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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이상하게 아이들이 예쁘게 보인다. 어렸을 적엔 '노키즈존'이 그렇게나 좋았다. 시끄럽고 정신없는 분위기가 싫었고 그것을 방치하는 부모들의 사고방식이 싫었다. 물론 현재도 이해하지 못하는 부모들의 행동은 많으나 아이들을 보는 시선이 조금은 달라졌다.
나이를 먹어서일까. 아장아장 걷는 아이들의 모습, 옹알옹알 소리를 내는 모습도 사랑스럽다. 조금 더 자란 아이들은 부모와 티키타카를 주고받는 그런 모습마저 정겹다. TV속에서 부모와 함께 출연하는 어린이 예능 프로그램을 은근히 챙겨보는 나로서는 무언가 결혼하지 않은 나를 되돌아보며 로망의 꿈을 키우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분명 보이는 것만으로는 알 수 없는 고난과 험난함이 존재하리라 생각되지만 그래도 부러운 것은 부러운 것이다.
특히 외모와는 전혀 상관없이 말을 예쁘게 하는 아이들을 만났을 때의 기분은 설명하기 어렵다. 예의를 따지는 꼰대 선두주자인 나로서는 요즘 같은 아이가 아이답지 않은 세상에 그 나이에 맞는 따뜻함과 공손함을 갖고 있는 모습을 보면 괜히 흐뭇하고 뭉클해진다. 험한 세상 속 아이의 순수함을 잃지 않은 그 아이들이 예뻐 보인다. 그리고 동시에 부모님이 얼마나 바르게 키우기 위해 노력하셨을까, 부모는 아이의 거울이라던데 가정교육이 잘 되었구나 라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나는 아직도 '노키즈존'을 선호한다. 아이들이 예뻐 보인다는 것과는 별개로 몰상식한 행동들을 뉴스로 접하다 보면 당연한 사회현상이라고 느끼니다. 다만, 아이들이 예뻐 보인다는 것은 내가 조금은 부드러워졌다는 증거일지도 모르겠다. 그런데도 나는 이후에 결혼을 못할 가능성도 있지만, 결혼하고 아이를 갖게 된다면 방금 적었던 이 이야기와는 반대되는 글을 적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다음 달이 되면 또 아이들이 싫다라고 생각할지도...
사람 참 쉽게 변한다. 내가 제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