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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함을 이겨버리는 그 사람의 내면

공감

by 글쟁이미소

오랜만에 성실하게 살아가는 청년을 만났다. 그는 누구보다 꿈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하루하루를 부지런히 살아가며 알바를 하고 공부를 병행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늦은 나이에 시작한 꿈이지만 한눈팔지 않고 자신의 목표를 향해 묵묵히 달려가는 모습 또한 보기 좋았다. 그렇게 며칠, 그 청년을 겪어보면서 또 다른 면을 발견했다.


나는 사람에 대한 이해가 빠르고 그 사람이 어떻다는 판단이 매우 정확한 편이다. 주변에서 '에이 그럴 리가' 하다가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나의 선구안에 감탄을 보낼 때도 있다. 그렇다고 무조건적으로 맞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래도 내 눈 하나는 자신이 있다.


그런 내게 이 성실한 청년은 스스로 뭔가 대단한 사람인 양 행동하고 자신이 우월하다는 듯이 자꾸만 나댔다. 이게 가장 적절한 표현이다. 나댄다. 마치 자신이 이 자리에서 군림할 수 있는 적합한 사람인 듯 믿고 있는 태도를 보였다. 성실하기만 할 뿐 실력은 부족했고 의욕은 있으나 자질은 미흡했다. 인기는 있으나 그 내실은 빈껍데기처럼 허전했다. 겉으로는 빛나 보였지만 그 안에는 공허함이 가득했다.


그 모습을 보며 나는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꿈을 향해 달리는 열정과 부지런함 그 자체는 분명 아름답다. 그러나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모르고 나 자신의 본질을 잃어버린 듯한 태도는 보기 좋지 않았다. 노력과 열정만으로는 부족할 때가 있다는 것, 진짜 실력과 내면의 성장이 함께하지 않으면 겉도는 사람이 되기 쉽다는 사실을 다시 깨달았다.


세상에는 여러 종류의 성실함이 있다. 겉으로 보기엔 똑같아도 그 안에 담김 마음가짐과 태도는 크게 다르다. 진짜 성실함은 겸손과 책임감 그리고 나 자신을 돌아볼 줄 아는 마음을 동반한다. 하지만 그 청년은 그 과정에서 자기중심을 놓치고 있는 듯 보였다.


꿈을 이루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다. 좋아하는 것을 찾고, 잘하는 것을 찾고, 그것을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고 나누는 과정에서 사람은 변한다. 순수하게 꿈만을 위해 달려가는 그 청년의 젊음이 빛났다. 하지만 어른의 노파심으로 보기에 과한 면이 없지 않았고 주변에서도 이를 공감하는 분위기였다.


그 청년은 나에게 생각할 거리를 남겼다.


'네가 나서서 뭔가 보여주려는 그 모습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내 생각은 이렇다. 성실함만으로는 부족하다. 자신을 낮출 줄 아는 겸손과 끊임없이 스스로를 돌아보는 깊은 성찰에서 자신의 꿈이 발현되고 성실함이 빛을 발한다고 생각한다. 진정한 실력과 내면의 성숙이 쌓여야 한다.


성실하다는 것이 때론 자신을 내세울 수 있는 무기일 수도 있고 장애물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진짜 중요한 것은 그 성실함 뒤에 숨어있는 태도와 내면일 것이다. 단순히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돌아보고 겸손하게 나아가는 것임을 다시 생각해보게 한 일화였다.


때론 좌절도 하고 흔들릴 때도 있을 것이다. 그럴 때마다 자신이 무엇을 위해 달려가는지 진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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