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일났다.
애플워치를 잃어버렸다.
심지어 남편에게 생일선물로 받고 1년도 채 안된 애플워치를 잃어버렸다.
어머니집에 들렸다 집으로 바로 오자마자 없다는걸 알고선 일단 주머니부터 가방까지 뒤져봤다.
근데 없다.
‘세상에..어디다 둔거지.’
생각해보니 집에 도착해서 가방을 내려놓자마자 없다는걸 알았으니 집에는 없는게 분명하고,
돌아다닐때 찍은 사진을 확인해보니 손목에 애플워치를 잘 차고있었다.
그럼 어머니집에 있겠다싶어 살짝 안심이 되었다.
집에 들어온 시간이 늦어 내일 어머니댁에 가기로 했다.
그리고 전화를 드려 집에 애플워치를 놓고왔으니 혹시 찾으면 알려달라고도 말씀드렸다.
그리고 다음날, 당연히 바로 찾을줄 알았던 시계가 없다고 전화가 왔다.
간담이 서늘했다.
도대체 난 어디다 뒀던거지 하며 자꾸 되뇌였다. 꼭 이럴땐 생각도 잘 안난다.
이때만 해도 ’내가 직접가서 찾으면 찾을거야‘ 라고 생각했다.
어머니댁에 찾아가 내가 앉았던 쇼파와 컴퓨터 하던 자리를 찾아봤다.
근데, 없다. 없었다.
두둥......
혹시 어머니집에서 우리집으로 오는길에 떨어뜨린건 아닌지, 아니면 어머니댁에 오기전에 들린 카페에다 놓고온건 아닌지 생각하고 생각하다 마침 워치는 항상 걸음과 움직임을 기록한다는걸 생각하고는 건강앱에 들어가서 조회해보니 애플워치의 마지막 기록은 역시나 어머니댁에 도착한 이후 시점이였다.
그리고 생각해보니 걸음을 체크하다가 어머니집 쇼파에 앉아서 그 걸음체크를 종료했던것도 기억이 났다. 핸드폰 충전하면서 애플워치 충전도 같이 하자고 꺼냈던것도 생각났다.
그럼 분명 어머니댁에서 시계를 해제한게 맞는것이기에 기대를 놓진 않았다.
남편이 하루하루 지날때마다 묻는다.
”애플워치 찾았어?“
.
.
.
나는 ”아니~아직, 어머니가 더 찾아본대~“ 라고 태연한척 대답했다.
그리고 이내 돌아서선 속상해서 실연당한 사람마냥 슬픈 표정을 지었다.
남편에게 그런모습을 보이고싶진 않았다. 왜냐면 선물이었고 슬퍼해봐야 좋은소리 못들을것 같았다. 사실 기존에 반지를 잃어버린 전례도 있기에 난 할말이 없었다.
나는 어떻게라도 찾고싶어 검색포털에 ‘애플워치 분실신고‘ 를 검색했고, 분실모드로 변경하거나 사법기관에 확인해보는것, ’나의찾기‘앱에서 위치추적을 해보는것을 방법으로 알아냈다.
하지만 위치추적은 불가했다.
이미 며칠이 지난 후이고 밧데리는 없어서 꺼진상태인것 같았다.
먼저 애플워치를 분실모드로 변경시켰다.
애플워치가 꺼져있는지 분실모드가 활성화되지않고 보류중으로 되었다.
(분실모드로 변경하면 안내 메세지와 메세지를 받을 전화를 입력할 수 있다. 또한 비밀번호 입력 전에는 열수도 없고 Apple 계정이 있어서 누가 가져가서 초기화 시켜도 맘대로 쓸수도 없다. 애플워치 보안 짱.)
그리고 혹시나 길가에서 잃어버렸을수도 있으니 당근 앱의 동네생활에도 적어보고, Lost112에도 접속해서 검색해봤다.
’애플워치‘
다들 없어졌다니 찾을수 있을거라고 말해준 사람 몇 제외하고는 간수를 못했다고 한소리들 했다. 어머님은 차라리 하나 새로 사라고도 하셨다.
없어져서 엄청 속상하고 억울했다.
왜냐면 난 잘때도 끼고 당연히 생활할때도 끼고 충전외에는 절대 빼지 않기 때문이다. 거의 몸에 붙여놓고 사는데 하필 그 날 충전하고 충전기까지 같이 뽑고서는 정신없이 문밖을 나오느라 손목에 차는 생각을 못하고 나왔던 것 같다.
이렇게 일어버리는건 정말 찰나인듯 싶다.
억울해도 어쩔수 없고, 잃어버려 실연당한 사람마냥 속상한것도 어쩔수 없었다.
내가 직접 찾아보고나서도 없는걸 알고는 그때부턴 기분까지 가라앉았다.
안그러려고 했는데 받아들이기 어려웠나보다.
피곤함과 가라앉는 기분이 겹쳐 며칠 퇴근하고 밥먹고 바로 침대에 누었다.
누구의 이야기도 대답도 하기 싫었다.
그만큼 속상했다.
주말에 다시 다시 또다시 한번 찾아보자 맘을 먹고 그래도 없으면 이젠 마음을 내려놓자 생각했다. 그 동안 매일 ’나의찾기‘앱에 들어가서 혹시나 애플워치 분실모드가 활성화 되었는지 수시로 확인했다. 혹여 누군가 발견해서 충전을 했다면 분실모드 보류중이 활성화로 변경될것이기 때문이었다. 누군가 켰다면 분실메세지를 봤을테고 나에게 연락줄 가능성도 있기에 한줄기 희망이라도 잡고싶었다.
그렇게 잃어버린지 6일째 되는날 밤 9시.
아버님께 전화가 걸려왔다.
평소에도 핸드폰이나 컴퓨터 관련해서 간혹 물어보시느라 전화가 오는데 이번 전화는 밤 9시라 설마 했다.
‘설마..찾으신건가?’
반절의 기대감과 함께 전화를 받았다.
”시계 찾았다“
이 한마디에 난 소리를 질렀다.
그동안 없어져서 속앓이 하며 속상하고 애타던 시간때문이었는지 찾았다는 말씀에 속이 뻥 뚤리는 것 같았다.
혼자 아주 난리가 났다.
마치 대학교 합격한거마냥, 회사 합격한거마냥 소리를 질러댔다. 만세를 불렀다.
그리고 당장 시계를 받으러 출발했다.
만나자마자 너무 감사해서 아버님을 꼭 껴안아주고싶었다.
그래서 아버님이 좋아하시는 과자 한다발을 사서 드렸다.
나와 같이 덩달아 맘고생하신 어머님께도 감사하다고 말씀드렸다.
뭔가를 잃어버린다는건 이만큼 속상하다.
살아있는것만 잃어버려서만이 속상한게 아니다.
내가 애정하는 물건들도 잃어버리면 맘이 이만저만 슬픈게 아니다.
찾으면 다행이지만 못찾았을때 마음은 없어짐을 인정하기까지 최소한 며칠은 걸리는 것 같다. 아니 어쩌면 몇주가 될수도 있을 것 같다.
나는 정말 다행히 애플워치가 다시 내품에 내 손목에 돌아왔다.
다시 더 애정할것 같다. 이전보다 더욱 더 사랑할 것 같다. 다시만나 너무 반갑다.흑.
후회없이 열심히 사용하고 정신빠트리지 말고 잘 다니자.
다신 이런일 없을거야 나의 시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