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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rad Jun 21. 2024

인종차별에 대응하는 방법

벤탄쿠르의 사과와 토트넘의 대응

최근 손흥민의 절친으로 알려진 토트넘의 벤탄쿠르가 자국 방송에서 "아시아인들은 다 비슷하게 생기지 않았느냐"라는 인종차별 발언을 해서 해외축구 커뮤니티가 시끌벅적하다.


사실관계는 명확하다. 누가 보아도 분명한 인종차별이 맞다.

우루과이, 칠레, 아르헨티나, 멕시코 등 남미 국가에서는 이번 일이 별 대수로운 일이 아닌 그들의 문화의 일부인 것처럼 보는 관점도 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그들 생각일 뿐이다. 

무지는 문화가 될 수 없다. 


각설하고 문제는 그다음부터다.

벤탄쿠르의 사과와 토트넘 구단의 대응이다. 


벤탄쿠르는 인종차별이 벌어진 이후, 자신의 잘못을 인지하고 SNS에 손흥민에게 사과의 메시지를 전했으나 24시간 후면 사라지는 게시물에 애칭도 'Sonny'가 아닌 'Sony'로 표기해 이번 사안을 대하는 그의 태도에 대한 진정성이 의심받고 있는 상황이다.

두 번째는 토트넘의 대응이다. 관계자들이 휴가라고는 하나 그간 인종차별을 대해왔던 토트넘을 포함한 EPL구단들의 행태를 볼 때 무대응으로 일관하는 토트넘의 대처가 많이 아쉬운 것도 사실이다. 


결국 손흥민이 나섰다.

개인적으로 벤탄크루와 이야기를 나눴고 악의가 없음을 잘 알고 있기에 다시 화합하기를 희망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그제야 토트넘 구단도 구단차원의 교육을 진행하겠다며 은근슬쩍 사태를 마무리하려는 상황이다. 


상황을 정리해 보면, 

손흥민으로서는 자신이 취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구단의 태도는 이해하기 어렵다. 

과연 이 사안이 교육으로 진짜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그렇다면 그들이 이야기하는 교육이란 무엇일까?


개인적으로 '교육'은 인종차별 발생 전과 발생 후에 따라 다르게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먼저 인종차별이 발생하기 전에는 어떤 상황, 행동, 말 등이 인종차별이고 또 조심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차원의 교육을 진행해도 충분하다. 그러나 인종 차별이 발생 한 뒤에는 다르다.

그런데 토트넘 구단의 뉘앙스를 보면 구단 차원에서 구두경고 정도로 사태를 마무리하려는 것처럼 느껴진다.

과연 이러한 방식이 예방차원에서 효과가 있을까? 전혀 그렇지 않다.


그래서 두 가지 추가 대응이 필요하다. 


첫째, 벤탄크루의 공식적인 사과가 한번 더 있어야 한다.

이때 그 대상은 손흥민 개인이 아니라 아시아 사람들에 대한 존중을 담아야 할 것이다.

사적인 공간에서 둘 사이에서 벌어진 일이라면 상관없겠지만 공중파를 탄 방송에서 아시아인들 전체를 대상으로 적절하지 않은 표현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사과 대상의 범위는 지금보다 더 넓어야 한다. 


둘째, 벤탄크루의 본의 혹은 손흥민의 용서와 화해와는 별개로 구단차원의 징계가 반드시 필요하다. 

용서와 책임은 다르다. 잘못을 인정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에 해당하는 페널티를 받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두 가지가 토트넘 구단이 이야기하는 진짜 교육이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단순히 교육을 실시하겠다는 것은 이번 사태를 얼렁뚱땅 넘어가겠다는 소리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두고 보자, 토트넘 구단이 어떤 교육을 진행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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