쏴 아아아~
갑자기 쏟아지는 주말 오후 소나기를 피해 자전거도로 옆 가로수 아래로 다급하게 자전거를 옮기며 비를 피했다.
“그냥 맞고 갈까? 아니면 잠시 기다려볼래?”
커다란 가로수 아래에서 비를 피하며 아들에게 물었다.
“언제 그칠지 모르니 빨리 가는 게 나을 것 같아요”
그냥 비를 맞고 가자는 아들의 말에 신호등을 건너 반대편 자전거 도로로 진입하며 소리쳤다.
“아빠가 앞서 갈 테니 잘 따라와!”
얼마가 지났을까, 아들이 나를 부르는 소리에 자전거를 멈추어 섰다.
“아빠! 아빠!!”
다급했다. 뒤를 돌아보니 아들의 자전거는 넘어져 있고, 아들의 옆에 있는 아주머니가 나를 보며 이리로 오라고 손짓을 하고 있었다. 자전거를 바닥에 내던지듯 세우고 아들이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아들과 부딪힌 듯 보이는 아주머니가 퉁명스럽게 얘기했다.
“아이와 부딪혀서 머리부터 옆구리까지 통증이 있어요”
“죄송합니다. 괜찮으신지요? 제가 아이 아빠입니다.”
함께 있던 다른 아주머니도 나를 보며 짜증 섞인 말투로 얘기했다.
“언니 괜찮아? 병원에 가야 할지 모르니 연락처를 받아요.”
가방에 있던 우산을 급히 꺼내어 다친 언니와 함께 비를 피하며 나를 향해 말했다.
“죄송합니다. 제가 조치해야 할 일이 있으면 연락 주세요.”
가지고 있던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어 연락처를 전달하고 문자 메시지로 명함 이미지도 전달하였다. 쏟아지는 비에 휴대전화도 우리도 몽땅 젖었다.
“아이가 실수한 듯합니다. 다시 한번 사과드립니다. 필요한 일 생기면 연락 주세요. 죄송합니다.”
아들을 일으키고 아주머니에게 사과를 하고 있으니, 옆에 있던 아들의 눈에서는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두 명의 어른이 다그치니 덜컥 겁이 났던 모양이었다.
“울지 마, 괜찮아. 누구나 실수할 수 있어. 다친 데는 없니? 비 많이 맞아 추우니 어서 집에 가자”
집에 도착하여 시무룩해 있는 아들을 다독이며 다급했던 당시 상황을 차분하게 이야기해보라고 했다. 아들도 상대방이 갑자기 풀밭에서 자전거도로 쪽으로 나오는 것을 미처 피하지 못했다며 자기도 무릎에 멍이 들었다고 했다. 그 말을 들으니 순간 야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쏟아지는 비를 그대로 맞으며 마치 가해자 인양 서있던 아들의 모습이 안쓰럽기까지 했다.
“쌍방과실 아닌가?”
분명히 서로 조금씩의 실수가 있었음에도 아이를 몰아세우며 사후처리를 요구하던 아주머니가 야속했다. 사소한 일로 서로의 입장을 내세우면 얼굴을 붉히게 될까 걱정스러워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사과하고 돌아섰던 내 모습이 후회가 되었다. 하지만 이내 평정심을 되찾고 아들에게 말했다.
“혹시 무슨 일이 있으면 아빠가 다 책임질게. 걱정 마!”
그제야 아들의 얼굴에는 안도의 표정이 보였다.
아빠의 위로에 안도하는 아들을 보며 자녀가 기댈 수 있는 부모가 된 것 같아 뿌듯한 생각이 들었다. 아들에게는 걱정하지 말라고 했지만, 혹시 연락이 오면 어떻게 하지 하는 불안한 생각이 들었다. 토요일 오후, 일요일, 그리고 월요일이 되어도 아무런 연락이 오지 않았다. 마음 한편에 남아있던 근심이 사라지고 이내 평안한 마음이 되었다. 아들이 기댈 수 있는 아빠의 역할을 잘 감당했다는 생각과 서로 크게 다치지 않고 잘 마무리된 주말 오후의 에피소드에 살짝 미소가 지어졌다.
다음 주말에도 아들과 함께 자전거 타러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