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의 중요성
우리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세상의 모든 것을 다 알지 못한다.
다 안다고 해도 그것은 착각일 가능성이 높다.
어린 시절의 나는 꽤 많은 것을 안다고 자만했었다.
실제로 TV 퀴즈쇼에 나오는 문제들을 꽤 많이 맞힐 정도였고, 학교 성적도 준수한 편이었다.
하지만 점점 나이가 들고, 더 많은 사람을 만날수록 나는 아는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사람들의 생각이 전부 나 같지 않았고,
세상의 모든 부모님이 나의 부모님과 같지 않았으며,
집에서 이루어지는 사소한 생활습관까지도 전부 달랐다.
시골에서 초, 중, 고를 나온 나에게 있어서 대학은 그런 의미에서 큰 충격이었다.
동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내 경험의 첫 번째 확장이 바로 대학진학이었다.
다양한 지역에서 모이는 친구들과 이야기를 할수록 내 세계는 너무도 좁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게 1년을 보내고 군대를 갔을 때는 더 크게 놀랐다.
대학은 어느 정도 성적이 비슷한 친구들이 모이다 보니 서로 상식 수준이 비슷했는데,
군대는 전국의 모든 또래가 모이니 내가 아는 상식이 상식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람은 참 다양했다.
생각이 여러모로 바뀐 뒤로 나는 더 이상 자만하지 않았고,
오히려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20살부터 1년 동안 아르바이트를 하루에 3개씩 하며 돈을 모아서 유럽을 2달간 다녀온 아내를 만나고
나이 서른에 처음으로 유럽을 나갔을 때는 또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되었다.
살면서 나는 여행이라는 것에 큰 감흥이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더 크고 넓은 세상을 보고 나니 시야가 달라진 기분이었다.
시야가 좁은 친구들이 안타깝게 느껴질 정도였다.
나는 지금 동네를 벗어나 수도권에 자리를 잡고 일을 하고 있는데,
가끔씩 동네 친구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눌 때면 몇 년 사이 생각이 참 많이 달라졌구나 하고 놀라곤 한다.
나름 큰 회사를 다니며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더 큰 꿈과 욕심을 가지고 인생을 가꾸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그들은 더 큰 목표를 향해서 항상 무언가를 하는 삶을 살고 있더라.
동네 친구들 중 동네를 크게 벗어나지 않고 살고 있는 친구들은
현재 삶에 만족하면서 여유롭게 살고 있더라.
나는 두 부류의 삶을 사는 사람들을 모두 알고 있어 참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세상에 정답은 없고, 두 부류 모두 자기의 인생을 나름대로 꾸려나가고 있지만,
두 부류를 모두 만나보고, 이야기를 나눠보고, 직접 나와 맞는 선택을 한 사람은 적다는 생각을 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 경험 밖의 일은 그럴 리 없다고 단정 지어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이른바 갓생이라 불리는 항상 무언가를 하는 삶을 사는 사람들이 보기에 내 동네 친구들은 그저 현실에 안주하는 한심한 사람일 수 있고, 비교적 여유로운 사고를 가지고 사는 내 동네 친구들이 보기에 갓생을 사는 사람들은 욕심이 가득해서 현재를 즐기지 못하는 사람일 수도 있다.
사람들을 만나면 만날수록,
새로운 경험을 하면 할수록 느끼는 것은
모든 사람의 인생과 행동에는 그 나름의 이유가 있고, 정답은 없다는 것이다.
내 시야에서 다른 사람을 재단하고 단정 짓기보다는
조금 더 넓은 시야를 가지고 삶을 대한다면 그제야 비로소 우물에서 기어 나와 세상을 보는 개구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우리가 더 부자가 되고, 더 편하게 살기 위해서 경험이 중요하다기보다는
다양한 삶을 만나보면서 조금 더 유연한 삶의 태도를 가지기 위해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분노와 혐오와 피로로 가득한 요즘 사회에서
남들보다 조금이라도 더 유연한 삶의 태도를 가지고 삶을 살아간다면
내가 스스로 더 나은 사람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스스로를 가꾸어 나갈 때
비로소 남들이 보지 못하는 기회를 잡을 수 있고,
삶이 더 풍요로워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