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우주날개 Dec 31. 2020

우리가 살아야 할 이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기

저녁을 먹고 오니, 부재중 전화가 왔다. 선배다.

전화를 걸었다.


- 어, 내가 먼저 전화하려고 했는데!

- 시끄럽고! 일단 새해 복 많이 받아!

- 어, 선배도 왕창 받아. 눈은?

- 잘 보여! 아주 잘 보여! 이제 너의 주름을 세세히 다 볼 거야!

- 젠장, 마스크에 선글라스 탑재다.

- 이제 준비해라. 1월 말부터다.


나를 도우려고 분주했던 선배가 이제야 살아났다. 눈이 안 보여 오타로 암호 해독을 요하던 선배!

수술 후 움직여 보자더니, 좋은 신호를 알려왔다.

인생 바닥에서 헤엄쳐 살아난 선배 덕에 나도 더불어 꼼지락 거릴 수 있게 되려나.


아이엠에프 전, 광고 회사에서 외로워도 슬퍼도 노가리 까던 선배와 다시 만났다. 그런데 어째 둘 다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다가 작가가 됐다. 살아온 결도  비슷하다.


선배는 중간에 죽으려고 약국을 돌며 쥐약을 모았단다. 결정적인 거사를 치르려던 날, 으응? 한 약국에서 끈끈이를 넣어줬다나? 죽으려는 마당에 이런 개그 코드? 하며 웃었단다. 원래 앉았다 하면 이빨인 선배가 이스트 넣은 얘기일 테지만 중요한 건 그 순간 걸려온 전화였다. 자신의 동생 전화였다. 이상한 예감에 걸었단다. 그때 죽을 운명이 아니구나 싶어 바닥에서 다시 시작했단다.


결국 그는 원하는 경지에 도달했다. 나와는 산티아고 순례 중에 연락이 닿았다. 그간 소식도 모르고 살다가 그 길에서 소식을 듣게 되다니! 결국 산티아고에서 죽었다 살아온 내게 다시 살아난 이유가 있을 거라는 썰을 푸는 선배! 고마웠다. 남을 위로할 수 있는 힘은 자신의 경험에서 나온다.


이제 다시 나아갈 준비를 해야겠다. 놓았던 일,

미련이 남았던 그 일을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싶었을 때 던져진 미션이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지!


2021년, 나는 어떤 모습으로 서게 될까!

조금은 떨리고 조금은 걱정스럽게 출발이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원하는 바를 이루시길 기도하겠습니다. 브런치 글을 쓰는 동안 응원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위로가 많이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쓰겠습니다. 제 게으름이 코로나와 함께 종식되길 바라며!^^


모두 해피 뉴 이어~!^^



매거진의 이전글 <영화> 폴라 익스프레스 - 산타를 믿는 이들에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