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데이터는 많고 이해는 얕다

숫자가 닿지 않는 자리

by jeromeNa

숫자가 많아지면 이해가 깊어진다고 믿는다.


설문 100명보다 1000명이 낫고, 1000명보다 10만 명이 낫다. 샘플이 클수록 오차가 줄고, 오차가 줄수록 진실에 가까워진다. 통계학이 가르쳐준 논리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이 논리가 사람을 이해하는 일에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생각할 때, 어긋나기 시작한다.


사람을 이해하는 일은 숫자를 늘린다고 깊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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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 시대가 열리면서 이 믿음은 더 커졌다.


클릭 데이터, 구매 패턴, 체류 시간, 이탈률, 검색 키워드. 사용자가 앱 안에서 움직이는 거의 모든 행동이 기록된다. 예전에는 알 수 없었던 것들이 수치로 잡힌다. 어느 버튼에서 멈추는지, 어느 페이지에서 나가는지, 어떤 순서로 탭을 이동하는지. 데이터가 쌓이면 사용자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데이터가 많아질수록 회의는 길어졌다.


"이 숫자가 무엇을 의미하는가"를 두고 팀이 나뉜다. 이탈률이 높은 건 콘텐츠가 문제인가, 속도가 문제인가, 기대치가 달랐던 것인가. 체류 시간이 긴 건 좋아서인가, 헷갈려서인가. 숫자는 있는데 해석이 갈린다. 데이터가 늘어날수록 확신은 줄어드는 역설이 생긴다.


숫자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보여준다. 왜 일어났는지는 보여주지 않는다.




2008년, 구글은 독감 트렌드 서비스를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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