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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차장 Mar 17. 2023

즐거움

꼭꼭 숨어라

아이처럼 순수하게 즐거움을 느껴본 게 언제일까.

“즐거움은 숨바꼭질을 하는 어린아이와 같다. 평소에는 숨어있다가 내가 찾지 못하면 왜 못 찾느냐며 성난 소처럼 달려든다. 화를 풀어주기 위해 난 온 힘을 다해 놀아준다. 10분이면 충분하다. 언제 화를 냈냐는 듯 천진난만한 얼굴의 즐거움이 내게 말한다. “이제 내가 술래!”

즐거움뿐만 아니라 세상 모든 것으로부터 숨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항상 나를 가장 먼저 찾아주는 것은 즐거움이다. 끊임없이 서로를 찾고 찾아지고 우리의 숨바꼭질은 끝나지 않는다.

그러나 시간은 왜 모두에게 똑같이 적용되지 않을까. 나는 나이가 들었고 즐거움은 아주 어렸을 적 봤던 모습 그대로이다. 조금씩 술래잡기가 힘에 부친다. 언제까지 놀아줄 수 있을지 감도 안잡힌다. 

즐거움이 말한다. “이제 너가 술래야! 10까지 세” 생각해보면 즐거움은 항상 내가 충분히 쉴수 있게 베려해 주었다. 찾아달라고 숨는 것이 아니었다. 그 시간은 나를 위한 시간이었던 것이다. 다만 쉼이 길어지면 조금 화를 냈을 뿐. 나는 숨을 고르고 아주 천천히 외친다. 하나. 둘.. 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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