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함태욱 Jan 06. 2024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힘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힘은 뭘까? 나는 그 힘의 정체를 피칭 행사에서 처음 찾을 수 있었다. 


재작년 말 다니던 회사를 퇴사하고 그 이듬해에는 갈 수 있는 스타트업 피칭 행사를 모두 다 참석했다. 발표 무대에 올라오는 회사들은 모두 다 어느정도 매출, 성장률, 고객유치 등 다방면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다는 뜻이다. 개중에는 정말 피칭도 잘하고 발표 덱도 깔삼하게 잘 만들어 투자유치가 안되면 이상할만한 기업들도 많았다. 그리고 아주 드물게, 몇몇 회사의 대표들의 발표에서는 신기한 경험을 했다.


피칭 행사는 각 기업이 질의응답을 포함해 길어야 20분이다. 이 짧은 순간에, 생전 처음 만나는 사람으로부터, 그 사람이 전하는 에너지가 온전히 내게로 다가왔다. 이는 시각, 청각처럼 정상적인 경로로 인지되는 느낌이 아니였다. 마치 육감을 통해, 전율과 소름이 불러일으켜지는 순간이었다.  


이 힘을 이 세상에 존재하는 한 단어로 정확하게 표현하기는 어렵다(비트겐슈타인의 고뇌처럼). 하지만 가장 가까운 단어들의 합으로 표현해본다면 진실함 + 간절함 + 용감함이라고 본다. 


그들은 자기 자신에게 진실했고, 더 나아가 타인들에게 진실했다. 자신이 무엇을 추구하고 무엇을 위해 노력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었고 이를 있는 그대로 외부에 표출했다. 마치 순수한 아이의 미소처럼 그들의 진실성앞에서는 듣는이 또한 무장해제가 되었다. 


그들은 간절했다. 아침에 일어나서 밤에 눈 감기 전까지 특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 생각만 했을 것이다. 그 문제에 대해 그들보다 깊이 생각한 사람들은 없다. 간절했기 때문에 많은 것들을 포기해야만 했고, 남몰래 눈물 흘린 날들이 많았을 것이다.


그들은 또한 용감했다. 수많은 관중들 앞에서의 무대는 시련의 장이 아닌 주인공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연극의 장이였다. 목소리는 패배자의 목소리가 아닌 꿈과 희망이 가득찬 목소리였다. 또한, 이들은 자기 자신에게 진실했기 때문에 용감할 수 있다.  


이들은 각기 저마다의 이유로 창업을 결심했을 터이다. 그 이유가 무엇이 되었건 지켜보는 사람으로써는 정말 멋진 인생을 살고 있다라고 응원을 해주고 싶다. 그리고 이런 기이한 힘의 존재를 알게 해주어서 브런치 글에서나마 감사하다고 기록한다.   



작가의 이전글 200억 회사를 세우는 방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