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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육각 May 03. 2022

[오붓한달] 함께해서 오붓한 달

BY 이우정, 고정인 모녀

2022년도 어느덧 절반이 흘렀어요. 5월은 가족들 품에서 에너지와 사랑을 충전하는 달입니다.

매일 먹는 밥, 함께 하는 여가 시간, 평범한 안부 전화...

하루하루를 가족과의 ‘오붓한’ 시간들로 채워보세요.

우리가 오붓할 수 있는 시간은 생각보다 빨리 흘러가거든요.


오붓한 인터뷰, 첫 번째 주인공은

친구 같은 엄마, 동료 같은 딸

이우정, 고정인 모녀의 이야기입니다.



인터뷰이

엄마 이우정(@wjunglee), 딸 고정인(@kojungin0310)



함께 하는 취미생활


저희 가족은 자칭, 타칭 '체육인'이에요. 식구들이 모두 운동을 엄청 좋아하고 잘하거든요. 특히 정인이와 제가 같이 하는 운동 시간이 많은데 최근 저희의 주 종목은 자전거와 수영이랍니다. 


요즘 야외활동하기 좋은 날들이잖아요. 풍경도 이쁘고요. 정인이랑 같이 자전거 타면서 바람도 느끼고, 꽃도 보면서 “아, 너무 좋다. 아, 너무 이쁘다."라고 이야기해요. 자연 안에서 보내는 시간 동안 정인이도 저도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많이 얻게 되는 것 같아요. 



수영은 같이 배운 지 3년 정도 되었는데, 딸과 함께 하는 재미가 있어요. 예쁜 수영 용품도 같이 고르고요. 제 생일에는 정인이에게 수영복 선물도 받았죠. 영법이나 자세, 물속 동작의 어려움에 대해 서로 말하고 흉내 내면서 깔깔 웃기도 해요. 


무언가를 같이 배우고 함께 성장하는 과정을 공유하면서 서로에게 공감하고 추억이 차곡차곡 쌓여가는 건 저와 정인이에게 아주 소중하고 값진 재산 같아요.




서로의 성장을 응원해


우리는 누구보다 더 서로의 성장을 진심으로 기뻐하는 사이에요. 서로의 존재를 위해주고 진심으로 응원해 주는 그런 사이요. 우리의 대화는 다른 사람들의 조언보다 더 진실되고 값지다고 생각합니다. 


정인이가 올해 초등학교 4학년인데, 엄마인 저보다 정인이의 생각들이 더 창의롭고 유연할 때가 많더라고요. 때론 제가 가진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에 정인이와의 대화가 큰 도움이 되기도 하죠. 정인이의 생각들은 계산적이지 않고 구태의연하지도 않으면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순수한 힘이 있더라고요. 


엄마와 딸 이전에 사람 대 사람으로서의 존중을 정인이에게 느끼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정인이에게 엄마의 입장과 생각을 강요하기 보다 정인이가 하고 싶은 것들을 실현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많이 해요.


괜찮아 안되면 또 하지 뭐


지난겨울에 정인이도 어엿한 3년 차 스키어가 되었어요. 


제가 느끼기에 정인이는 (그리고 아들 주원이도!) 잘하는 게 참 많은데 그걸 어딘가에 나서서 뽐내거나 평가받는 걸 두려워하는 것 같았어요. 보란 듯이 엄마인 제가 스키 자격증 시험에 도전했어요. 정말 하기 싫었지만, "'안되면 내년에 또 하지 뭐!" 하고 엄마가 먼저 모범을 보인 거죠. 그런데 뜻밖에 1등으로 합격을 한 거예요.


그때 동료 스키어인 정인이의 응원과 축하를 잊을 수 없어요. 제 모습에서 힘을 얻은 건지 제가 자격증을 따고 얼마 뒤 정인이가 피아노 콩쿠르에 나가겠다고 하는 거예요. “실수해도 괜찮아! 다음에 또 하면 되지, 뭐” 하고 제가 한말을 그대로 중얼거리더라고요. 정인이의 모습에서 저를 닮은 모습이 보였던 그 순간은 제게 자격증 취득보다 더 큰 성취로 남아있어요. 실패는 두렵지만 그럼에도 도전하는 법을 아이들에게 알려줄 수 있어서 뿌듯했어요.


 

손재주를 닮은 우리


정인이를 임신하고 제가 그림을 배웠었어요. 신기하게 정인이도 장난감 보다 그림 그리기를 더 좋아하더라고요. 당시에 집 안에 온통 제가 그린 그림들로 꾸며져있었는데요, 자연스럽게 같이 그림을 자주 그렸던 것 같아요. 


정인이가 초등학생이 된 이후로는 한 가지 주제로 그림 배틀도 자주 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정인이의 그림이 제 그림보다 더 감각적이더라고요? 묘한 패배감을 느꼈어요. 엄마지만 지는 건 싫거든요. ㅎㅎ 그래서 그 무렵부터는 종종 요리를 같이 만들기 시작했죠. 요리는 제가 오래도록 지지 않을 자신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요즘 정인이가 유튜브로 요리 레시피 영상을 보네요? 종종 제게 나도 만들어보고 싶다며 도움도 요청하는데, 제가 재료를 구해주고 설명만 조금 해주면 정인이가 혼자서도 뚝딱 잘 만들어내더라고요. 그런 정인이를 보면서 또다시 패배감을 느낄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2017년 엄마의 도움을 받아 첫 김밥을 완성한 정인이
2021년 무섭게 성장한 요리 꿈나무



함께 만들어서 더 특별한


요즘 요리에 관심이 많은 정인이를 위해 오늘은 함께 저녁 식사를 만들기로 했어요. 두툼하고 질 좋은 정육각 밀키트를 주문했는데 신선한 붉은빛이 어찌나 이쁘던지요. 학원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정인이의 목소리도 가볍게 떠있어 제 기분이 덩달아 좋아졌어요. 


