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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거 투자 일지

18 년간의 주식투자의 여정

by Jeremy Yeun

12/15 독투시황 - 기하급수적인 세상


(유료 모임 12/15 오픈 내용)



컨테이젼(2011)을 봤습니다. 10년 전 영화인데 놀랍게도 현재의 모습과 같아 소름이 끼쳤습니다. CDC를 중심으로 도는 스토리나 용어들은 물론 스토리도 유사했습니다. 사람들의 사재기나 젊은이들의 객기는 말할 것도 없었고요. 백신을 둘러싼 음모론. 스페인 독감 이후에 부자가 많이 생겼다는데 감기약과 소독제 팔던 사람들이니 단골손님이긴 합니다. 인터넷에 떠도는 헛소문이나 WHO의 묵인은 어쩔... 제가 독거 투자일지에서도 일찍이 가을에 다뤘고 우리가 단톡 방에서 토론했던 1976년 돼지 독감 백신에 관하여서도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우리에게 많이 알려진 것이 지난 1월이었고 저는 1월 말 설날 연휴에 홍콩에 있었습니다. 홍콩 첵랍콕 공항에서부터 모두가 마스크를 쓰고 있었고 홍콩 시내로 가는 공항버스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모두가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저는 무척 편했습니다. 다들 마스크를 쓰고 있으니 저는 걸릴 일이 없다는 객기였죠. 홍콩은 국제도시이고 다양한 출신의 사람들이 오는 곳이라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째려보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그때는 홍콩 확진자는 0 이기도 했습니다. 마스크 사재기가 있었고 홍콩에서 큰 행사인 설날 페스티벌과 축제도 열리지 않았습니다. 다녀온 후 살짝 찝찝하긴 했는데 괜찮겠지... 하였는데 몇 주 지나 2월이 되니 한국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2월 말에는 미국에서도 코로나와 락다운, 정크본드가 촉발하는 신용경색 등으로 시장이 폭락하고 락다운이 시작되었습니다. 뭔가 기하급수적이라는 표현이 어울립니다.

영화 말미에는 바이러스가 어떻게 인간에게까지 굴러들어 왔는지 보여주는데 이 또한 소름 끼칩니다. 멧 데이먼의 와이프인 기네스 펠트로는 홍콩 출장을 다녀온 후 바이러스에 전염되어 죽는데 그녀가 다니는 회사의 중장비가 숲을 갈아엎는 모습, 그리하여 그곳에 살고 있던 박쥐가 오갈 데가 없다가 민가에 있는 돼지우리 천장에 매달렸는데 똥을 쌉니다. 그 똥을 돼지가 먹고 그 돼지가 일류 레스토랑에 팔리는데 일급 홍콩인 요리사가 그 돼지의 입을 만지는데 기네스 펠트로가 주방장과 사진을 찍고 싶다고 해서 주방장은 손도 안 닦고 기네스 펠트로와 악수를 합니다. 펠트로는 카지노에서 게임을 하는데 마시던 칵테일, 핸드폰, 악수 등 여러 신체적 접촉을 하게 되면서 바이러스는 퍼지게 됩니다. 우리가 지난가을에 수없이 접한 코로나 바이러스의 유래와 관련된 기사들이 오버랩되는 순간입니다.


