘하면서 주제에 대해 참여자 모두가 제대로 이해하고 솔직한 의견을 말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잘 조정해야 합니다. 또한 의견을 너무 많이 말하거나 분위기를 주도하는 참가자(오피리언 리더) 관리를 잘해야 하며, 아무 말하지 않는 참여자에게는 임의로 발언권을 주어 참여자 모두가 공평하고 동등하게 의견을 낼 수 있어야 합니다.
장점
설문조사보다 더 구체적이고 정확한 의견 수집이 가능
1:1 인터뷰에 비해 저비용으로 수행가능
혼자보다 함께 얘기를 나누다 보면 다양한 의견에 서로 공감하면서 좀 더 액티브한 분위기로 대화 가능
단점
모더레이터의 능력에 따라 그룹 인터뷰의 결과가 크게 좌우됨
모든 회차별로 똑같은 진행이 어려워 의견 수집에 오류 가능성이 있음
오피니언 리더, 환경 등 외부 요인에 영향을 많이 받음 (관리해야 할 사항이 많음)
수집 결과에 대한 리포터 별 해석 차이 발생
2. 1:1 인터뷰, 심층 인터뷰, In-depth interview
1:1로 인터뷰하는 조사방법을 의미합니다. 1:1 인터뷰는 보편적인 답변을 받기보다 개인적인 속마음을 알고자 할 때 사용하여 심층 인터뷰 또는 in-depth interview (인뎁스 인터뷰) 라고도 합니다.
장점
개인의 경험과 상황에 대한 구체적이고 풍부한 의견 수집 가능
응답자의 전문 지식이나 노하우가 새로운 인사이트를 얻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음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한 (이용한) 정확한 이유를 알 수 있음 (그 어떤 방법보다 답변의 정확도가 높음)
단점
조사하는데 시간과 비용이 많이 발생함
응답자마다 질문이 동일하지 않았기 때문에 조사 결과를 일반화 하기 어려움
동일한 기준으로 해석하거나 비교하기 어려움
3. 사용성 테스트, UT (= Usability Test)
사용성 테스트 간단히 UT라고 부릅니다. UT는 서비스의 UI 디자인이 어느 정도 진행된 후에 수행합니다. 서비스를 출시하기 전까지 3~5번 정도의 UT를 거치면서 앱의 전반적이 흐름에서 사용자가 어려워하거나 오류가 있는 부분은 없는지 찾아냅니다. 처음 1~2번 정도는 특정 기능에 대해서만 제대로 수행하는지, 제대로 이해하는지 테스트를 통해 확인하고 그 후 최종본에 가까운 프로토타입이 완성되었을 때 전반적인 흐름이나 만족도 등을 테스트합니다. 확인하기 위해 테스트할 사항을 주는 것을 '미션'을 준다고 표현합니다. UT 참여자는 주어진 미션을 수행하는데, 이때 수행하면서 대화를 거의 하지 않으므로 미션의 성공/실패 원인을 명확히 파악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따라서 UT가 끝난 직후 간단한 인터뷰나 설문을 통해 구체적인 경험을 답변으로 받는 것이 좋습니다.
장점
우리가 만든 디자인에 대한 명확한 문제점 발견 가능
용어나 설명 등에 대한 이해도 확인 가능
단점
프로토타입 제작기간/비용 발생
테스트는 대화 없이 행동 기반으로 분석하기 때문에 해석의 차이 발생
4. 현장조사 (Field Study), 관찰(Observation), 에스노그라피, 컨텍스쳐 인쿼리(Contextual Inquiry)
관찰 기법들은 다양한 용어로 불릴 수 있습니다. 내가 '현장'에 갔다는 것을 강조할 때에는 현장조사, 내가 상황을 있는 그대로 보고 왔음을 강조할 때에는 관찰, 인간의 본능적인 부분을 주의깊게 봤을 때에는 에스노그라피, 맥락위주로 관찰했을 때에는 컨텍스쳐 인쿼리라고 표현합니다. 다양한 용어로 사용되더라도 쉽게는 현장에 가서 보고 왔구나 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장점
사용자가 겪는 실질적인 문제와 니즈를 명확히 발견 가능
시간이나 상황에 따른 맥락적인 현황 파악이 가능하며 이를 활용한 인사이트 도출 가능
단점
시간이 많이 걸림 (회차당 3시간 정도)
행동 기반으로 분석하기 때문에 리포터 마다 해석의 차이 발생
5. Self Diary, User Diary
사용자의 반응을 알고 싶은 (테스트하고 싶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며칠 동안 사용할 수 있도록 대여해준 후, 사용하면서 매일 저녁에 일기를 쓰듯 질문에 답변하는 방식을 유저 다이어리, 또는 셀프 다이어리라고 합니다. 어떻게 보면 설문조사 방식과 유사하지만, 사용자에게 편안한 장소 (보통은 집)에서 답변하기 때문에 설문조사보다 더 솔직하게 답변한다고 합니다. 유저 다이어리 포맷은 미리 제작하여 사용하는데, 단순한 빈 종이보다는 우리가 궁금한 점 위주로 작성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질문을 제시합니다. 주관식으로 내용을 써달라고 할 수도 있고, 사용한 자세나 집안에서의 위치 등을 그림으로 그려달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장점
제품/서비스를 사용하는 상황이나 맥락적 관점으로 문제 발견 가능
설문조사보다 더 솔직한 답변을 하여 신뢰도가 높은
단점
제품/서비스를 직접 대여해줘야 하기 때문에 시간과 많은 비용 발생
매일 작성해야 의미가 있어, 참여자마다 매일 작성했는지 체크해야 하는 번거로움
이전 글에서도 언급했듯이 기업은 '정량조사'를 선호합니다. 조사방법이 효율적이고 조사 결과(수치)가 주는 설득력이 크기 때문이죠. 하지만 정량조사는 대략적인 현상만 파악할 수 있고, 결과의 신뢰도 또한 매우 낮습니다.
또한 현재 시장에는 '더 이상의 대중은 없습니다. 다만 다양한 분중이 있을 뿐...' 평균을 뜻하는 대중을 위한 서비스는 사실 현실적인 타겟이 없다는 것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지금은 다들 각기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다양한 삶을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요즘 시대에는 1000명의 설문을 통해 존재하지도 않는 대중에게 포커싱하기 보다는 실질적인 잠재고객 10명에게 정성조사(인터뷰나 관찰)를 하는 것이 사용자의 니즈를 파악하고 차별화할 수 있는 인사이트를 얻는데 훨씬 효과적이고 확실한 방법입니다. 이는 특히 충성고객 확보가 필수적인 중소기업이나 1인 기업에게 더욱 해당됩니다.
또한 정성조사는 해석의 차이에서 그 효과가 크게 좌지우지되는데 해석을 잘하려면 배경지식과 사람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입니다. 평상시에 내 업종에 대해 관심을 갖고 다양한 지식과 경험을 쌓고 사람들과 이야기도 많이 나누는 것이 리서치/기획 스킬을 향상시키는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