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 비즈니스,
길 위에서 묻고, 삶에서 답하다

4장. 우연한 만남이 기회가 될 때: 사람과 비즈니스 네트워킹의 재발견

by 정민영


4장. 우연한 만남이 기회가 될 때: 사람과 비즈니스 네트워킹의 재발견


길 위에는 수많은 우연이 숨겨져 있다. 나는 그 우연을 기회로 만드는 법을 배워야 했다. 여행지의 낯선 카페, 시장, 공동 작업 공간에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은 각기 다른 배경과 생각을 품고 있다. 디지털 노매드이자 비즈니스인으로서 나는 이러한 만남들이 새로운 가능성의 문을 여는 열쇠임을 알기에 스스로를 그 자리에 열린 모습으로 둔다.

처음엔 낯선 이를 대하는 것이 어색했고, 때론 비즈니스 대화로 곧바로 이어지지 않는 만남도 많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나는 말 그대로 ‘사람 그 자체’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누군가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진정으로 공감하며 그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그 결과 뜻밖의 협업 제안이나 사업 아이디어가 자연스레 따라왔다.

연결이란 단순히 명함을 주고받는 것을 넘어,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이다. 세계 곳곳에서 만난 이들과 꾸준히 연락을 주고받으며 서로의 성장과 변화를 지켜보았다. 이는 비즈니스 파트너 이상, 서로의 성장 동반자가 되는 경험이었다. 심리학적으로 인간관계의 신뢰가 쌓일 때 창의성과 협업 능력이 극대화된다는 연구들은 이런 경험을 뒷받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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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장을 통해 독자들에게 우연한 만남의 소중함과 그것을 기회의 씨앗으로 바꾸는 태도를 전하고 싶다. 사람과의 네트워크는 내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유연하고 생명력 있는 자산임을 알게 될 것이다.

내가 처음 비즈니스 네트워킹을 접했을 때, 나는 그것을 ‘사냥’이라고 생각했다. 최대한 많은 사람을 만나고, 명함을 교환하며, 언젠가 도움이 될지 모를 ‘인맥’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었다. 나는 비즈니스 모임이 열릴 때마다 명함집을 챙겨 들고, 내 소개를 준비한 뒤 기계적으로 사람들과 인사를 나눴다. 그들에게 나는 그저 또 한 명의 사업가였고, 그들의 명함은 내 명함집 한구석에 박혀 다시는 꺼내볼 일이 없었다. 관계는 깊이 없이 얕고 넓게만 퍼져나갔고, 나는 금세 지쳐버렸다. 진정한 연결이 없는 만남은 허무했다. 그러나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관계는 달랐다. 그곳에는 명함도, 직함도, 미리 준비된 대화 스크립트도 없었다. 오직 사람과 사람으로서의 순수한 만남만이 있었다.

나는 몽골의 초원에서 유목민 부부를 만난 적이 있다. 그들은 영어를 한마디도 하지 못했고, 나는 몽골어를 전혀 몰랐다. 우리는 서툰 몸짓과 미소로 서로의 이야기를 나눴다. 나는 그들의 삶의 방식, 끝없이 펼쳐진 초원과 함께하는 그들의 철학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그들은 내가 사는 도시의 삶에 대해 궁금해했고, 나는 내가 하는 일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해 주었다. 언어의 장벽 때문에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눌 수는 없었지만, 그들의 순수한 호기심과 삶에 대한 진정성은 내게 큰 울림을 주었다. 도시로 돌아온 후, 나는 그들의 삶의 방식을 떠올리며 ‘지속 가능한 삶’과 ‘필요한 것만 남기는 삶’에 대한 글을 썼다. 그리고 그 글은 나의 비즈니스 모델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 최소한의 자원으로 최대한의 가치를 창출하는 것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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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사회학자 마크 그라노베터(Mark Granovetter)가 주장한 ‘약한 연결의 강점(The Strength of Weak Ties)’이라는 이론과 일맥상통한다. 그라노베터는 개인의 삶과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정보나 기회는 주로 친밀하지 않은 관계, 즉 ‘약한 연결’을 통해 전달된다고 주장한다. 강한 연결(가족, 친한 친구)은 나와 비슷한 정보와 생각을 공유하기 때문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기 어렵다. 반면, 약한 연결은 내가 속하지 않은 다른 세상의 정보를 가져다주기 때문에 혁신적인 아이디어나 기회를 얻을 가능성이 훨씬 높다. 여행지에서의 우연한 만남은 바로 이 '약한 연결'의 정수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약한 연결을 비즈니스 네트워킹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몇 가지 중요한 태도가 필요하다. 첫째, **'진정성 있는 호기심'**이다. 상대방의 직함이나 배경보다는 그 사람 자체에 대한 호기심을 가져야 한다. 그 사람이 어떤 것을 좋아하고, 무엇에 열정을 가지고 있는지 진심으로 궁금해하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정보 교환을 넘어, 진정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관계의 깊이를 더한다. 둘째, **'주고받는 관계가 아닌, 나누는 관계'**를 지향해야 한다. 명함을 주고받으며 ‘나중에 연락드릴게요’라고 말하는 것은 관계의 끝을 의미한다. 대신, 상대방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내가 가진 작은 지식이나 경험을 기꺼이 나누는 데 집중해야 한다. 나눔은 또 다른 나눔을 부르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연결이 만들어진다. 셋째, **'경계 없는 개방성'**을 가져야 한다. 우리는 종종 ‘비즈니스’와 ‘개인적인 삶’을 철저히 분리하려 하지만, 여행지에서는 그 경계가 무의미해진다. 여행은 우리 모두를 동등한 위치에 놓는다. 그곳에서는 누구나 여행자일 뿐이다. 이러한 개방적인 태도는 전혀 예상치 못한 분야의 사람들과도 허물없이 대화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교환할 수 있는 용기를 준다.

나는 낯선 땅에서 만난 사람들을 통해 수많은 비즈니스 영감을 얻었다. 코스타리카의 작은 카페에서 만난 바리스타와 대화하며 현지 농부들과 직접 거래하는 공정 무역 모델을 구상했고, 스코틀랜드의 펍에서 만난 프로그래머와의 짧은 대화가 나의 웹사이트 리뉴얼에 결정적인 아이디어를 제공했다. 이 모든 만남은 계획된 것이 아니었기에 더욱 소중했고, 진정성 있는 대화 속에서 탄생했기에 더욱 강력했다.

여행지에서의 만남은 단순한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다. 그것은 당신의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씨앗을 뿌리는 행위이다. 명함을 교환하는 대신, 진심을 교환하고, 형식적인 대화 대신 진솔한 이야기를 나눌 때, 당신의 비즈니스는 새로운 차원의 기회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이제 우리는 사람과의 만남을 통해 얻은 영감을 가지고, 더 나아가 낯선 문화 속에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찾아내는 여정을 시작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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