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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민 Feb 12. 2018

쇼트트랙 계주에서 알 수 있었던 반복 훈련의 중요성

위기는 언제 올지 모른다. 그래서 반복 훈련이 중요하다.


현재까지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김연아의 성화 점화만큼 회자되고 있는 순간은 바로 넘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올림픽 신기록을 세운 여자 쇼트트랙 계주 예선 경기이다.
 
심석희, 최민정, 김예진, 이유빈으로 구성된 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레이스 초반 이유빈이 미끄러지면서 위기를 맞이했다. 하지만 이유빈은 미끄러지면서도 당황하지 않고 바통 터치를 위해 손을 뻗었다. 동시에 다른 선수들은 상황 판단을 빠르게 가져가며 주자를 교체했다. 원래라면 이유빈 다음 주자는 김예진이었지만 최민정이 순서를 바꿔 바통 터치를 했다. 그리고 반바퀴 차를 극복하고 결국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넘어지고도 올림픽 신기록을 세운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의 힘은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
그건 바로 반복 훈련(drill)이다.




위기 상황을 반복 훈련의 힘으로 탈출한 대표적인 예는 9.11 테러 당시 모건스탠리 케이스를 들 수 있다. 당시 세계무역센터는 세계 금융시장의 중심인 월스트리트의 심장부로, 빌딩 내에 수많은 기업의 본사가 상주했었다. 세계 무역센터가 붕괴되면서 인명 피해 뿐만 아니라 주요 기업들의 시설, 장비 그리고 전산 시스템도 함께 붕괴되었다. 그래서 세계무역센터가 붕괴되면서 전세계적으로 상상할 수 없는 경제적인 데미지가 클 수 밖에 없었다.

당시 모건스탠리는 세계무역센터 내에 본사를 두고 50개 층 규모에 3500여 명의 임직원을 상주시켰다. 그리고 사건 발생 당시엔 약 2500여 명이 세계무역센터 내에 있었다. 테러 당시 불과 30분 만에 세계무역센터 남쪽 건물과 북쪽 건물이 붕괴되었지만 모건스탠리 임직원들은 불과 30분 밖에 안되는 짧은 시간 안에 상주했떤 대부분의 인원들이 지체하지 않고 건물을 빠져나와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당시 목숨을 잃은 사람은 10여 명에 지나지 않았다고 한다.
 
모건스탠리 임직원들이 테러 당시 일사분란하게 건물을 빠져나올 수 있었던 이유는 과거 세계무역센터에서 발생했던 폭탄 테러 이후 치밀하게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였고 상시로 임직원 모두가 재난 관련 모의 훈련을 받았기 때문이다. 반복된 훈련(drill)으로 위기 대응에 익숙해진 덕분에 모건스탠리 임직원들은 신속하게 건물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구체적으로 모건스탠리는 위기관리 시스템에 따라 비상사태 발생 대비 재난대응계획, 위기 커뮤니케이션(Crisis Communication), 비즈니스 상시 운영 체계(BCP, Business Continuity Planning), 재무 위험 분산 관리(Hedging & Insurance), 조기 경보 시스템(Early Warning System) 등을 구축했다. 이에 따라 9 · 11테러로 세계무역센터가 붕괴하기 직전 대부분의 임직원들이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었고, 백업(back-up) 센터와 대체 사업장을 통해 사고 발생 24시간 후 본사를 제외한 전 세계 업무를 정상화할 수 있었다.
 
위기는 스포츠 경기에서도 수시로 발생한다. 특히 내가 좋아하는 야구는 수비 시 실책을 얼마나 줄이느냐에 따라 승패가 좌우된다. 특히 월드시리즈, 한국시리즈 같은 큰 경기에서는 결정적인 실수 하나로 경기의 흐름이 뒤바뀌기도 한다. 큰 경기에서도 긴장하지 않고 침착하게 플레이 하는 선수들은 큰 경기 경험이 많고 강심장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큰 경기에서도 침착하게 자기 플레이를 할 수 이유는 지독할 정도로 했던 반복 훈련에서 찾을 수 있다.
 
야구의 반복 훈련을 영어로 drill이라고 부른다. Drill의 의미는 앞서 언급한 모건스탠리의 모의 훈련과 맥락이 비슷하다. 어떤 상황에서도 긴장하지 않고 자기 플레이를 하기 위해 내야수와 외야수들은 지겹도록 펑고 타구를 받아내고, 포수들은 블로킹 훈련을 실시한다. 그건 반사적으로 실책을 막아내기 위해서이다.
 



다시 쇼트트랙 경기로 돌아가서, 경기 뒤 김예진은 “그동안 연습했던 상황이라 잘 대처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유빈이 넘어질 재빨리 최민정이 달려오고 그걸 본 이유빈이 손을 내밀 수 있었던 것은 이들의 순발력이 뛰어났다기 보단 평소 연습해둔 것이 반사적으로 나온 것이다. 그리고 전세계 팬들에게 잊지 못할 극적인 순간을 연출했다.
 
쇼트트랙 선수가 경기 도중 넘어지는 것처럼, 9.11 테러가 예상 못한 순간에 발생했던 것처럼, 우리에게도 그런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

 
당신은 위기에 당황하지 않고 극적인 장면을 연출할 준비가 되어있는가?
 
 
참고문헌
[네이버 지식백과] 9 · 11테러 당시 모건스탠리와 메릴린치 (해외 성공 사례에서 배우는 리스크 커뮤니케이션 전략, 2015. 11. 1., 커뮤니케이션북스)
 
[경향신문] 첫날부터 보여줬다…한국 쇼트트랙이 얼마나 무서운가 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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