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혼란 속에서도 중심을 지키는 힘

태풍의 눈이 말해주는 내면의 균형

by 정수필

세상은 요란하다.

뉴스는 폭우처럼 쏟아지고

소셜미디어는 바람처럼 몰아친다.

사방에서 들려오는 소리들 사이에서

우리는 자주 흔들린다.

그럴 때 문득,

자연 속 어떤 현상이 떠오른다.

태풍.

그것도

태풍의 눈.



태풍은 거센 바람과 강한 비를 동반한

자연의 가장 파괴적인 현상 중 하나다.

그런데 그 중심,

바로 태풍의 눈이라 불리는 그 자리는

놀랍도록 조용하고 평온하다.


과학적으로 보면

왜 태풍의 눈은 조용한가?


태풍은 중심을 향해 공기가 몰려들고

이 공기는 상승하며 구름과 비를 만든다.

하지만 정작 태풍의 중심에서는

공기가 아래로 내려가는 하강 기류가 생기고

바람도 거의 없다.


그 결과

태풍의 눈은 하늘이 맑고,

바람도 자취를 감춘다.


태풍의 눈은

그저 폭풍의 일시적 공백이 아니라

그 혼란을 가능하게 만든

질서의 중심이다.


감정적으로 보면

태풍 속 고요함이 말해준다.


우리 삶도 종종

태풍 한가운데에 들어선 듯한 날이 있다.


할 일은 몰려오고

감정은 불어나며

생각은 폭풍처럼 머릿속을 휘젓는다.


그럴 때,

우리는 바깥의 소용돌이에만 주목한다.

어디가 더 위험한가,

무엇을 막아야 하나.


하지만 정말 중요한 건

그 혼란의 중심에서 내가 어떤 상태인지다.


가장 강한 폭풍의 중심은 조용하다


조용한 건

무기력해서가 아니다.

고요한 건

피하고 있어서가 아니다.


그건

에너지가 응축된 자리고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출발점이다.


바깥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휘둘리기보다

중심에 서서 관찰할 수 있는 힘.

그것이

태풍의 눈이 지닌 진짜 힘이다.


내면에도 이런 눈이 있다면

우리가 격한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잠깐 멈춰 서서

호흡을 가다듬고

스스로를 바라볼 수 있다면,

그 순간이 바로

내 안의 태풍의 눈일지 모른다.


그곳에서는

판단이 잠시 멈추고

감정이 흐르고

생각이 고요해진다.


혼란은 멈추지 않지만

휘둘리지 않는다.


그래서

지금 당신에게 묻고 싶다.


당신은 지금

어디에 서 있는가?


세상의 바깥에서

몰아치는 바람에 끌려다니고 있는가?


아니면

소용돌이의 중심에서

조용히, 단단히

스스로를 붙잡고 있는가?


세상은 요란할 것이다.

앞으로도.


하지만

우리는 그 안에서

자신만의 고요한 눈을 만들어야 한다.




필명 |정각(正覺):

문제를 바르게 꿰뚫고,

삶을 새롭게 정의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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