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eremy Cho Jul 26. 2016

크로스-디바이스 전환의 시대

온라인 마케팅 전환 측정의 새로운 전환점 (1)

지난주에 Google이 비교적 조용하게 중요한 발표를 하나 하였습니다. AdWords 블로그를 통해서 발표한 내용은 구글이 오는 9월 6일부터 크로스-디바이스 전환을 기본적으로 '전환'에 포함시킨다는 것입니다. (Cross-Device Conversions, 이하 XDC) 지금까지는 AdWords 안에서 XDC, 전환, 그리고 '총 전환'(XDC + 전환)으로 전환의 종류를 구분해왔는데, 이제부터 전환 안에 XDC가 포함되어 나타나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언뜻 보기에 별것 아닌 것 같아 보이는 발표이지만 Google이 차지하고 있는 온라인 마케팅 내의 위치를 생각해볼 때 이 변화가 업계에 어떤 시사점을 던지고 있는지 깊게 한 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전환의 진화

'전환(Conversion)'이란 어떤 사람이 인터넷 상에서 광고를 클릭하여 광고주의 웹사이트에 들어간 후에 광고주가 원하는 어떤 액션(Action)을 취하는 것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온라인 쇼핑몰이 광고주라면 누군가 광고를 타고 사이트에 들어와서 상품을 구매 완료하는 것이 전환이 됩니다. 보험업체가 광고주라면 아마도 이름과 연락처를 남기는 것(Lead Generation)이 전환이 될 것입니다. 이들은 광고비 지출과 연계돼서 전환당비용(CPA, Cost per Action) 혹은 광고투자수익(ROAS, Return on Ad Spending) 등의 지표로 광고주에게 제공되고, 광고주는 이를 바탕으로 광고 성과를 분석하고 광고 캠페인을 최적화하게 됩니다.


이러한 전환 측정은 지금까지 거의 같은 디바이스, 같은 플랫폼 사이에서만 가능했었습니다. 예를 들어 컴퓨터로 광고를 클릭한 사람은 컴퓨터에서 전환을 할 때에만 정확히 측정을 할 수 있었고, 모바일에서 광고를 클릭했다가 나중에 컴퓨터로 전환을 한 사람은 추적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해당 모바일 기기와 컴퓨터를 사용한 사람이 같은 사람인지 아닌지를 Google을 비롯한 온라인 마케팅 업체가 알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모바일 사용량이 급격히 늘어나 이른바 멀티스크린(Mult-Screen)의 시대가 도래하자, 여러 기기들 사이에서의 유저들의 움직임을 포착하고, 발생한 전환을 정확한 디바이스의 정확한 광고 캠페인에 매칭 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한 업계의 화두로 떠오르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서, 대다수의 사람들이 모바일에서 광고를 봤는데 단순히 결제가 불편해서 나중에 집으로 돌아가 컴퓨터로 물건을 구매한 경우 실제로는 모바일 광고가 해당 전환의 크레딧을 받아야 하지만 컴퓨터가 크레딧을 받거나 (컴퓨터 광고도 클릭한 경우) 혹은 아예 전환이 그 어느 곳에도 매칭되지 못하고 떠 버리는 경우(컴퓨터에서는 광고 클릭 없이 들어가서 전환한 경우)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우 광고주가 단순히 CPA와 ROAS 숫자만을 본다면 모바일의 광고 성과는 턱없이 낮게 나오고 컴퓨터의 성과는 좋아 보이게 되어 잘못된 광고 성과분석을 하게 됩니다.   

멀티스크린에 관한 인포그래픽, 출처: think with Google

XDC의 등장

이 때문에 Google을 포함한 유수의 온라인 마케팅 업체들은 최대한 높은 정확도로 XDC를 도입 및 적용하려 노력해왔고 업계에는 크게 3가지의 방법이 등장하게 됩니다. 

1) Deterministic Model (결정모델)

유저의 로그인을 활용하는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페이스북처럼 모바일에서건 컴퓨터에서건 로그인을 해야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라면 누가 로그인을 해서 광고를 보았는지 정확하게 추적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안드로이드 휴대폰을 쓰거나, Gmail이나 YouTube를 사용한다면 Google에 로그인되어 있어 추적할 수 있는 것도 마찬가지 원리이며, 이 모델은 정확도가 100%라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로그인을 한 사람만을 추적할 수 있기 때문에 로그인한 사람의 숫자가 충분히 많지 않다면 측정범위가 좁아진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때문에 이 방법을 쓰면서 동시에 충분한 Scale을 가진 회사는 Google과 Facebook을 포함하여 전 세계에 서너 개 업체에 불과합니다. 

