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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혜원 Jan 09. 2023

1. 잘 곳만 있으면 되지. 일단 출발! 김포공항→제주

 우당탕탕 무계획 제주여행(1) 제주로 출발(230109)

다른 사람들에게 '제주'란 관광지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다수일 거라 생각한다. 그렇지만 나에게 제주는 수학여행지, 그리고 자주 다녔던 출장지로 기억된다. 이전 직장은 업무 특성상 출장이 잦았고 우리 회사를 자주 불러주는 곳 중 하나는 제주였다. 그래서 제주는 나에게 그저 또 다른 일터였을 뿐, 일정이 끝나고 나면 제주의 매력을 느낄 새도 없이 서울로 올라오곤 했다.


이후 퇴사를 한 뒤에도 나에게 남아있는 제주의 모습은 바삐 일했던 현지 사무실의 모습, 클라이언트의 융숭한 대접 덕분에 맛볼 수 있었던 로컬 음식 몇 가지가 전부였다. 그리고 마지막 방학을 맞이한 올 겨울. 이렇게 긴 시간을 낼 수 있는 기회는 당분간 오지 않을 것이기에 제주를 제대로 마주하고 싶었다. 사람에게도 다양한 모습이 존재하듯, 제주 역시 일터의 모습뿐만 아니라 내가 미처 만나보지 못한 다양한 제주의 모습들을 살펴보고 싶었다. 자세히 보고 오래 보아야 예쁘다는 어느 시인의 말처럼, 나의 시선 하나가 제주에 가닿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도 즐거울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리고 확신을 느낀 순간 항공권과 숙소를 예약했다.


그리고 출발 전 본가로 향했다. 적어도 설연휴까지 낀 한 달을 밖에서 지내게 되었는데 부모님은 한 번 뵙고 가야 할 것 같았다. 그렇게 인사를 드리고 김포공항으로 향했다.

김포공항으로 향하는 길. 그 와중에 난 추위 개복치라 전기장판까지 챙겼다. 추가 수화물도 오케이 해준 대한항공 고마워요!


생각보다 공항은 혼잡했고 연착인 항공편도 많았다. 여행으로 치면 요즘은 비수기 아니었나 싶지만 위드코로나 이후로 여행객들은 성수기, 비수기 할 것 없이 많은 인파가 몰리는 것 같았다. 내 항공편까지 늦춰지지 않을까 걱정스럽기도 했지만 다행스럽게도 연착 없이 진행되었다. 그런데 세상에나. 승객 한 분이 핸드폰을 공항에 두고 와서 출발이 지연되었다. 조금 황당한 경험이었지만 이마저도 여유로운 일정의 시작이다 생각하며 비행을 시작했다.

급하게 요청받은 서류가 있어 탑승 전 메일을 보내다 찍은 사진. 연착 없이 움직여준 비행기에게 고마웠다.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제주. 날이 흐려서 걱정도 살짝 되었지만 액땜이라는 동생의 쿨한 카톡에 한시름 마음이 놓였고 짐을 찾았다. 그리고 제주여행지킴이 서비스 이용하고자 안내센터를 찾았다. 제주여행지킴이는 위급한 상황이 생겼을 때 SOS를 요청할 수 있는 갤럭시워치를 대여해주는 서비스다. 특히 나처럼 여성 혼자 여행을 떠나는 경우, 응급상황에 처하면 요긴하게 쓸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요즘 워치를 사고 싶은데(...) 한 번 써보면서 나에게 잘 맞을까 궁금하기도 한 마음에 신청하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제주. 감귤 액세서리와 목걸이가 인상적이었다.


제주여행에 요긴하게 쓰일 제주여행지킴이 갤럭시워치. 그렇지만 이걸 쓸 상황은 없었으면 좋겠다.


이후 버스를 타고 숙소로 이동하려는데 허기가 밀려왔다. 오전에 집에서 한 끼 먹은 이후로 먹은 것이 없어서 그런 듯 싶었다. 그래서 버스 안에서 숙소 근처 식당을 폭풍검색하다가 건진(?) 장터국밥집. 제주도의 유명한 맛집도 많겠지만 일단 뭐라도 먹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에 내리자마자 장터국밥집으로 향했다. 제주도에서 장터국밥 먹는 여행객도 있을까 싶어 조금 웃겼지만 역시 나다운 첫 끼라는 생각도 들었고 무엇보다 맛있어서 만족스러운 한 끼였다.


제주에서의 첫끼였던 안동본가국밥. 얼큰한 장터국밥을 주문했는데 역시 매운 건 언제나 옳다. 정말 맛있었다.


이후 도보로 도착한 숙소. 사장님께서는 친절하셨고 추가로 요청드렸던 탁자도 넣어주셨다. 현재 연구를 진행 중이기 때문에 여행 중이라 해도 연구를 소홀히 할 수는 없어서 식탁과 공부할 수 있는 책상을 분리해야겠다는 생각에 요청드렸는데 도움 주셔서 감사했다. 숙소는 사진과 같이 깔끔했고 미리 쓱배송으로 주문해놓은 생수나 쌀과 같은 음식들도 도착해 있었다.

무척 깨끗하고 마음에 들었던 숙소의 모습. 한 달 동안 깨끗이 쓸게요. 잘 부탁해 내 방!


숙소까지 들어가니 이제야 마음이 놓였다. 그리고 마음 편히 짐과 물건들을 정리하고 차 한 잔 마시면서 내일은 뭘 해볼까 검색했고 브런치를 쓰고 있는 제주의 첫날밤이 이렇게 저물어간다. 내일은 숙소 근처 바다를 좀 구경하고 주변의 버스정류장의 위치 파악, 간단한 마트 쇼핑을 해보려고 한다. 내일은 더 즐거울 거야. 그러니 이만 자러 가자. 굿 나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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