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제주 한달살이 얼마 썼어?

제주 40일 살이, 얼마 썼는지 알려드립니다.

by 서울쥐
제주살이 기간: 2023년 2월 1일~ 2023년 3월 10일 (약 40일) 얼마나 썼냐면요..

제주살이에서 가장 주저되고 궁금한 것은 시간과 돈아닐까? 사실 제주 한 달 살이라는 게 체류할 수 있는 여유로운 시간과 버틸 돈이 있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떠날 수 있는 쉬운 일이다. 많은 사람들이 염원하는 이유는 바로 '돈과 시간'이 충족되지 않기 때문일 터. 물가는 점점 올라, 살기는 팍팍한데 다들 바쁘기까지 하다.


그래도 언젠가 한 달이라는 시간과 버틸
잔고가 있다면 제주로 떠나야지!
하는 분들께 내가 40일간 소비한 내역을
공개한다.


지금까지 이 콘텐츠를 보셨다면 아시겠지만, 일단 나는 게하 스탭일을 하며 숙박비가 들지 않았다. 여행의 큰 축인 숙박이 0원이니, 아주 많은 돈을 세이브한 것이다. 이렇게 아낀 돈으로 원 없이 책을 샀고, 예쁜 소품들도 조금씩 모았다.


소비라는 것이 사람마다 규모도 다르고, 관심사도 달라 정말 천차만별일 것이다. 일단 내 경우엔 요리를 좋아해서 마트에서 식자재를 구입하는데 돈을 쓴 편이다. (대신 외식비를 많이 아꼈다) 그리고 위에서 적은 바와 같이 숙박비를 아끼고 책 사는데 아끼지 않았다. 아래 세부 내역 보면서 자신의 소비형태와 비교, +-하면 제주 체류 비용이 얼추 나올 것이다.




제주살이 기간: 2023년 2월 1일~ 2023년 3월 10일 (약 40일)


총비용: 1,415,610원


⬇️소비 세부내역⬇️

-항공료 : 14,000+39,900=53,000원(왕복)

-식재료비 : 257,290원

-외식비(식사) : 241,000원

-카페(음료, 간식): 249,960원

-도서구입 및 소품구입 : 305,300원

-택배비(제주->인천 짐 보내기) :

우체국 24,000+박스 3,400= 27,400원

-알 수 없는 카카오페이

(아마도 식비나.. 식자재 구입) : 255,130원

-택시비 : 10,500원

-기타 생필품 구입 : 16,030원





항공료

제주에 갈 때는 제주항공으로 39,900원을 결제했다. 점심시간쯤 탔는데, 비상구 자리까지 겟했으니 아주 만족하는 가격이다. 김포공항으로 돌아올 때는 마일리지를 조금 써서 현금은 14,000원 정도 썼다.

그래서 왕복 53,000원. 왕복에 이 정도면 저렴하게 잘 갔다 왔다고 생각한다 : )





식재료비

게스트하우스 주변에 있는 대형마트와 편의점을 이용했다. 인터넷 마트도 이용했는데, 주로 이마트몰에서 주문했다. 제주 이마트몰은 유일하게! 하루 배송이 가능한 인터넷 마트다. (하지만 제주 깊은 곳, 바닷가 근처 숙소라면.... 하루 배송이 안될 수도 있다. 이건 운명에 맡기는 게...)


나는 숙소에서 쌀과 라면, 간단 조미료가 제공됐다. 혼자 조리가 가능한 레지던스 혹은 에어비앤비에 머문다면 쌀값과 조미료 값을 추가해야 한다.


다른 곳에서는 흔하게 사용하는 쿠팡, 마켓컬리는 하루 배송을 기대할 수 없다. 제주는 새벽 배송 혜택을 받기 아마.. 거의 불가할 것이다. 우리 숙소가 제주 시청 가까이에 있었음에도 새벽 배송은 되지 않았다. 쿠팡 로켓 배송을 해도 +2일이 붙는다. 빠른 배송에 대한 마음은 비워두고 가는 편이 좋다.