10년 전에 이미 영화에서 이러한 일들을 다뤘다면 이미 이러한 시나리오는 일반화된 상태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에 살면 의료 인프라가 취약하고 가격도 너무 비싸 서민들이 접근하기 어려우며 보건에 대한 기본 지식이 의외로 떨어져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음모론자들에 의하면 일부러 중국이 미국을 견제하기 위해 '우한 차이나 바이러스'를 퍼뜨렸다고 하는데 아주 일리가 없는 말도 아니긴 합니다. 중국의 싱크탱크가 이러한 약점을 몰랐을 리가 없을 겁니다. 중국에 살면 중국 정부가 얼마 통제를 강력하게 하는지, 그야말로 '공산주의 국가' 임을 깨닫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미국의 경찰과 달리 중국의 공안은 서민들에게도 공포의 대상이기도 합니다. 중국 정부도 통제만 하면 된다 라는 전략을 15억의 인구 중 천재들이 모인 싱크탱크에서 만들어냈을지도 모릅니다. 아무튼 영화를 보고 나니 음모론이 도는 측면도 어느 정도 수긍이 갑니다. 미중간의 무역전쟁이 수년간 이어졌고 중국은 칼을 갈았을 겁니다. 수많은 미국 정부의 사이트들을 중국의 수십만 명이라는 해커 군대 가 공격을 해왔다는 점은 이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입니다. 영화 같은 이야기들이 사실 그냥 영화는 아닙니다. 수많은 첩보영화도 사실 실제에 기반한 스토리입니다. 맨날 두들겨 중국이 회심의 칼을 뽑아 찔렀나 싶을 정도입니다.



코로나 이후 결과를 봅시다. 미국의 대중 적자는 사상 최대치가 되었습니다. 제조업을 꽉 잡고 있는 중국은 더욱더 존재감을 전 세계에 드러냈습니다. 저도 3월에 LG 노트북을 하나 주문했는데 3주가 걸렸습니다. 제조공장이 중국에 있더군요. 더욱 놀라운 사실은 2030년에 역전될 예정이 된 미국과 중국의 GDP 차이가 2025년으로 앞당겨졌다는 점입니다. 몇 년 남지도 않았습니다. 물론 단순히 GDP가 역전되었다고 해서 중국이 전 세계를 호령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죠. GDP라는 것이 결국 한 나라의 부 아닌가요? 부를 가지면 영향력이 생깁니다. 금융도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현재 가장 인기 있는 채권이 바로 중국 국채입니다. 유럽은 마이너스 국채이고 미국채도 형편없습니다. 한국도 1%대 금리죠. 그런데 중국처럼 안정적으로 고성장하는 나라의 국채는 3%를 줍니다.



미국은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습니다. 팬데믹으로 인한 락다운으로 경제가 마비되자 돈을 풀어서 경제를 살리기 시작했습니다. 딱히 다른 방법이 있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부작용이 생겼는데 바로 자산 가격의 상승입니다. 그런데 그 자산 가격의 상승은 부가 이미 있는 이들의 주머니가 꽉 차기 시작한 것입니다. 실업률 또한 부가 있는 이들은 별 차이가 없는데 일용직이나 하류층의 실업이 급증했습니다.


자산 가격에 대한 이야기를 더하자면 이는 경기부양으로 인한 전략이라기보다는 부작용이라고 봅니다. 한마디로 버블이기 때문입니다. 건전한 성장으로 인한 자연스럽고 완만한 가격 상승이 아닙니다. 특히 주식시장이 그렇습니다. 너무나 비대해졌습니다. 무언가 충격이 한번 닥치면 무너지기 쉬운 상태 아닌가요? 개인들이 만들어낸 유동성 장세의 멘털은 견고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벽돌보다는 스티로폼으로 만든 집 같습니다. 윗돌 괴기로 아랫돌을 뺀 상태나 다름없습니다.


아무튼 미국이 이러한 팬데믹을 한 두 번 겪으면 정말 심각해질 것 같습니다. 천문학적인 재정적자에 나랏빚도 그렇고 정말 제가 연초에 이야기드렸던 MMT와 마이나스 이자의 세상으로 갈 수밖에 없을 겁니다. 믿기지 않은 이야기지만 세균으로 망한 제국이 몽골 로마 아니었나요? 미국이 망한 다기보다는 쇠하는 스토리가 나올 수 있다는 겁니다.


우여곡절 끝에 백신이 11월에 개발되었고 12월부터 접종이 되었습니다. 영화 말 마따나 맞은 지 몇 달은 괜찮지만 몇 년이 지나면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변화가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만 하루에서 3 천명씩 죽는 상황에서 부작용보다는 죽는 사람을 먼저 막아야 한다, 경제적인 락다운은 막아야 한다는 분위기가 우세합니다. 게임 체인저인 백신이 아니었다면 지금 주식시장은 과연 어떠했을까요?


