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다해 글을 읽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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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쟁이미소



글을 읽는다는 것은 큰 용기가 필요하다.

적어도 나에게는 굳은 결심이 있어야 하는 작업 같다. 예전에는 분명 취미는 독서라고 자신 있게 이야기했던 것 같은데 말이다.


청소년기 학생들에게 이때 읽었던 문학작품은 평생을 간다고들 말하지만

사실 난 아직도 그때 그 제목의 무언가를 읽었던 생각만 가득할 뿐

정확한 내용도, 작가의 의도, 어떤 감정으로 그 글을 읽어나갔는지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결국에는 성인이 되어 '아 그 책 봤었는데 뭘 또 읽어'라는 생각을 했던 것도 사실이고

더 시간이 지나서는 '아 그 책 다시 한번 읽어볼까?'라는 마음의 변화가 있던 것도 사실이다.


또, 점차 나의 시간을 투자하여 기나긴 글을 읽는다는 것에 두려움을 갖게 되었다.

어릴 적에는 친구들과 만화책을 읽어가며 수다와 토론을 하는 것이 놀이로서 당연했고,

학창 시절 수업 시간에 배우던 그 어려운 문학작품을 암기하는 건 무조건적으로 가능했던 그 시기를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성인으로서 인정받는 나이가 얼추 지나고 나서는 먹고살기 바쁘다는 이유로, 시간이 부족하단 이유로 글을 읽는 것을 소홀히 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은 순간 수필, 시집, 단편소설, 장편소설 등 모든 장르를 한 번씩 다시 접해보자고 생각했다. 가벼운 마음으로 읽으려 했지만 오히려 더 무거워졌던 것 같은 내용도 물론 있었다. 하지만 마음 따뜻해지고 많은 생각이 필요하지 않은 것을 선택한 건 잘한 일 같았다. 또한 뭔가 심오한 뜻이 담긴 시집을 하나 골랐는데 역시 남의 의도를 파악하는 건 쉬운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걸 계기로 글 읽기에 좀 더 박차를 가하게 되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느낀 점 하나, 책을 그동안 왜 멀리 했을까에 대한 모두가 납득할 만한 그럴법한 변명이 떠올랐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시간뿐 아니라 내가 가지고 있는 감정을 온전히 쏟아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그러한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읽지 않았다.' 근데 굳이 따지고 보면 변명도 아니고 핑계도 아닌 정말 내가 이야기하고 싶었던 내 진심이다. 시간은 있어도 집중할 수 없고, 여유가 있어도 마음을 다해 작가가 소중히 만들어 놓은 문장 하나하나에 몰입할 수 없었다.


앞으로 또 몇 년이 흐를까 싶은 시점에 스스로에게 똑같은 질문을 하게 될 것인지, 지금의 감정을 꾸준히 갖고 글을 읽는 작업을 계속할 것인지 생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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