외식비

제주는 관광지다. 그 말은 즉슨 외식물가가 '비싸다'는 말이다. 40일간 있었던 것치고 외식비가 (상대적으로) 적게 나온 것은 내가 잘 사 먹지 않아서다. 만약 여행자라면 외식비 지출이 숙박비와 함께 가장 많은 지출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한 달 이상 '살이'를 하러 왔기에 외식을 자주 하진 않았다. 그렇지만 흑돼지도 먹고, 유명한 식당은 종종 들러 부족하지 않게 잘 먹고 다녔다.


만약 제주에 먹으러 간다는 분들이라면 [ 본인 예상 하루 식비*체류기간 ]을 계산해서 책정해 보면 좋을 것이다. 나는 대부분의 끼니를 스스로 차려먹었다.





카페(음료+재즈바+디저트)

사실 나는 식사보다 카페가 중요한 사람이다. 실제로 외식비보다 카페에서 쓴 돈이 조금 더 많다. 커피가 맛있는 곳에 가면 원두를 사 오기도 했다. 우리 숙소 주변엔 <오삼커피바>라는 작은 드립 커피바가 있었는데, 여기 커피가 너무 맘에 들어 서울 오는 날 원두를 사 왔다. (심지어 로스터리도 아닌데 사 옴, 추천합니다...! )


직접 만드는 시그니처 디저트가 있으면 그것도 꼭 맛을 봤다. 또 태국에서 경험한 재즈바가 너무 좋아서 애월에 있는 <마일스>에 가서 재즈 공연을 보기도 했다. (마틸다도 유명한데 마틸다는 LP 바, 여기도 분위기 좋다. 근처에 있으니 둘 다 가보셔도 좋습니다)






도서 및 소품 구입

이 시리즈에서 바로 전 글이 '제주책방올레'였다. 내 여행은 책방과 카페뿐이었다고 말해도 될 정도로 책방이 많았다. 주변 책방에 없는 책은 쿠팡으로도 배송시켜 읽고, 가는 책방마다 한 권이상 구입해 읽었다. 또한 제주 책방은 책과 소품이 함께 있는 곳이 많다. 예쁜 소품이 있다면 고민을 하다 조금씩 사 오기도 했다. 특히 서귀포 <취향의 섬 북 앤 띵즈 >에는 흔치 않은 소품류와 자체 상품들이 있어서 지갑이 활짝(!) 열렸다.

(+제주 이후북스 옆집에 '클래식문구사'는 문구점이 있는데, 문구를 좋아하신다면 강력추천)


제주에는 제주 책방 올레라는 동네 서점 지도가 있을 정도로 면적대비 서점이 많다. 또한 관광지답게 귀여운 소품샵도 많아서 나 같은 사람(=책방, 문구 덕후)에겐 거의 한 집 건너 방앗간이 하나씩 있는 격이다.


이외에도 예술적인 공간이 많으니, 제주 곳곳 깊숙이 영감을 주는 공간들을 찾아보는 것도 색다른 여행이 될 것이다.





택배비

이거 진짜 꿀팁. 어느 곳이든 한 달 이상 머물다 보면 필연적으로 짐이 늘어난다. 아시다시피 비행기는 무게 구간 별로 적지 않은 추가 요금이 있다. 짐이 들어가기라도 하면 다행... 원래 들고 온 캐리어에 짐이 안 들어가는 경우도 다반사다. 그럴 때는 근처 우체국에서 미리 짐을 보내는 방법이 있다.


나 역시 킥보드를 비롯한 무거운 책과 짐을 미리 인천집으로 보냈다. 전동 킥보드라면 이야기가 복잡해지지만 수동 킥보드였기에 잘 접어서 박스를 잘라 맞춰 박스포장을 했고(우체국 직원님이 도와주셨다 ㅠㅠ 너무 감사합니다...) 무거운 잔 짐이든 기내용 캐리어도 박스에 넣어 보냈다.


꽤 무게가 나가는 짐 두 개였는데 박스포함 27,400원! 대박. 이 가격에 골치 아픈 짐 두 개를 미리 처분할 수 있다니 너무 감사했다.


