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간 제주도에서 쉬어가기
2월 18일.
일을 하며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던 어느 날,
루틴한 일상을 벗어나 조금 더 여유로운 생활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무작정 제주로 향했다.
도심 속 일상이 견디기 힘들 정도로 따분하거나 지루했던 것은 아니었다.
단지 높은 건물이 없고 바다와 가까이 지낼 수 있는 곳이 바로 제주였기에 이곳에 일주일간 머물기로 했다.
무덤덤하게 떠난 제주에서 가장 좋았던 점은 바다와 함께 일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바다 앞 카페들은 콘센트 찾기가 너무 힘들다...)
이상한 핑계지만 서울에서 일할 때는 마음의 여유를 가지기 어려웠다.
항상 사람들로 가득 차고 답답한 건물들 속 일하고 있다는 생각에 여유가 없었는데,
이곳 제주에서는 바다를 바라보며 일할 수 있다는 점 만으로도 마음이 평화로웠다.
평일에는 오전 9시에 숙소를 떠나 바다 근처 카페에 찾아가 일을 했다.
조금 더 여유로운 환경에서 일을 하니 엉켜있던 생각이 정리되면서 일이 잘되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물론 일이 더 특출 나게 되진 않았다...)
카페-식당-카페-식당-숙소로 평일에는 같은 루틴으로 생활했다.
여기서 가장 좋았던 점은 매일을 새로운 환경의 작업 공간으로 이동할 수 있었다는 것인데,
바다를 마주 보는 여러 카페들을 찾아가 풍경을 바라보며 일했다.
많은 카페들을 찾아가 일을 했지만 그중에서 가장 좋았던 곳은 하이엔드 제주라는 카페였다.
한담 해변 쪽에 위치한 이 카페는 사람들이 많이 찾아온다는 단점이 있지만 이를 잊어버릴 만큼 멋진 풍경을 볼 수 있었으며 무엇보다 저녁에 가까워지면서 볼 수 있던 노을을 눈 앞에서 바라볼 수 있다는 점이었다
일을 하다가 중간에 휴식을 할 때면,
근처 바다에 나가 길을 따라 삼십 분씩 걸었다.
해변을 따라 걸으며 일로 인해 지친 머리를 식힐 수 있었고 바다 냄새를 맡으며 여유롭게 산책했다.
제주는 얕고 투명한 바다들이 많이 있어 다른 바다들과 다르게 조금 더 위안이 된다.
일을 하다 배고픔의 신호가 오면 근처 맛집을 찾아갔다.
제주에서 노마드로 살아간다는 것에서 가장 좋은 점은 주변에 엄청난 맛집이 많다는 것이다.
비싼 물가에 눈물을 흘렸지만 그래도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음에 감사했다...
제주에서 가장 유명한 음식, 흑돼지는 여러 번 먹었다.
맛집을 딱히 찾아보지 않았음에도 모든 곳이 만족스러웠다.
고기가 서울이랑 크게 다른지 않지만 뭔가 제주에서 먹는 고기가 제일 맛있단 말이야...
평일 일하느라 쌓인 스트레스는 여행을 통해 풀었다.
첫 휴일인 토요일에는 명월국민학교라는 카페를 갔는데, 폐교인 학교를 사들여 그대로 카페로 만들었다.
학교 환경을 그대로 유지하며 카페를 차린 덕분에 예전 학교 느낌을 그대로 받을 수 있었고 뭔가 학창 시절 주말에 학교로 놀러 간 기분이었다.
넓은 들판과 학교 운동장이 그대로 있으며
교실 안을 개조한 카페와 기념품 상점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었다.
이 점들 이외에 특별한 것들은 없었지만, 초등학교 환경
그대로를 유지한 덕분에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이 곳뿐만 아니라 "우무(umu)"라는 유명한 푸딩 집도 찾아갔다.
맛있다고 소문난 푸딩뿐만 아니라 다양한 굿즈를 판매하고 있는 집으로
줄 서서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인기가 있는 곳인데, 약 20분간 줄 서서 푸딩을 맛봤다.
얼그레이/커스터드/초코 3가지를 먹었는데 그중에서도 얼그레이는 인생 푸딩이었다.
얼그레이 향이 찐했고 한 입을 먹으면 입가에 향이 진동했다. (찐찐 맛...)
또한 성이시돌목장을 찾아갔는데, 평범한 풍경이었지만 높은 건물이 없어 사방이 뚫린 하늘과 잔디밭을 볼 수 있는 멋진 곳이었다. 사람도 적었고 넓고 푸른 초원 덕분에 여유롭게 산책할 수 있었다.
(이곳에 사진 스팟에서 좋은 사진을 남길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렇게 보낸 제주에서의 일주일.
여유로운 삶을 보낸 행복한 일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