2) Probablistic Model (확률모델)

여러 통계에 기반한 알고리즘을 통해서 추정하는 방식입니다. 유저의 디바이스 종류, IP 주소 등 몇 가지 통계를 기초로 데이터를 추정하기 때문에 결정모델 보다 넓은 범위에서 사용될 수 있지만, 보통은 업체들이 그 방식을 정확히 공개하지 않고 있고 데이터의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는 방식입니다. Google도 로그인하지 않은 유저들을 대상으로 일부 이 방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3) Fingerprinting Model

유저의 디바이스에 유저가 컨트롤할 수 없는 특정 정보를 활용해 ID를 부여하는 방식입니다. 디바이스 내의 특정 설정값이나 사용하는 브라우저의 설정값 등 특정 정보로 ID를 부여한 후에 이 ID를 활용해 매칭하는 방식으로 확률모델과 비슷한 장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Google vs. Facebook

앞서 언급한 것처럼 멀티스크린 시대에 XDC의 정확도는 온라인 마케팅 업체에게 곧 더 많은 광고수익을 의미합니다. 1) 더 정확한 성과분석으로 효율 높은 광고를 집행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광고주에게 전파할 수 있고, 2) 그동안 매칭시키지 못했던 전환을 추가적으로 찾아내서 더 많은 전환 수(= 낮은 CPA와 ROAS)를 보여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Facebook은 자신들의 장점을 살려 바로 이 부분을 정확하게 겨냥하였습니다. MAU(Monthly Active Users)가 전 세계 16억 명에 달하고(2016년 4월) 이들이 모두 로그인 유저이기 때문에 100% 정확하게 XDC를 계산해낼 수 있다는 단순명료한 포인트를 적극 어필하여 시장의 신뢰를 잘 구축하였습니다. 54%의 유저가 Mobile-Only라 사실 반쪽짜리 XDC라는 Google의 반박도 있고, Facebook이라는 단 하나의 매체에 국한되어 그 이외에는 더 나을 것이 없다는 지적도 있지만 그런 이야기는 쿨하게 언급을 피하면서 '똑똑하게' 브랜딩을 잘 한 결과였습니다. 


반면 Google은 이미 충분한 기술을 가지고 있음에도 다소 산만한(혹은 너무 정직한) 메시지를 시장에 전달해서 어렵고 복잡한 이미지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Google은 MAU가 10억 명이 넘는 제품을 무려 7개나 보유하고 있고 (Search, Android, Chrome, YouTube, Play, Maps, Gmail) 이들 다양한 제품군의 로그인 유저로부터 상당량의 XDC를 정확하게 추려낼 수 있으며, 그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도 최고 수준의 확률모델로 95%의 신뢰도 (제약업에서 사용하는 신뢰수준)인 경우에만 보수적으로 XDC를 보여준다고 구구절절이 설명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친절하게(?) 이들을 XDC, 전환, 총 전환으로 나누어서 보여주기까지 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Google의 XDC는 Facebook보다 뭔가 복잡한데 정확하지는 않은 것이라는 시장의 오해였습니다. 


Google은 요즘에서야 조금은 다른 종류의 똑똑함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한 고민 끝에 나온 결정이 이번 발표 내용인 'XDC 포지셔닝의 단순화'가 아닐까 합니다. '똑똑하게' 시장이 원하고 필요로 하는 메시지만 단순하게 전달하는 것입니다. 

XDC에 대한 두 종류의 똑똑함은 이런 차이일까? 출처: www.sheknow.com

마케터로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그러면 마케터로서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XDC가 문제없이 리포팅이 될 수 있도록 모바일 웹페이지에 동일한 전환추적코드를 삽입하고, 조건부 코드 활성화를 제거하는 등의 기술적인 준비가 일단 선행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준비가 완료되면 그 이후에 XDC 도입에 따른 기기/키워드/캠페인별 퍼포먼스 변화를 유심히 관찰하여 광고 최적화를 진행해야 합니다. XDC가 정상적으로 잡히기 시작하면 사용자들의 온라인 이용 행태에 미루어 예상하건대 컴퓨터보다는 모바일이, 세부 키워드보다는 좀 더 상위 개념의 키워드의 성과가 더 좋아지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분석이 매우 복잡해지기 시작한다면 Machine Learning에 기반한 캠페인 자동최적화 기능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자동최적화 기능은 지금까지 쌓은 전환데이터를 바탕으로 자동으로 광고의 타겟팅과 입찰가를 조절하여 최적의 CPA 및 ROAS를 달성할 수 있게 도와주는 일종의 인공지능입니다. 이 기능이 한 번 자리를 잡으면 광고 최적화에 들어가는 수많은 시간과 노력을 줄일 수 있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모바일웹(mWeb)의 25원칙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