늘어난 짐은 걱정 말고, 우체국택배를 이용하자! ⭐️




알 수 없는 카카오페이(아마도 식비나.. 식자재 구입)/ 택시비 /기타 생필품 구입

오랜만에 세 달 전쯤 소비 내역을 찾으니 생각보다 카카오페이가 많았다. 하나하나 다 생각은 안 나지만 아마 식자재를 구입할 때 썼거나, 누군가와 식사를 하고 N분의 1을 넘겨준 돈일 것이다. 그리고 택시는 생각보다 거의 타지 않았다. 나는 제주터미널 근처에 있었기 때문에 거의 버스로 이동했다.


매일이 여행자로 살다 보니, 급할 게 없어 택시를 잊고 살았다. 거의 막바지에 교통사고로 오래 걸어 다니기 힘들 때 한 두 번 정도 탄게 다다.

(도시에 오니 다시 택시를 타고 있다. 휴..)


내가 여행자라 마음의 여유가 많아 택시 생각을 안 한 것도 있겠지만 지역 특성차이도 있다. 도시는 밀도가 높아서 구간 별 거리가 상대적으로 짧다. 제주는 워낙 큼직큼직 가고 싶은 곳들이 듬성듬성 있어서 택시를 타고 이동할라치면 큰일이 나(택비시 미터기와 내 지갑이) 아예 고려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생필품은 도시 쪽에 있거나 편의점이 가까우면 어렵진 않다. 하지만 앞 전 글에서 설명한 것처럼 꼭 써야 하는 화장품, 특정한 면봉, c타입과 usb포트가 함께 있는 멀티탭 같은 건 미리 구비하길 추천한다. 제주가 아무리 발전한 관광지라 해도 섬이다. 도시와 달리 다양한 생필품 수급이 유연하지 않다는 걸 고려하자.








다 써보니 어때?

제주에서 쓴 돈이야기는 여기까지.

오늘은 돈이야기를 했지만 제주 살이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은

사실 시간과 마음속 불안일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나를 한량이라 생각하면 어쩌지?

한 달 일을 안 하면 삶에서 뒤처지지 않을까?

위험하면 어쩌지?

.... 기타 등등


당신의 그 불안과 걱정이 맞을 수도 있다.

누군가는 한량이라 생각할 수도 있고,

'한 달만큼' 생업에서 밀려날 수도 있다.

상황에 따라 위험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정말 원하는 일이라면

제주 한달살이쯤은 해봐도 큰일이 생기지 않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별로 남의 일에 관심이 없다.

(설사 누군가 그리 생각한들, 어쩌겠는가.

내 삶에 어떤 영향도 주지 못한다.

정말 아무- 상관없다)


한 달이 길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삶에서 딱 한 달.

남은 내 삶에서 한 달 정도 나를 정화하고,

생각을 정리하고,

그곳에서 새로운 일을 시작할 수 있다면

(또는 아무것도 안 해볼 수 있다면)

아주 값진 한 달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어떤 사람들은 실망할 수도 있다.

생각했던 것보다 그리

특별하거나 값지게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삶의 다른 것들도 그렇듯이.

특별하기도 하고,

전혀 특별하지 않은 일이기도 하다.


돌아보면 나도 하루하루,

눈부신 나날을 보낸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육지에서의 지난 일들을 돌아보고,

새로운 도전을 맞이할 수 있는

기초 훈련을 하고 왔다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 나에게 제주에서

40일이 아깝지 않았냐고 한다면

(누구도 이렇게 묻진 않았지만)

1,415,610원보다는 괜찮은 시간을

보내고 왔다고 답할 수 있을 것 같다.









+ 다음이 마지막 제주 글이 될 것 같네요.

제주에서 가져온 책이나 소품들을 소개하는 부록 같은 글을 써보려 해요 ㅎㅎ

돈 이야기 하다 보니, 사온 책과 소품 이야기가 하고 싶어 졌거든요.

오늘 글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



놀러 오세요 : )

- 서울쥐 인스타그램: @manypeople__j (공간, 브랜딩, 일상 계정)

- 서울쥐의 문화탐구생활 툰: @seoulmouse_ (문화생활에 관한 인스타툰 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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