레시피 카드와 재료가 동봉되어 있어 같이 만들기 참 좋았어요.

“엄마,  물은 여기에 넣어요? 아. 이렇게 만드는구나. 빵가루 붙이는 게 생각보다 어렵네? 여기 빵가루 좀 추가요.”라며 재잘거리는 정인이의 밝은 목소리와 함께 수제 돈까스가 뚝딱 완성되었어요. 


“와~ 엄마 진짜 맛있어!!!”라며 정인이가 뒤이어 이렇게 말하더라고요.




 우리가 함께 직접 만들어서 더 맛있는 것 같아. 엄마 이런 음식은 특별한 음식이잖아.


아.. 맞아요. 우리는 오늘 저녁으로 아주 특별한 음식을 함께 먹었어요.

오늘도 엄마가 정인이에게 한 수 배웁니다.


 

나를 좋아해 주는 너


저는 프로 집밥러예요. 음식 만드는 걸 즐기고 좋아해요. 그래서 가족들 음식도 주로 만들어 먹이는 편인데 정인이는 제 요리에 대한 평가가 매우 관대한 편이죠. 제 주방에 대한 호기심도 많고 리액션도 아주 좋고, 새로운 식재료에 대한 편견도 없이 잘 먹어주는 아이랍니다. 엄마 요리가 최고라며 두 엄지를 올려 흔들어 보이고 박수를 쳐주는데, 그게 저를 얼마나 신나게 만드는지 몰라요. 


저녁 식사를 마친 후 주방 정리가 길어지는 날에 정인이는 제 곁에서 책을 읽어줘요. 저도 같이 들을 수 있게 소리를 내서요. 정인이가 어릴 때는 잠들기 전 제가 책을 읽어 주었는데 정인이가 조금 자란 뒤엔 둘이 같이 읽었고, 지금은 주로 정인이가 제게 책을 읽어줘요. 때때로 정인이의 그 목소리를 듣고 있는 것만으로 참 행복하다 느껴요.

N 번째 삶을 사는 너



 “엄마는 첫 번째 인생인데, 정인이는 N 번째 인생인 것 같아. 전생까지 모두 헤아리면 엄마보다 정인이 나이가 훨씬 많을 것 같아”라는 말을 제가 농담처럼 자주 하거든요. 그만큼 정인이는 어린이가 아닌 것 같아요. 식구들이나 친구들의 마음을 많이 들여다보고, 말도 행동도 배려 있고 양보를 잘해요. 친구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많대요.


그런데 저는 정인이의 그런 점이 좋기도 하면서 가끔은 속상할 때도 있어요. 저는 정인이가 좋아하고 하고 싶고 또 할 수 있는 걸 적극적으로 어필하고 표현했으면 좋겠어요. 저는 대학 졸업과 동시에 결혼을 해서 사회적으로 어떤 직위를 가져본 적이 없거든요. 그 점이 두 아이의 엄마로 행복한 삶을 살면서도 항상 스스로에 대한 미안함과 일말의 아쉬움으로 남아있어요. 그래서인지 정인이는 지구촌을 무대로 훨훨 날아다녔으면 좋겠어요. 좋아하는 걸 마음껏 하면서요!



엄마는 정말로 행복한 사람


정인이가 떠올리는 엄마는 항상 밝고 활기차고, 운동도 잘하고, 패션 센스가 넘치고, 인생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정인이가 저를 떠올리면서 항상 웃을 수 있도록요. 정인이를 서포터 하는 일들도 다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이고 평소에 저는 제 자신에 대한 투자도 아끼지 않거든요. 


엄마라고 해서 갑자기 막 찐어른이 되거나 다 잘하는 게 아니잖아요. 저는 어른이고 엄마지만 지금도 계속 배우고 느끼고 감동하고 자라나고 싶어요. 저의 한 번뿐인 인생도 제게는 최고로 소중하니깐요. 그래서 저는 평소에도 내가 자식을 위해서 나를 희생하고 있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아요. 제가 택한 걸 제 성장에 비료 삼아 기꺼이 즐겁게 여기는 중이죠. 저는 소소한 제 주변의 일상들이 참 행복해요.  제가 진실로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게 자랄 수 있다고 저는 굳게 믿고 있어요. 



나의 여자친구이자 평생 친구인 정인아


너로 인해서 나는 점점 더 나은 사람이 되어가는 것 같아. 


지금처럼 우리 앞으로도 오래도록 함께 공통의 과제와 서로의 인생에 대해 진실한 조언을 해가면서 함께 성장하자. 그래서 우리 함께 더 무럭무럭 풍성하게 이쁘게 자라자.


정인아. 앞으로의 나를, 너를, 우리를 잘 부탁해.






평범한 식사 준비도 함께 하면 특별한 추억이 됩니다.

함께 만들기 좋은 초신선 돈까스 밀키트,

이번 주 할인 쿠폰으로 오붓하게 준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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