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어는 왜 그렇게 화려한가?

열대어의 색이 우리에게 말해주는 것

by 정수필

수족관에 가면

사람들이 가장 오래 시선을 두는 곳은

언제나 열대어가 있는 수조다.


붉은색, 파란색, 노란색, 심지어 무지개색까지.

너무 작고 약해 보이지만

그 색만큼은 어떤 존재보다 당당하다.


나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왜 쟤들은 저토록 눈에 띄어야 했을까?



자연에서 눈에 띈다는 건

보통 위험한 일이다.

포식자에게 발견되기 쉽고

도망치기도 어렵다.


대부분의 동물은

몸을 숨기거나 배경에 섞이려고 노력한다.

그래야 살아남기 때문이다.


그런데 열대어는, 정반대다.

오히려 더 튄다.

더 빛난다.

더 당당하다.


왜 그럴까?




그 이유는 생각보다 다양하고 깊다.

우선은 경고다.

"나는 먹으면 안 돼. 독이 있어."

강한 색은 자연계에서 경고의 언어다.


또한, 짝짓기의 메시지다.

강한 색은 건강하고

유전적으로 우수하다는 신호다.

짝을 찾기 위해,

자신을 더 돋보이게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이유.

종을 구분하기 위해서다.

비슷한 종류의 물고기 사이에서

'나는 누구인가'를 드러내기 위한 고유의 색.




그걸 알고 나니

열대어의 색이 더 이상

단지 예쁘다는 말로 설명되지 않았다.


그건 생존이고,

전략이고,

정체성이었다.




우리는 사회 속에서

자주 이렇게 말한다.

너무 튀지 마,

적당히 눈에 띄어야지,

색이 너무 강한 건 부담스러워.


하지만 열대어는 보여준다.

색이 강하다는 건

존재가 분명하다는 것.

눈에 띄는 건

자신이 누구인지 확실히 말할 수 있다는 것.




나는 그런 열대어들이 좋다.

작지만 확실한 색으로

바다 한복판에서

"나 여기 있어!"라고 말하는 생명들.


그건 어쩌면,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지만

감추고 있는 색인지도 모른다.




혹시 지금,

당신은 당신의 색을 감추고 있진 않은가?

보여주면 위험할까 봐,

비난받을까 봐,

무리에서 튀어 보일까 봐?


열대어는 말한다.

화려하게 살아남은 것도 가능하다고.

눈에 띄는 것도

살아남는 방식일 수 있다고.




필명 |정각(正覺):

문제를 바르게 꿰뚫고,

삶을 새롭게 정의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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