추가적으로 말씀드리면 영화에 나오는 역병은 치사율이 25~30%입니다. 이 정도를 두고 낮다고 합니다. 하지만 결코 이 치사율이 낮은 것은 아닙니다. 에볼라 바이러스의 치사율 60%~90%보다야 낮겠지만 서너 명 중 죽는다는 정도는 현재의 코로나 19의 치사율 1%대와 비교하면 어마어마합니다. 현재까지 7400만 명이 걸렸는데 2천만 명 이상이 사망했기 때문입니다. 감염은 쉽지만 사망자는 낮으니 그나마 다행입니다. 그러나 수많은 영화에서 나왔듯 만약 뇌를 마비시키고 근육도 일부 마비시키는 좀비가 되는 바이러스가 돈다면 그야말로 공포이긴 할 것 같습니다. 글이 너무 공포스럽게 가는데 이 또한 불확실성입니다. 기후변화를 일으킨 인류가 그 값을 치르는 것 같습니다. 주식시장 역시 큰 충격이 있겠죠. 병상 증설이고 돈을 무한정 풀어도 될 일도 아닙니다. 나중에 이 글이 성지가 될지도 모르죠.


사실 오늘 이야기는 기후위기에 대해서 이야기하려고 했는데 서론만 쓰다가 말았습니다. 내년에 많은 이들이 간과하고 있는 것이 바로 기후위기입니다. 제가 아니라 기후학자들의 이야기를 빌리면 이미 인류는 지구를 구하는 데드라인을 놓쳤다고 합니다. 5년 안에 세계의 유수의 도시들이 물의 잠기기 시작할 것이고 인도와 파키스탄은 온도 50도의 사람이 살지 못하는 땅이 될 것으로 봅니다. 한국은 캄보디아처럼 습도가 엄청난 국가가 될 것이라고 하네요. 사실 몇 년 전부터 한국의 날씨도 예전 같지는 않았는데 올해는 특히 이상한 날이 많았습니다. 여름에 2주 동안 서울은 비가 와서 해를 보지 못했고 가을로 넘어갈 때는 동남아 파타야에서나 볼듯한 붉거나 자줏빛 노을이 인스타그램을 수놓았습니다. 시베리아의 혹서나 갑작스러운 미 중부의 폭설도 그렇고요. 세계의 기온이 0.5도가 오를수록 역병이 기하급수적으로 는다고 합니다. 100년간 1.5도가 올랐는데 펜데믹도 자주 올 가능성이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변화는 아프리카 같은 개발도상국에서 심하게 있었습니다. 유럽의 여러 국가들이 내연기관 자동차를 서둘러 막아버리는데 처음엔 저도 의아하다 싶을 정도였습니다. 당장 10년 뒤에 다 막는다니 기존 차량들은 어쩌고? 하지만 유럽은 기후변화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개도국들과 커넥션이 많았고 그렇기 때문에 인지도 빠르고 실행도 빠른 것 아닌가 싶습니다.


주식투자에 있어서 기후는 전혀 고려의 대상이었던 적이 없었습니다. 올해 펜데믹도 결국 기후위기의 한 단면일 뿐입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일들이 상당히 많을 것 같습니다. 그야말로 불확실한 시대입니다. 하워드 막스는 불확실성에 대비하라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금 보유는 그 보험이며 대비책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내가 지금 현금을 가지고 있다 라고 하면 사람들은 흔히 주식시장을 예측하지 말라고 합니다. 현금은 주식시장 예측이 아닌 불확실성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주식을 가지고 있는 것이야말로 미래를 강력하게 돈을 주고 예측하고 베팅하는 것입니다. 불확실성을 인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숏은 말할 것도 없는 울트라 예측입니다. 독투에서도 여러 번 이야기했듯 숏을 칠 때는 롱보다 5배는 더 분석하고 노력하라고, 곧 숏은 치는 것이 아니라고 누누이 강조했습니다. 빌 에크먼도 숏으로 회사를 말아먹을 뻔했고 윌리엄 오닐도 9번 중 7번을 실패했습니다.


