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라또 케익 도전기 1편
여름이 끝나고 날씨가 서늘해지는게 느껴진다
겨울에 에어컨이 팔리지 않듯, 젤라또도 매출이 고꾸라진다는걸 알고 있다.
그래서 어떻게든 겨울 전략을 생각해야 했다.
이 세 개를 생각했으나,
우선순위였던 젤라또 케익으로 마음을 굳혔다.
이왕 하더라도, 수많은 실패가 예상되지만 배울게 큰 젤라또 케익을 하는게 낫다는 판단이었다.
*탈락이유
차는 내가 전문분야라서 잘할 수 없었고, 좁은 공간 특성상 무리가 있다. 그렇다고 내가 차를 즐겨마시는 편도 아니라서 우선 보류.
6구 선물세트는 이미 다른 젤라또 가게에서도 굉장히 잘하고 있기 때문에, 내가 해도 후발주자일뿐더러 마음이 내키진 않았다.
처음엔 사각형 레터링 케익을 생각했었다.
베이킹 도구 전문점에서 각종 빵틀을 사서 젤라또를 넣고 테스트해봤지만, 냉동을 해두면 꽝꽝 얼어두고 빠지지 않는터라 실리콘 몰드를 사기로 결정했다.
더불어 내 글씨는 악필인 편이다. 레터링을 기깔나게 시도할 자신이 없었다... 올해 연말 기념 케익으로 실행하기엔, 시간이 빠듯할듯 싶어 나중으로 미뤄두기로 결정했다.
실리콘 몰드를 여러개 사놨다..ㅋㅋㅋㅋㅋ 비앤씨마켓과 미페이스트리에서 각각 구입! 베이킹 재료를 사기에 아주 좋은 곳들이다. 존재 자체에 늘 감사할뿐.. (특히 강남구는 비앤씨마켓 새벽배송이 돼서 급할때마다 자주 시킨다. 나같이 대문자 P인 사람한테는 너무 좋은 곳이다)
젤라또 케익을 고민하던 중 이탈리아에선 Zuccotto라는 반원형 돔 모양의 젤라또 케익이 있다는게 문득 생각이 났다! 이탈리아 전통을 살리면서도 왠지 시도해볼 수 있겠다는 묘한 근거없는 자신감이 들어 부리나케 몰드를 사봤다. 반원형 돔 모양에 맞춰서 최대한 아이데이션을 해봤다. (처음에 시도하던 시기가 가을이라 시즌성을 고려함)
*Zuccotto(반원형)에 맞춰 고민한, 하지만 폐기된 아이디어들
(1) 보름달 케익
(추석을 맞아서 보름달 젤라또 케익을 할까 하다가... 고정하기도 쉽지 않고, 처음하는 내겐 너무 어려운 도전일듯싶어 포기)
(2) 엎어진 가을 그릇
가을에 맞는 맛들이 굉장히 손이 많이 가는 것들이라 고민하다가 미뤄둠
결국, 호주의 유명한 젤라또 가게인 piccolina에서 출시한 젤라또 케익을 오마주해봤다.
마침! 친한 친구의 생일도 얼마 뒤라서 친구 줄겸 열심히 만들어봄.
하지만.. 아뿔싸였다
내가 처음에 만든 젤라또 케익↓
시도해보니 깨달은 점은
1. 상온에서 잘 녹기 때문에 작업할때마다 -30도 이하의 급속냉동고에 넣었다 뺐다를 반복해줘야 한다 (그래야 꽝꽝 얼고 모양이 잘 유지된다)
2. 개인적으론 내 기준에선 예쁘지 않았다. 솔직히 케익은 맛있는건 기본, 무조건 예뻐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가 소비라기보단, 누군가와 함께하기 위한 선물 소비에 가깝기 때문에 시각적인 요소를 충족시켜야 한다. 하지만 내가 첫 시도한 젤라또 케익은 솔직히 못생겼다.
3. 몰드에서 빼면 겉면이 울퉁불퉁해서 가려주는 장치가 필요하다. 크림이 됐건, 초코가 됐건.. 아직은 내가 제과기술은 부족하기 때문에 크림은 자신이 없었다. 그렇다면 글라사주 또는 초코를 붓는건데.. 초코를 부으면 층이 너무 두꺼워진다. 어떻게 하면 이 울퉁불퉁한 젤라또 겉면을 감싸주는 장치를 마련할지. 이게 가장 큰 고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