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장. 중국식 비즈니스 운영 방식과 시스템 이해
마지막으로 중국 비즈니스의 독특한 운영 시스템에 대해 깊이 들여다보았다. 무엇보다 빠른 실행력과 유연성이 인상적이었다. 치열한 경쟁 환경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이들은 상황 변화에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하루에도 여러 번 진열 상품을 바꾸고, 트렌드에 민감하게 대응하는 동시에, 무엇을 버릴지 과감히 결정하는 용기가 돋보였다.
또한, ‘관계’ 중심의 비즈니스 문화에 초점을 맞췄다. 공식적 계약보다 구두 약속이 더 강력하게 작용하고, 상호 간의 신뢰와 면 대 면 소통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했다. 시스템도 이 유연성을 지원하도록 설계되어 있었다. 회사 내부의 의사 결정과정이 짧고, 보험의 개념보다는 빠른 회복력과 실전 감각을 중시하는 것이 특징이다.
나는 이런 방식을 경험하며 내가 가진 ‘일의 원칙’에 다시 질문을 던졌다. 완벽히 통제할 수 없는 환경에서 생존하는 법, 신속한 판단과 조직 내 신뢰 구축이 결합될 때 비로소 진짜 중국식 경영의 본질이 드러난다는 교훈을 얻었다.
나는 서구의 합리성과 효율성에 기반한 비즈니스 관점으로 중국 시장을 이해하려 했다. 계약서의 조항 하나하나를 따지고, 명확한 데이터와 논리에 근거해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중국의 거리에서 만난 상인들, 그리고 비즈니스 파트너들과의 만남을 통해 나는 내가 가진 관점이 얼마나 좁았는지 깨달았다. 중국 시장의 성공은 단순히 뛰어난 제품이나 서비스, 혹은 화려한 마케팅 전략에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 근본에는 서구식 비즈니스 관점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그들만의 독특한 운영 방식과 시스템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리고 그 시스템의 핵심에는 '꽌시(关系)'라는 문화가 깊숙이 자리하고 있었다.
나는 중국에서 비즈니스를 진행하며 '꽌시(关系)'라는 개념이 얼마나 중요한지 뼈저리게 느꼈다. 꽌시는 단순히 '인맥'을 넘어, 서로의 이익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사회적 관계망을 의미한다. 계약서나 법적 구속력보다, 꽌시를 통해 맺어진 신뢰와 관계가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경우가 많았다. 나는 한때 프로젝트의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파트너와 첨예하게 대립한 적이 있었다. 서구식 관점으로 나는 논리와 데이터로 그를 설득하려 했지만, 그는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이후, 나는 그와의 사적인 만남에서 차를 마시며 서로의 인생 이야기를 나누었고, 그 과정에서 우리는 깊은 인간적인 신뢰를 쌓게 되었다. 그리고 놀랍게도, 그 신뢰가 쌓이자마자 그는 나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이 경험은 나에게 '비즈니스는 논리만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관계를 통해 하는 것'이라는 중요한 깨달음을 주었다. 중국식 비즈니스 운영 방식에서 꽌시는 단순한 사교 활동을 넘어, 비즈니스의 성공과 실패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시스템 중 하나였다.
중국 비즈니스의 또 다른 특징은 압도적인 '빠른 실행력'과 '속도'였다. 한국에서 하나의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위해 수많은 회의와 검토 절차를 거치는 동안, 중국에서는 이미 시장에 제품이 출시되어 있었다. 그들은 '완벽'을 추구하기보다 '빠른 실행'을 통해 시장의 반응을 살피고, 피드백을 받아 빠르게 개선해 나가는 방식을 택했다. 나는 한때 이들의 빠른 속도가 '경솔하다'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이내 나는 그들의 속도가 단순히 조급함이 아니라, '급변하는 시장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생존 전략'임을 깨달았다. 중국 시장은 매일같이 새로운 기술과 트렌드가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완벽을 추구하며 시간을 지체하는 것은 곧 실패를 의미했다. 그들의 빠른 실행력은 '시장 생태계(Market Ecosystem)'를 빠르게 변화시키고, 혁신을 이끌어내는 중요한 동력이었다. 나는 이들의 속도에서 '완벽주의에 갇혀 시작조차 하지 못했던' 나의 과거를 반성하고, '일단 실행하고, 빠르게 개선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태도를 배우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나는 중국 비즈니스의 '모방(Copycat)' 전략을 재해석하게 되었다. 서구식 관점에서는 모방이 단순히 '도용'이나 '창의성의 부재'로 여겨지지만, 나는 중국의 모방이 단순한 도용을 넘어 '빠른 현지화'와 '최적화'를 위한 하나의 시스템임을 깨달았다. 그들은 이미 성공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모방하여 빠르게 시장에 내놓고, 그 과정에서 중국 시장의 특성에 맞게 현지화하고 최적화하는 데 집중했다. 예를 들어, 서구의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그대로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모바일 결제나 독특한 문화적 선호도를 반영하여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재탄생시켰다. 이러한 모방은 단순히 베끼는 것이 아니라, '학습'과 '개선'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하나의 전략이었다. 나는 이들의 모방 전략에서 '남의 것을 그대로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성공 원리를 파악하고, 나의 것으로 재해석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배웠다.
나는 중국식 비즈니스 운영 방식과 시스템을 이해하면서, 나의 비즈니스 관점 자체가 근본적으로 바뀌었다. 논리와 데이터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 했던 나의 과거는, 이제 '관계'와 '속도'라는 새로운 가치를 품게 되었다. 나는 중국에서 얻은 이 모든 깨달음을 가지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나의 비즈니스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를 고민하게 되었다. 여행에서 얻은 이 모든 경험들이 나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나의 비즈니스를 어떻게 성장시켰는지, 다음 6부 '삶으로 돌아온 여행'에서 더 깊이 이야기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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