주식이 앞으로 더 어려워질지도 모릅니다. 내 남은 인생에 올해와 같은 드라마틱한 해는 처음이자 마지막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큰 착각입니다. 올해가 끝이 아닙니다. 늘 정신을 바짝 차리고 시장에 집중하여 투자기회를 엿볼 수 있었으면 합니다.




독거 투자일지 투자 스터디 방이 개설되었습니다.


독거 투자일지 유료 단톡 방을 만들었습니다. 이 곳에서는 독거 투자일지와 별개로 '윌리엄 오닐의 최고의 주식 최적의 타이밍' 책을 첫 책으로 스터디를 시작하였고 앙드레 코스톨라니와 피터 린치의 월가의 영웅, 시장의 마법사들 그리고 이번 주는 필립 피셔의 명저로 스터디를 합니다. 이 방이 공부하면 되는 방이 되었으면 하는데 리포트나 시황보다는 투자 구루들이 남긴 책들을 봤으면 합니다. 저도 하루 2시간으로 일주일에 한 권을 봅니다. 연 50권을 목표로 같이 뛰면 좋을 것 같습니다. 228명 분이 열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매주 주말에 서평을 나눔 합니다. 독투일지도 최신호를 바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 카톡 친추하시면 입장 절차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유료라고 해봤자 분기별 커피값 수준의 기프티콘 보내주시면 됩니다. 카카오톡 jujunete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 '일희일비'하는 것처럼 투자를 괴롭게 하는 것도 없습니다. 신념이 있다면 그대로 밀고 가고 그게 아니라고 생각하면 접는 겁니다. 그리고 그 선택에 대해서는 후회하지 말 정도로 최선으로 고민해보고 만약 틀렸다 하더라도 후회는 하면 안 되는 겁니다. 그때는 최선을 다했으니까. 단지 틀렸다고 생각하면 복기를 해봐야 합니다. 원칙이 없으면 흔들리지 않나 생각합니다. 구루들의 이야기가 여러분에게 나침반이 되기도 하고 멘탈을 부여잡는데 도움이 되리라 믿습니다.




독거 투자일지 유료 투자 스터디방이 개설되었습니다.


1. 이 방에서는 매주 한권씩 투자에 관련된 책을 읽고 주말에 수준 높은 서평을 나눕니다.(연 40권 목표)

1주차 윌리엄 오닐의 최고의 주식 최적의 타이밍

2주차 앙드레 코스톨라니

3주차 피터 린치의 월가의 영웅,

4주차 시장의 마법사들

5주차 필립피셔

6주차 하워드 막스

그리고 이번주는 셰일혁명과 미국없는 세계(피터 자이한)

2. 최신 독거투자일지 시황을 보내드립니다.

3. 매일 아침마다 시황 정보를 드립니다.

현재 231명 분이 열공하고 있습니다. 카톡 친추하시면 입장 절차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유료라고 해봤자 분기별 커피값 수준의 기프티콘 보내주시면 됩니다. 카카오톡 : jujunete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 '일희일비'하는 것처럼 투자를 괴롭게 하는 것도 없습니다. 신념이 있다면 그대로 밀고 가고 그게 아니라고 생각하면 접는 겁니다. 그리고 그 선택에 대해서는 후회하지 말 정도로 최선으로 고민해보고 만약 틀렸다 하더라도 후회는 하면 안 되는 겁니다. 그때는 최선을 다했으니까. 단지 틀렸다고 생각하면 복기를 해봐야 합니다. 원칙이 없으면 흔들리지 않나 생각합니다. 구루들의 이야기가 여러분에게 나침반이 되기도 하고 멘탈을 부여잡는데 도움이 되리라 믿습니다. 거인들의 어깨에 올라 투자의 세계를 폭 넓게 조망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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