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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가 너무 하고 싶어요

공감

by 글쟁이미소

태생이 청개구리인 걸까.

공부하라고 할 때는 그렇게 하기 싫고 귀찮고 힘들더니. 부모님이 그렇게 '지금 공부 안 하면 나중에 후회한다'라는 말을 했어도, 학교 선생님이 '이 시기를 놓치면 안 된다'라는 충고를 들었을 때도 그냥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다.


그런 내가 '공부하고 싶다'라는 감정을 느끼는 시기가 왔다. 이미 여러 번 경험했던 특이한 이 공부에 대한 갈망의 시기가 요즘 또다시 온 것이다. 청소년기에는 의무로 공부를 했었고, 대학을 졸업하기 위해 갖은 공부를 했었고 직장인이 되기 위하여 공부를 했었다. 직장인이 된 현재, 모든 공부는 끝났다고 다짐했었는데. 다시 공부가 너무 하고 싶다.


해야 하는 공부가 아니라 하고 싶은 공부가 되는 순간이 온다는 것을 너무 늦게 깨달았다. 호기심 많고 반항심 가득했던 어린 시절, 아무리 공부를 잘했어도 만족할 수 없었고 하기가 싫었다. 누구에게나 학생시절 공부는 왜 해야 하는가, 내가 하고 싶은 것만 하면 안 되나라는 질문을 했을 테고 반항의 시기를 보냈을 것이다. 그것을 단기간에 이해하고 극복하는 사람이 소위 말하는 명문대에 들어갈 수 있는 자본이 되는 그런 공부를 할 수 있는 끈기가 생기는 것이다.


지금은 잠깐의 여유만 생겨도 책을 펼치고 있다. e-book이고 종이책이고 무언가를 읽고 생각하고 적어가며 감정을 공유하는 그 느낌에 빠져들고 있다. 더 나아가 갑작스러운 학구열에 누가 시키지 않아도 누가 보생 해주지 않아도 그냥 내가 원하는 분야를 공부하고 싶다. 전공을 더욱 살려보고도 싶다.


어른이 된 것일까? 아니면 단지 늦게 발동이 걸렸을 뿐인가? 정확한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분명한 건 지금 내 마음은 너무나 진심이라는 것이다.


이런 투정을 하고 있노라면 사람들은 아마 이렇게 말할 것이다. '그럼 하면 되잖아?' 그럼 누군가는 변명 아닌 변명을 할 것이다. 일이 너무 힘들어서 체력적으로 따라주지 않는 것도 맞고, 돈의 걱정만 없다면 온전히 공부를 할 수 있는 것도 사실일 것이다. 의지의 문제인가 아니면 실천의 문제인가.


그래서 나는 조금씩 시작하고 있다. 이미 나이가 많고 무언가를 시작하기에는 한참 늦었더라도 가끔 카페에 앉아 조용히 책을 펼친다. 예전처럼 집중력이 발휘되지 않고 꼭 해야만 하는 의무적인 행동은 아니더라도 나의 갈증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다면 나는 나의 길을 가 보려 한다.


혹시라도 학구적인 사람으로서 무언가를 이룬다면 그때는 또 다른 나의 챕터로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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