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 비즈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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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장. 소비자 행동, 상인 태도, 서비스 방식 등 관찰하기

by 정민영


12장. 소비자 행동, 상인 태도, 서비스 방식 등 관찰하기


중국의 거리 곳곳에서 나는 하루에도 셀 수 없이 많은 고객과 판매자의 상호작용을 목격했다. 그들의 행동과 태도, 서비스 방식을 관찰하며 ‘소비자의 마음을 진심으로 읽는 법’을 배웠다.

현지 상인들은 유연하고도 창의적인 방법으로 고객의 요구에 대응했고, 이 과정에서 반복되는 실패와 성공의 흔적을 감지할 수 있었다. 어떤 상인은 단골 고객의 이름을 기억하며 인사를 건넸고, 또 다른 상인은 즉석에서 제품을 맞춤 제작해 팔기도 했다. 이런 섬세함과 즉각적 대응은 고객과의 신뢰 구축에 있어 핵심적이었다.

소비자들의 행동도 단조롭지 않았다. 그들은 단순히 물건을 사는 데 그치지 않고, 판매자와 대화하고, 상품을 만지고, 때로는 가격을 흥정하며 그 경험 전체를 즐겼다. 이 모든 과정은 ‘체험 소비’라는 개념을 떠올리게 했다. 단순한 상품 거래를 넘어 고객 경험 자체가 중요한 자산임을 나는 이 순간 실감했다.

사회학에서는 ‘상호작용 의례(interaction ritual)’가 지속적 관계 형성에 중요하다고 본다. 중국 거리에서 관찰한 생생한 상호작용은 이 이론을 실제로 체감하게 하는 경험이었다.

복잡한 중국 시장의 거대한 풍경 속에서 나는 한동안 길을 잃었다. 무엇을 보아야 할지, 어디에 초점을 맞춰야 할지 막막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이내 깨달았다. 시장의 진정한 본질은 화려한 간판이나 압도적인 규모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움직이는 '사람들'에게 있다는 것을. 소비자가 물건을 고르는 미세한 몸짓, 상인이 손님에게 건네는 한마디의 말, 그리고 물건을 주고받는 방식. 이 모든 사소한 행동 속에 비즈니스의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결정적인 단서들이 숨겨져 있었다. 나는 이제 시장의 풍경 전체를 훑는 대신, 그 안의 개별 주체들, 즉 소비자, 상인, 그리고 서비스 방식이라는 세 가지 핵심 요소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그리고 그 집중적인 관찰을 통해 나는 비로소 시장의 진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나는 중국의 한 길거리 음식점에서 '소비자 행동'을 관찰하며 비즈니스의 중요한 원리를 깨달았다. 그곳은 여러 개의 길거리 음식점이 모여 있는 곳이었는데, 유독 한 가게만 손님들로 북적였다. 다른 가게들은 파리만 날리는 상황이었다. 나는 호기심에 그 가게 앞에 서서 한 시간 동안 사람들의 행동을 지켜보았다. 손님들은 가게 앞에 놓인 여러 개의 냄비 중에서 어떤 것을 고를지 망설이다가, 결국 가장 따뜻한 김이 피어오르는 냄비의 음식을 선택했다. 그리고 주인은 손님이 음식을 고르는 동안, 그 음식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나, 오늘 아침에 직접 공수해 온 재료라는 설명을 덧붙이며 신뢰를 쌓았다. 이 모든 과정은 순식간에 일어났지만, 나는 그 속에서 '고객 여정(Customer Journey)'이라는 개념을 보았다. 고객은 단순히 배가 고파 음식을 사러 온 것이 아니었다. 그들은 '신뢰할 수 있는 가게를 선택하고', '신선한 음식을 확인하며', '주인과의 소통을 통해 즐거움을 얻는' 하나의 여정을 경험하고 있었다. 나는 이 경험을 통해 나의 비즈니스도 고객이 어떤 여정을 거쳐 우리를 선택하는지, 그 여정의 각 단계에서 어떤 경험을 제공해야 할지 깊이 고민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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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곳에서 나는 '상인 태도'의 힘을 느꼈다. 중국의 한 소규모 전자상가에서 나는 비슷한 제품을 파는 두 가게를 만났다. 한 가게는 주인이 앉아 스마트폰만 들여다보고 있었고, 손님이 와도 무심한 태도로 일관했다. 다른 가게의 주인은 끊임없이 가게를 청소하고, 진열된 상품의 먼지를 닦으며 손님이 오기를 기다렸다. 손님이 들어서자, 그는 제품의 기능은 물론, 사용 팁과 A/S 방법까지 친절하게 설명해 주었다. 놀랍게도, 두 가게의 제품 가격은 거의 비슷했지만, 손님들은 언제나 두 번째 가게로 향했다. 그들은 단순히 물건을 사러 온 것이 아니라, '전문가의 조언'을 구하고 '안심'을 얻고 싶어 했던 것이다. 나는 이 상인의 태도에서 '관계 마케팅'의 본질을 보았다. 관계 마케팅은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고객과 장기적인 신뢰 관계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상인은 자신의 제품에 대한 깊은 지식과 진심 어린 태도로 고객과의 관계를 쌓았고, 그것이 바로 그의 가장 강력한 경쟁력이 되었다. 나는 이 경험을 통해 나의 비즈니스도 고객에게 단순히 제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전문가로서의 가치를 제공하고, 신뢰를 쌓는 데 집중해야 함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마지막으로, 나는 중국의 한 편의점에서 '서비스 방식'의 혁신을 보았다. 나는 여러 개의 상품을 골라 계산대로 향했는데, 직원은 바코드를 찍는 동시에, 내가 따로 언급하지도 않은 멤버십 할인을 자동으로 적용해 주었다. 그리고 QR코드를 보여주는 것만으로 결제가 순식간에 끝났다. 이 모든 과정은 단 10초도 걸리지 않았다. 이 간단한 경험은 나에게 '고객 경험(UX, User Experience)'의 본질을 깨닫게 해 주었다. UX는 단순히 제품의 디자인을 예쁘게 만드는 것을 넘어, 고객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용하는 모든 과정에서 느끼는 만족도를 극대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편의점의 서비스 방식은 고객이 겪을 수 있는 모든 불편함(멤버십 카드를 찾는 시간, 결제 수단을 고르는 시간 등)을 미리 예측하고 제거함으로써, 최상의 고객 경험을 제공하고 있었다. 나는 이 경험을 통해 나의 비즈니스도 고객의 입장에서 '불편한 점은 없는지', '더 편리하게 만들 수는 없는지'를 끊임없이 고민해야 함을 깨달았다.

시장은 하나의 거대한 생태계이며, 그 안에서 움직이는 모든 주체들의 행동은 비즈니스의 방향을 알려주는 나침반과 같다. 복잡한 데이터와 이론에 갇히는 대신, 직접 시장에 나가 소비자 행동, 상인 태도, 서비스 방식을 관찰할 때, 우리는 비로소 살아있는 비즈니스 감각을 깨울 수 있다. 이제 우리는 시장이라는 거울을 통해 더 깊이 있는 디테일, 즉 '사소하지만 특별한 것들'을 찾아 나서는 여정을 시작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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