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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성복 Jan 17. 2023

당인리 책 발전소

당인리 책 발전소

'당인리 책 발전소'는 오상진 아나운서와 김소영 아나운서 부부가 운영하는 서점이다. 

다른 동네서점에 비해서 사람들에게 알려진 부부가 운영하는 서점이라 찾아오는 분들이 많기는 하지만, 역시 동네서점을 운영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부부는 말한다.  


그렇다면 왜 아나운서 부부가 동네서점을 운영하게 되었을까? 

물론 정확한 이유는 직접 만나서 들어보지 않으면 알 수 없지만, 김소영 아나운서가 MBC 라이오 프로그램을 하며 책을 함께 읽고 나누는 일의 재미를 발견 한 것 그리고 그녀의 책 [진작 할 걸 그랬어]에서 책을 얼마나 사랑하는지만 보아도 알 수 있을 것 같다. 


당인리 책 발전소는 합정역에서 망원역 방향으로 15분에서 20분 정도 걸어가면 나온다. 하지만 지도 어플을 보고 찾아갔음에도 한 번에 발견하지 못하고 헤매다가 겨우 들어갔다. 당인리 책 발전소에 들어가면서 놀란 것은 두 가지 였는데 첫째는 평일이라는 것을 감안해도 서점에 손님이 거의 없다는 것이었다. 다른 서점들에 비해 알려진 서점이었음에도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 것을 보고 역시 서점은 운영하는 것은 쉽지 않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책을 읽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동네서점이 활기를 띌 뿐 아니라, 동네서점이 그 지역의 커뮤니티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사람들의 관심이 정말 필요하다는 것을 세삼스레 느낄 수 있었다. 두 번째는 서점의 규모가 생각했던 것 보다 크지 않았던 것이 놀라웠다. 퇴사 이후에도 방송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부부여서 규모를 크게 만들것이라 생각했는데 당인리책발전소는 동네의 서점의 역할을 하기에 적절한 규모였다. 물론 임대료가 비싼 것이 가장 큰 이유였겠지만 동네서점이 너무 크면 동네서점이 주는 아늑함이 사라질 수 있기에 그리 크지 않아서 더 좋았다. 

 


어느 동네서점이나 마찬가지겠지만 동네서점이 주는 매력은, 사실은 그럴 수 밖에 없지만, 동네서점만이 주는 큐레이션 때문일 것이다. 동네서점은 규모나 인력이나 예산때문에 대형서점처럼 모든 책을 진열할 수도 없고 보관 할 수도 없다. 그래서 동네서점은 그 서점만의 큐레이션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한 동네의 서점의 단골이되면 동네서점 주인의 책 고르는 성향을 자연스럽게 따라가게 될 것이다. 그것이 동네서점의 한계이자 동시에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에 동네서점만의 가치가 있는 것이다. 


해가 갈수록 책을 읽는 사람들은 줄어가는데, 각 지역에 독특한 동네서점이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는 것을 보면 참 아이러니 한 것 같다. 하지만 동네서점은 앞으로도 생격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동네서점은 단순히 책을 파는 서점의 역할 만이 아니라, 그 동네의 작은 커뮤니티 역할을 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라의 지원도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당인리 책발전소도 어렵지만 그래도 사람들에게 알려진 아나운서가 부부가 운영하는 서점이기에 다른 동네서점들보다는 상황이 괜찮지 않을까?생각을 한다. 그럼에도 더 쉬운 길도 있었을텐데 동네의 작은 서점으로서 책을 소개하고, 동네의 커뮤니티 공간으로서 당인리 책발전소가 그 역할을 앞으로도 잘 해 주기를 응원하고 싶다. 그래야 이들 부부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격려를 받고 동네서점을 시작하고, 동네서점을 방문할 것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알쓸인잡'에서 김영하 작가가 한 말을 덧붙이고 싶다. 

어느 지역이든지 동네서점을 찾아가게 되면 책 한권씩 꼭 구입해 달라고! 동네서점이 커피를 팔고, 여러가지 굿즈를 파는 이유는 책을 팔아서는 서점을 운영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사는 지역의 동네서점이든지, 다른 지역에 있는 동네서점을 방문하든지 책 한 권이라도 구입하는 것이 서점을 위해서도 그 동네를 위해서도 좋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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