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소설 [로드킬]
A는 창밖을 보다가 문득 자신의 기억을 더듬었다.
다니는 동안 딱 한 번 무단으로 늦게 출근했던 날이 있었다. 해가 막 올라오던 도로 위에서 멈춰 선 채 마주쳤던 고양이 사체. 그 이후 A는 더 이상 달릴 수 없었다.
그러니까 일 년 계약 종료가 코앞으로 다가오던 때였다.
그 무렵 A는 사람들 사이에서 버티는 방법을 여전히 찾지 못해 스트레스가 극에 달해 있었다. 그래서 퇴근 후가 아니라, 퇴근 전에도 달리기를 시작했다. 비교 당하는 말들, 농담처럼 던져지는 평가들, 잘하는 사람은 더 해야 한다는 얼굴들. 그런 것들을 생각으로는 밀어낼 수 없어서, 온몸으로 밀어내기라도 하듯 달렸다. 퇴근 후뿐만 아니라, 퇴근 전에도.
그날도 아침이었다. 신호등은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한 채 여러 차례 깜박이고 있었고, 간간이 차가 지나갈 때마다 바람 소리만 짧게 스쳤다. 숨이 가빠질 즈음, 도로 가장자리에 무언가가 보였다. 갈색 덩어리처럼 보여서 처음엔 낙엽 더미인 줄 알고 별다른 의식 없이 속도를 유지한 채 가까워졌다. 가까워지자 형체가 분명해졌다.
고양이였다.
내장이 터진 채 한쪽은 납작하게 눌려있었고, 털은 도로에 들러붙어 있었다. 타이어 자국이 사체 위에 낙인처럼 찍혀 있었다. A는 반사적으로 비명을 질렀고, 숨을 들이켠 채 그대로 방향을 틀어 뛰었다. 하지만 몇 미터 가지도 못했다. 반대편 차선에서 차들이 너무 빠르게 달려오고 있었다.
A는 눈을 질끈 감고 다시 뒤를 돌았다. 차 한 대가, 또 한 대가, 아무 일 없다는 듯 사체 위를 지나갔다. 무언가 걸리는 소리가 났고 그 소리는 생각보다 빨리 사라졌다. A는 그 자리에 서서 눈을 감았다. 입술이 움직였다. 말이 되지 않는 말들, 기도라고 부르기에도 애매한 것들. 다시 또 다른 차가 오고 있었다. A는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건물 간판을 올려다봤다. 덕수 모텔. 지도에서 전화번호를 찾아 통화를 걸었다. 통화 연결음이 유난히 길게 느껴졌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