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날 것만 같았던 시간
회고, 回顧
명사
1. 돌아다보는 것.
2. 지나간 일을 돌이켜 생각하는 것.
나는 얼마 전 이직을 했다.
기존의 회사에서의 생활을 마치고 새 회사로 이직하여 적응하는 시간이 꽤 낯설었지만 열심히 적응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회사와 팀 문화에 적응하던 중 팀 문화중에 하나인 "회고"라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처음엔 이 회고시간이 마냥 반갑지 않았다.
회고라는 것에 익숙해져있지 않았던 나는 무척이나 어색하고 낯설었다.
팀 회의 때 진행한 회고는 프로젝트가 끝나고 우리가 어떤 부분을 잘했는지, 잘못하거나 부족했던 부분은 무엇인지 돌이켜보는 시간이었다.
잘한 점을 내 입으로 말하는 것도 어색했고 부족한 부분은 더더욱 말하기 어려웠다.
잘못하거나 부족한 부분을 꺼내는 게 괜히 흠을 들어내는 일이라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괜히 다른 사람은 어떻게 말하는지 눈치 보면서 다른 팀원과 비슷한 정도의 이야기만 제한하여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회고를 반복할수록 회고가 불편한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
회고를 시작하게 되니 나의 일을 되돌아보고 우리 팀의 업무를 되돌아보며 반성할 부분을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다음엔 어떻게 해야 더 잘할 수 있는지를 생각하게 되었다.
또한 업무 중에 내 생각대로 일하면서 가까운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생기는데 회고를 시작하고 나서는 내가 너무 앞에 일에 급급해할 때 제 3자입장에서 나의 일을 비춰보려는 자세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연차가 적지 않지만 회고라는 것을 이제야 제대로 적용해 본 것 같아서 내심 부끄러웠다.
어쩌면 회고라는 게 우리 어릴 적 흔히 쓰던 일기 쓰듯이 하루를 점검하는 일과 비슷하지만 일기가 숙제이던 시절을 지나니 거의 매일을 생각만 하다 지나쳤다.
일도 그랬고 생활도 그랬다.
그래서 나는 회고를 팀문화의 하나로 만들어주신 팀장님께 너무 감사했다.
다른 것도 좋았지만 이 회고라는 게 나를 더 좋게 발전적이게 생각할 수 있게 만들어 주었고, 팀장님의 회고의 시간이 회고를 긍정적인 것으로 인식할 수 있게 인도해 주었다.
회고는 나 혼자도 할 수 있고, 가족이나 팀원, 친구사이에서도 가능하다.
좋은 점은 박수 쳐주고 부족했던 점은 뭐가 잘못되었는지 나누기도 하면서 다음엔 어떤 식으로 해보자 하며 함께 건강한 소통을 만들 수 있다.
자신이나 가정에서의 회고라면 하루단위, 일주일 단위, 혹은 한 달 단위로 진행해 볼 수 있고 회사라면 프로젝트 단위, 주 단위, 분기 단위 등으로 진행해 볼 수도 있겠다.
좋은 점은 잘했다 칭찬하고 박수 쳐주고, 부족한 점은 수긍하고 반성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우리 모두 회고를 하며 하루하루를 수고하고 고생했다며 다독이다 보면 내일과 그다음엔 더 나은 자신이 되어있지 않을까?
알지만 안 하는 사람과 알고 실천하는 사람은 눈에 띄게 다르다.
나도 되도록 자주 회고하여 여러 부분으로 더 건강한 생활을 하기를 다짐해 본다.
회고엔 정답이 없으니 모두 회고하시길.
회고를 반기고 즐겨해 보시길.
자신에게 채찍만 날리는 사람이라면 잘한 부분을 진하게 느껴보시길.
일상에 치여 생각만 하다 정리가 안된다 생각된다면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아보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