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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 블록 6개가 비즈니스를 혁신하는 4가지 방법

The Power of Modularity | Strategic Horizons


서론: 고객은 '선택'이 아닌 '정확히 원하는 것'을 원한다


오늘날 모든 고객은 자신만을 위한 개인화된 제품과 서비스를 기대합니다. 기업들은 이러한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수많은 선택지를 제공하지만, 종종 고객을 혼란스럽게 만들 뿐입니다. 그런데 이 문제의 핵심 열쇠가 우리에게 매우 친숙한 '모듈성(Modularity)'이라는 개념에 숨어있다면 어떨까요?

글의 핵심을 관통하는 이 문장은 우리가 고객에 대해 가졌던 통념을 뒤집습니다.

고객은 근본적으로 선택을 원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단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원할 뿐입니다.

이 글에서는 '모듈성'이라는 개념이 어떻게 레고 블록부터 크루즈 여행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개인화하는지 4가지 핵심 포인트를 통해 알아보고, 우리 비즈니스에 적용할 수 있는 놀라운 통찰력을 발견할 것입니다.


모듈성의 힘/ 죠셉파인의 아티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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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레고의 놀라운 수학: 6조각에 숨겨진 9억 가지 가능성

모듈성을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예시는 레고 블록입니다. 이는 '단면형 모듈성(Sectional modularity)'의 완벽한 사례로, 표준화된 연결 시스템(스터드와 튜브)을 통해 각각의 모듈(블록)이 서로 직접 결합하여 거의 무한한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원리입니다. 이러한 모듈성의 유형은 MIT의 칼 울리히(Karl Ulrich)와 카렌 텅(Karen Tung)이 1991년에 제시한 기념비적인 연구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우리 대부분이 레고의 잠재력을 과소평가하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2x4 레고 블록 단 6개로 만들 수 있는 조합의 수는 오랫동안 약 1억 2백만 개로 알려져 왔습니다. 하지만 한 고등학생의 질문에서 시작된 탐구를 통해, 덴마크의 수학자들은 레고의 공식 발표가 사실은 엄청난 과소평가였다는 점을 밝혀냈습니다. 레고는 처음에 블록을 위로만 쌓는 경우만 계산했지만, 블록을 옆으로도 붙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자 실제 조합의 수는 무려 9억 1천5백만 개가 넘는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 일화는 잘 설계된 모듈러 시스템이 가진 폭발적인 잠재력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이는 단순히 부품을 조립하는 것을 넘어, 상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만들어낼 수 있는 힘이 바로 '단면형 모듈성'에 있음을 증명합니다.


2. 당신의 점심 메뉴에 숨겨진 개인화의 비밀

모듈성의 원리는 물리적인 제품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이제 논의의 초점을 비물리적인 '서비스'로 전환해 보겠습니다. 서비스 개인화의 비밀은 의외로 가까운 곳, 바로 샐러드 바에 있습니다.

샐러드 바는 '부품 교환형 모듈성(Component-swapping modularity)'을 설명하는 가장 완벽한 예시입니다. 여기서 '접시'는 모든 재료를 담는 표준화된 연결 시스템의 역할을 합니다. 고객은 이 시스템 위에 양상추, 토마토, 오이 등 수많은 재료(모듈)를 직접 선택하고 조합하여 자신만의 고유한 샐러드를 완성합니다. 이 개인화의 수준은 실로 경이적입니다.

...세상 역사상 그 어떤 두 사람도 샐러드 바에서 정확히 똑같은 샐러드를 먹은 적이 없습니다...

이 원리는 다른 산업에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표준 안경테(연결 시스템)에 고객의 시력에 맞는 맞춤 렌즈(모듈)를 끼워 넣는 것이나, 기본 디자인의 셔츠나 머그컵(표준 베이스)에 고객의 이름이나 원하는 로고(모듈)를 새겨 넣는 개인화 서비스가 모두 여기에 해당합니다. 핵심은 표준화된 플랫폼 위에서 핵심 부품을 교체하여 각 고객에게 맞는 고유한 가치를 창출하는 것입니다.



3. 최고의 경험을 설계하는 열쇠, '시간'

모듈성의 개념은 제품과 서비스를 넘어 고객의 '경험(Experience)' 영역으로까지 확장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경험 디자인의 핵심 요소는 바로 '시간'입니다.

경험 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버스형 모듈성(Bus modularity)'입니다. 이 개념의 핵심 비유는 '시간이 바로 버스(연결 시스템)'라는 것입니다. 고객이 우리와 함께 보내는 여정이라는 시간의 흐름 위에, 다양한 경험 모듈들을 배치하여 완벽하게 개인화된 경험을 설계할 수 있습니다.

세계적인 크루즈 기업 카니발 코퍼레이션(Carnival Corp.)의 '오션 메달리언(Ocean Medallion)' 프로그램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고객의 사전 선호도 조사와 선상에서의 실시간 데이터를 바탕으로, 크루즈 여행이라는 정해진 '시간(버스)' 위에 식사, 쇼 관람, 기항지 투어 등 개인화된 활동(모듈)으로 채워진 맞춤형 일정을 제공합니다.

...경험은 잘 보낸 시간에 관한 것입니다. 경험을 디자인하는 것은 시간을 디자인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접근법은 기업이 고객에게 정적인 상품이나 획일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각 개인에게 최적화된 역동적인 여정을 선물할 수 있게 합니다.



4. 미래를 지배할 궁극의 모듈, '디지털'

저자 조 파인(Joe Pine) 스스로도 "진작에 알았어야 했다"고 고백할 만큼 강력하지만 최근에야 정립된 일곱 번째 유형이 있습니다. 바로 '디지털 모듈성(Digital modularity)'입니다. 이는 앞서 설명한 레고의 '단면형 모듈성'보다도 더 강력한 궁극의 모듈성입니다.

디지털화는 즉각적이고, 거의 비용이 들지 않으며, 아주 매끄럽게 맞춤화를 가능하게 합니다. 0과 1의 비트(bit)가 바이트(byte)로, 바이트가 문자열로, 다시 문자열이 코드 모듈로 결합되는 중첩된 모듈 구조 덕분입니다. 이 개념의 핵심은 다음 한 문장으로 요약됩니다.

디지털화할 수 있는 모든 것은 맞춤화할 수 있습니다.

이 원리는 이미 미디어, 금융, 엔터테인먼트와 같이 정보에 기반한 산업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습니다. 하지만 물리적인 제품을 만드는 기업이라도 이 원리를 적용할 수 있습니다. 제품 설계 과정을 돕는 디지털 툴을 제공하거나, 고객 개개인에게 맞춤화된 정보를 보여주는 웹사이트를 구축하는 등 프로세스나 고객과의 상호작용을 디지털화함으로써 대량 맞춤화를 구현할 수 있습니다.

결론: 당신의 비즈니스 속 '레고 블록'은 무엇인가?

레고 블록의 무한한 조합에서 시작해 샐러드 바의 선택, 크루즈 여행의 시간, 그리고 디지털 영역의 무한한 가능성에 이르기까지, 모듈성은 모든 것을 개인화하는 강력하고 보편적인 원리임을 확인했습니다.

이제 모듈성은 단순히 제품을 조립하는 기술이 아니라, 고객이 '정확히 원하는 것'을 가장 효율적으로 제공하기 위한 전략적 사고방식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스스로에게 이 질문을 던져보시길 바랍니다.

"당신의 비즈니스를 구성하는 '레고 블록'은 무엇입니까? 그리고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해 그 블록들을 어떻게 새롭게 조합하여 독창적인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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